[리뷰]게이·트랜스젠더는 곁가지, 감동의 휴머니즘…뮤지컬 '프리실라'

기사등록 2014/07/10 09:01:44

최종수정 2016/12/28 13:02:19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배우 김다훈(왼쪽부터), 이지훈, 유승엽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호주 뮤지컬 '프리실라'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프리실라'는 1994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2006년 호주 시드니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섰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movical)이자 맘마 미아!'처럼 기존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4.07.08.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배우 김다훈(왼쪽부터), 이지훈, 유승엽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호주 뮤지컬 '프리실라'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프리실라'는 1994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2006년 호주 시드니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섰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movical)이자 맘마 미아!'처럼 기존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4.07.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 R&B 듀오 '웨더 걸스'의 '이츠 레이닝 맨',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과 '머티리얼 걸', 신디 로퍼의 '트루 컬러스', 글로리아 가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 도나 서머의 '핫 스터프', R&B 펑크 밴드 '어스, 윈드 & 파이어'의 '부기 원더랜드'….

 8일 첫 선을 보인 라이선스 뮤지컬 '프리실라'를 보는 내내 들썩이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1970~80년대 세계를 풍미한 디스코가 주축인 댄스곡들은 현시점의 한국 관객들도 들뜨게 했다.  

 '맘마미아!' 못지 않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인기 대중음악을 가져다가 극적 형식과 얼개로 재탄생시킨 무대 공연물이다.  

 크게 두 가지 형식이다. 우선, 특정 가수나 그룹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이다. 한국에서도 크게 성공한 스웨덴의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의 노래를 엮은 '맘마미아!'가 대표적이다. 또 다른 하나는 컴필레이션 뮤지컬이다. 여러 뮤지션의 음악을 섞지만, 곡들은 동일 시대 또는 동일 주제로 묶은 작품으로 '프리실라'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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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호주 뮤지컬 '프리실라' 프레스콜이 열리고 있다.  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프리실라'는 1994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2006년 호주 시드니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섰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movical)이자 맘마 미아!'처럼 기존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4.07.08.  [email protected]
 '프리실라'는 성전환자 1명, 게이 2명 등 드래그퀸(여장 쇼걸) 3명이 버스 '프리실라'를 타고 호주의 오지로 공연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동명의 호주영화(1994)가 원작이다. 영화에서 자주 언급되고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아바의 노래는 저작권 등의 문제로 뮤지컬에서는 제외됐다. '프리실라'의 오리지널 프로듀서 게리 매퀸에 따르면, '프리실라'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할 당시 아바 측이 자신들의 곡을 사용해도 된다고 뒤늦게 허락의 뜻을 밝혔으나 그가 이를 거절했다. 그 만큼 노래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다.

 친숙한 넘버 28곡 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무대와 의상은 눈을 현혹한다. 500여벌의 화려한 의상과 8.5t의 대형 LED 버스 세트도 공연 내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특히 360도 회전하며 형형색색 빛을 내뿜는 버스 '프리실라'는 볼거리다.  

 게이와 성전환자를 연기해야 하는 남자배우들의 호연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 개봉 당시 무게감 있는 영국 영화배우 테렌스 스탬프(75)가 트랜스젠더 버나뎃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스미스 요원'으로 유명한 휴고 위빙(54), 영화 '메멘토'의 가이 피어스(47)가 게이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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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조권과 배우들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호주 뮤지컬 '프리실라'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프리실라'는 1994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2006년 호주 시드니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섰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movical)이자 맘마 미아!'처럼 기존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4.07.08.  [email protected]
 뮤지컬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자 배우들이 짙은 메이크업과 여장을 해야 한다. 2006년 호주에서 초연한 뒤 런던 웨스트엔드와 뉴욕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했는데 매번 현지에서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한국 초연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첫 날 공연에는 고영빈(41)이 버나뎃, 마이클 리(40)가 한번도 만나지 못한 아들과 만나기 위해 프리실라 팀을 꾸리는 '틱', 뮤지컬배우 김호영(31)이 인기와 실력을 겸비했으나 트러블 메이커로 각종 사고를 치는 '아담'을 연기했는데, 공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다. 특히 김호영의 연기가 발군이다. 여성 못지 않은 몸매와 몸짓으로 거리낌 없이 노출을 하며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그의 모습은 극중에서 그가 롤모델로 여기는 마돈나의 '끼' 못지 않다.

