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뉴시스】
오늘 근무 중 있었던 일입니다. 112로 신고가 들어 왔는데 약 2초 정도 흐느끼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고 끊어졌습니다. 신고내용을 알 수 없어 걸려온 휴대폰 번호로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받지를 않습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휴대폰 위치 추적 장소를 기준으로 3㎞ 이내의 장소에 순찰차 4대와 형사기동 차량들이 배치돼 주변 수색이 시작됐습니다. 신고 전화 내용이 워낙 짧지만 반복해 들어보니 어린아이 목소리 같습니다.
여자아이 목소리라는 판단이 되자 최근 전국에서 벌어지는 아동 강력범죄가 떠오르며 마음이 더 급해 집니다. 위치 추적 장소 주변의 초등학교와 그 주변에 대한 수색으로 범위를 좁히고 학교를 방문해 신고가 걸려온 전화번호를 확인합니다. 그렇게 해서 3시간 만에 전화번호의 주인공 여학생을 찾았습니다. 다행스럽게 아직 선생님들이 학교에 남아 있는 시간이라 도움을 받아 빨리 해결이 되었습니다. 만약 야간에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으면 밤새 주변을 수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친구들과 놀다 112에 전화가 잘못 걸렸는데 무서워 전화가 와도 받지 못하고 계속 끊기만 하고 경찰관들은 위급상황이라 전화를 받지 못하는 줄 알고 더 마음이 급해 집니다. 돌아보면 웃으며 얘기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가슴이 철렁합니다.
이런 일이 어린 아이들만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수도 없이 벌어지는 일입니다. 특히 외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긴급전화가 걸리는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한달음 시스템이 설치된 편의점 등에서 실수로 112에 신고가 들어가거나 술에 취해 휴대폰의 긴급통화를 잘못 누르는 경우 같은 많은 경우에 수화기 저편에서 '112입니다' 하는 목소리가 들리면 전화를 끊어 버리고 전화기를 끄거나 받지 않습니다. 그러면 전화를 건 사람이 확인 될 때 까지 오늘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그러면 이런 엄청난 사태를 예방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생각보다 너무 간단합니다. '잘못 걸었어요'라고 얘기해 주시면 됩니다. 잘못 걸었다고 얘기 하더라도 출동 경찰관이 현장을 확인하는 등 우리의 업무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른 정말 긴급한 범죄 사건에 출동하거나 범죄 예방을 위해 골목 골목 순찰을 해야 할 많은 경찰관들이 잘못 걸린 전화 한 통화 때문에 몇 시간을 헤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잘못 걸었습니다'라고 말해 주세요. 경찰관이 구석 구석을 지켜주는 안전한 우리 지역을 만드는 방법 다같이 실천해 보시면 어떨까요?
/강원 속초경찰서 영랑지구대 정일이 경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