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어린 시절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 신비롭기만 했다. 소원을 빌어야 한다는 생각에 얼른 생각나는 대로 소원을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부분 사람은 유성을 '별똥별'이라 부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최근 우리나라 하늘에 커다란 유성이 나타나 관심이 높다. 그 날 필자도 밤하늘에 유난히 큰 불덩어리 같은 것이 하늘을 가로질러 남동쪽으로 길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 순간 “앗! 저게 뭐지? 인공위성이 떨어지나? 아니면 더 큰 비행물체일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작은 유성은 가끔 관찰했지만, 이번만큼 밝고 큰 형태로 떨어지는 것은 처음 본 광경이었다. 그렇게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후 다음 날 뉴스를 통해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경남 진주지역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날 이후 진주지역에 발견된 암석은 진짜 운석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진주지역에 외지 사람들이 몰려와 또 다른 운석을 찾아다니는 일도 벌어졌다. 또한, 전북 고창에서도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을 발견했다는 소식과 함께 갑자기 여러 지역에서 운석을 찾겠다고 모여드는 사람들로 들썩였다. 이처럼 세간이 떠들썩할 만큼 관심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성으로 떨어져 운석으로 남아 발견된 경우가 아주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유성은 지구 밖 우주공간에 떠돌던 유성체가 지구대기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것이 타고 남은 일부가 지표로 떨어진 것을 운석이라고 한다. 지구는 대기로 둘러싸여 있어 대기권 안으로 들어온 유성은 엄청난 속도로 낙하하며 대기의 작용으로 대부분 빛을 내며 타버려 잔해가 남기 어렵다. 진주지역에서 발견된 운석도 대기를 통과하면서 겉 부분이 새까맣게 탄 흔적이 역력했다.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지구의 탄생과 비슷한 시기인 약 45억 년 전에 소행성 간의 충돌 때문에 생긴 유성체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몇몇 운석들은 혜성 핵의 일부이거나 달, 화성의 표면 일부가 충격으로 떨어져 나온 것이다. 따라서 태양계 초기 역사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운석의 크기는 아주 작은 몇 그램(g)부터 수십 톤(t)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운석은 1920년에 발견된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호바운석(hoba metrorite)이다. 철이 84% 이상 함유되어 있으며 65~70t에 달한다. 한편, 미국 애리조나 주에 떨어진 운석은 약 2만 년 전에 지표에 충돌하면서 지름 1,280m, 깊이 175m의 커다란 운석구덩이(meteorite crater)를 만들었는데 이 정도의 운석구덩이는 약 6만t급 이상의 운석이 충돌하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운석은 성분물질의 구성에 따라 철질운석(鐵質隕石), 석철질운석(石鑛質隕石), 석질운석(石質隕石)으로 구분한다. 철질운석은 철과 니켈이 주된 성분이며 지구상 암석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특유의 격자무늬 결정구조로 되어 있다. 석철질 운석은 니켈-철 금속과 분화된 규산염광물이 혼합된 형태이다. 석질운석은 주로 규산염광물로 이루어진 것이며 콘드률(chondrule)구조가 보이며 미분화 운석인 콘드라이트(chondrite, 구립운석)와 콘드률 구조가 보이지 않는 분화 운석인 에이콘드라이트(achondrite, 무구립운석)로 구분한다. 콘드률(chondrule)이란 우주공간에서 액체 상태였던 성분이 굳어지며 중력이 작용하지 않으므로 동그란 형태의 구형을 이루며 굳어진 구조를 말한다.
지구상에서 발견된 운석 중 약 70% 이상이 남극에서 발견되었다. 그 이유는 운석 표면이 검게 타서 얼음이나 눈으로 덮인 남극대륙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남극에 있는 극지연구소가 달 운석으로 판명된 운석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1943년 전남 고흥군 두원면에서 발견된 두원 운석을 포함하여 네 개의 운석 기록이 있었으나 두원 운석만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영구임대 형식으로 우리나라에 반환되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내의 지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9일 목격된 유성의 잔해로 그 다음 날인 10일과 11일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들이 추가된 것이다.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은 지금까지 세 개인데 최근 네 번째 발견된 것도 1차 감정 결과 운석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운석은 구조나 내부조직, 화학적 특성 등이 우리 태양계의 생성 당시의 정보를 줄 수 있으며 특히 원시 태양계에서 최초로 형성된 미행성의 잔해로 된 운석은 과학적으로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외계로 나가지 않고 외계의 물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연구 대상으로 가치가 높고 한편에서는 그 희소성으로 수집가들에게 매우 비싼 값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렇게 운석은 태양계의 생성, 변천 과정 등 기초적 우주과학연구에 많은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주과학 산업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주 탄생의 비밀 등 그동안 인류가 궁금해하던 문제들이 하나씩 풀리고 우리 생활도 편리해질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동심만큼은 소중히 간직하면 어떨까.