 일부에서는 사전 정보와 인터넷에 노출된 공연 사진만을 근거로 '프리실라'에 편견을 덧씌운다. 그러나 시드니의 클럽쇼에 출연하는 게이 틱과 그의 8세 아들 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공유하는 가족애를 앞세운 뮤지컬이다. 욕설과 야한 농담이 많지만, 소외된 성소수자들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수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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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배우 마이클리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호주 뮤지컬 '프리실라' 프레스콜에서 인형쇼를 선보이고 있다.  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프리실라'는 1994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2006년 호주 시드니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섰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movical)이자 맘마 미아!'처럼 기존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4.07.08.  [email protected]
 여기에 젊은 애인과 사별한 뒤 여정에 참여한 버나뎃이 노화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삶을 달관한 자세로 팀의 여정을 이끄는 모습, 젊고 매력이 넘치는 외모로 자신만만하지만 험한 세상에서 좌절하는 아담의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가족애를 넘어선 인간애다. 영화에서는 틱의 아들의 존재가 비밀이지만, 뮤지컬에는 시작하자마자 부각된다.  

 김호영, 뮤지컬배우 유승엽(27)과 함께 아담 역에 트리플캐스팅된 보컬그룹 '2AM' 멤버 조권(25) 역시 인터넷에 오해가 섞인 글이 떠돌자 트위터에 "'프리실라'는 단순히 동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시선만 그린 뮤지컬이 아니라 가족, 우정, 사랑, 부성애, 감동을 그린 아주 진정성 있는 뮤지컬"이라면서 "모르는 분들은 보이는 것에만 반응해서 끝까지 악플을 올리겠지만. 공연장 안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옵니다"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마음의 문을 조금만 열고, 편견을 버리면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게이·트랜스젠더는 이야기를 거들 뿐 주제는 휴머니즘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눈이 휘둥그래지고, 연극 못지 않게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면 많은 것을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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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배우 조성하(오른쪽), 이주광, 김호영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호주 뮤지컬 '프리실라'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프리실라'는 1994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2006년 호주 시드니에서 초연된 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 섰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movical)이자 맘마 미아!'처럼 기존 히트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4.07.08.  [email protected]
 트랜스젠더를 다룬 또 다른 뮤지컬로 공연 중인 '헤드윅'의 바통을 이어 받아 하반기 공연 예정인 성소수자를 다룬 뮤지컬 '킹키부츠'와 '라카지'의 징검다리 역을 할 만하다.

 배우 조성하(48)가 버나뎃 역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스타 김다현(34)이 조성하, 고영빈과 함께 버나뎃 역에 트리플캐스팅됐다. 틱은 가수 겸 뮤지컬배우 이지훈(35)과 뮤지컬배우 이주광(32)이 나눠맡는다.

 여자 가수가 부르는 원곡이 많은만큼 드래그퀸을 연기하는 남자배우 대신 디바 3명이 상당수의 넘버를 소화한다. 디바는 공중에서 와이어에 매달리거나 버스 지붕에서 갑자기 뛰어나오는 등 절묘한 타이밍에 등장, 웃음을 안긴다. 버나뎃과 인연이 맺어지는 조력자 밥은 뮤지컬배우 장대웅(39)의 몫이다.

 국내 초연이자 첫 라이선스 공연이다. 2006년 초연한 호주 뮤지컬로 한국은 웨스트엔드, 브로드웨이 등에 이은 세계에서 12번째 프로덕션이다. 9월28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프로듀서 설도윤, 원작 스테판 엘리엇 & 알란 스콧, 각색·연출 사이먼 필립스, 국내 레지던스 연출 오루피나, 러닝타임 2시간30분(인터미션 포함), 설앤컴퍼니·CJ E&M 공연사업부문·설앤컴퍼니·눌라보 프로덕션·MGM 온스테이지. 5만~13만원. 만 13세 이상 관람가. 클립서비스. 1577-3363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보면 신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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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게이·트랜스젠더는 곁가지, 감동의 휴머니즘…뮤지컬 '프리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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