전윤영(평촌중학교 수석교사)
[email protected]
어린 시절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 신비롭기만 했다. 소원을 빌어야 한다는 생각에 얼른 생각나는 대로 소원을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부분 사람은 유성을 '별똥별'이라 부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최근 우리나라 하늘에 커다란 유성이 나타나 관심이 높다. 그 날 필자도 밤하늘에 유난히 큰 불덩어리 같은 것이 하늘을 가로질러 남동쪽으로 길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 순간 “앗! 저게 뭐지? 인공위성이 떨어지나? 아니면 더 큰 비행물체일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작은 유성은 가끔 관찰했지만, 이번만큼 밝고 큰 형태로 떨어지는 것은 처음 본 광경이었다. 그렇게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후 다음 날 뉴스를 통해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경남 진주지역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날 이후 진주지역에 발견된 암석은 진짜 운석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으로 진주지역에 외지 사람들이 몰려와 또 다른 운석을 찾아다니는 일도 벌어졌다. 또한, 전북 고창에서도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을 발견했다는 소식과 함께 갑자기 여러 지역에서 운석을 찾겠다고 모여드는 사람들로 들썩였다. 이처럼 세간이 떠들썩할 만큼 관심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성으로 떨어져 운석으로 남아 발견된 경우가 아주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유성은 지구 밖 우주공간에 떠돌던 유성체가 지구대기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것이 타고 남은 일부가 지표로 떨어진 것을 운석이라고 한다. 지구는 대기로 둘러싸여 있어 대기권 안으로 들어온 유성은 엄청난 속도로 낙하하며 대기의 작용으로 대부분 빛을 내며 타버려 잔해가 남기 어렵다. 진주지역에서 발견된 운석도 대기를 통과하면서 겉 부분이 새까맣게 탄 흔적이 역력했다.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지구의 탄생과 비슷한 시기인 약 45억 년 전에 소행성 간의 충돌 때문에 생긴 유성체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몇몇 운석들은 혜성 핵의 일부이거나 달, 화성의 표면 일부가 충격으로 떨어져 나온 것이다. 따라서 태양계 초기 역사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운석의 크기는 아주 작은 몇 그램(g)부터 수십 톤(t)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운석은 1920년에 발견된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호바운석(hoba metrorite)이다. 철이 84% 이상 함유되어 있으며 65~70t에 달한다. 한편, 미국 애리조나 주에 떨어진 운석은 약 2만 년 전에 지표에 충돌하면서 지름 1,280m, 깊이 175m의 커다란 운석구덩이(meteorite crater)를 만들었는데 이 정도의 운석구덩이는 약 6만t급 이상의 운석이 충돌하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운석은 성분물질의 구성에 따라 철질운석(鐵質隕石), 석철질운석(石鑛質隕石), 석질운석(石質隕石)으로 구분한다. 철질운석은 철과 니켈이 주된 성분이며 지구상 암석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특유의 격자무늬 결정구조로 되어 있다. 석철질 운석은 니켈-철 금속과 분화된 규산염광물이 혼합된 형태이다. 석질운석은 주로 규산염광물로 이루어진 것이며 콘드률(chondrule)구조가 보이며 미분화 운석인 콘드라이트(chondrite, 구립운석)와 콘드률 구조가 보이지 않는 분화 운석인 에이콘드라이트(achondrite, 무구립운석)로 구분한다. 콘드률(chondrule)이란 우주공간에서 액체 상태였던 성분이 굳어지며 중력이 작용하지 않으므로 동그란 형태의 구형을 이루며 굳어진 구조를 말한다.
지구상에서 발견된 운석 중 약 70% 이상이 남극에서 발견되었다. 그 이유는 운석 표면이 검게 타서 얼음이나 눈으로 덮인 남극대륙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남극에 있는 극지연구소가 달 운석으로 판명된 운석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1943년 전남 고흥군 두원면에서 발견된 두원 운석을 포함하여 네 개의 운석 기록이 있었으나 두원 운석만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영구임대 형식으로 우리나라에 반환되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내의 지질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9일 목격된 유성의 잔해로 그 다음 날인 10일과 11일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들이 추가된 것이다. 진주에서 발견된 운석은 지금까지 세 개인데 최근 네 번째 발견된 것도 1차 감정 결과 운석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운석은 구조나 내부조직, 화학적 특성 등이 우리 태양계의 생성 당시의 정보를 줄 수 있으며 특히 원시 태양계에서 최초로 형성된 미행성의 잔해로 된 운석은 과학적으로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외계로 나가지 않고 외계의 물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연구 대상으로 가치가 높고 한편에서는 그 희소성으로 수집가들에게 매우 비싼 값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렇게 운석은 태양계의 생성, 변천 과정 등 기초적 우주과학연구에 많은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주과학 산업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주 탄생의 비밀 등 그동안 인류가 궁금해하던 문제들이 하나씩 풀리고 우리 생활도 편리해질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동심만큼은 소중히 간직하면 어떨까.
전윤영(평촌중학교 수석교사)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