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과연 종교일까…큰무당 김금화 전기영화 '만신'

기사등록 2014/02/18 18:18:13

최종수정 2016/12/28 12:18:55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만신' 시사회 포토월에서 영화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경 감독, 배우 문소리, 무녀 김금화, 배우 류현경ㆍ김새론.  '만신'은 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드라마로 배우 김새론과 류현경, 문소리가 김금화를 연기했다. 내달 6일 개봉. 2014.02.1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만신' 시사회 포토월에서 영화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경 감독, 배우 문소리, 무녀 김금화, 배우 류현경ㆍ김새론. '만신'은 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드라마로 배우 김새론과 류현경, 문소리가 김금화를 연기했다. 내달 6일 개봉. 2014.0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나라 만신'으로 불리는 큰무당 김금화(83)의 파란만장한 삶이 영화 '만신'으로 재연됐다.

 '만신'은 신기를 타고난 아이에서 신내림을 받은 17세 소녀, 모진 세월을 거쳐 최고의 만신이 된 여인까지 김금화의 생을 통해 한국 현대사와 치유의 이야기를 전한다. 김금화 만신의 자서전 '비단꽃 넘세'를 바탕으로 주요사건들의 50%가량을 재연 드라마로 연출했다.

 박찬경(49) 감독은 18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김금화 선생님의 경험이 많이 반영된 영화다. 다큐멘터리로만은 생애를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섬세하고 관객들이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려고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혼합했다"고 말했다.

 이야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일제강점기, 열네 살의 금화 '넘세'는 김새론(14)이 연기했다. 위안부 소집을 피해 시집을 가지만 시댁의 모진 구박과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친정으로 도망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고, 듣지 못하는 걸 듣는 남다른 아이였던 넘세는 고통스러운 신병을 앓으며 유년 시절을 보낸다.

associate_pic2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인간문화재이자 한국무용가인 김금화 선생이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만신' 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만신'은 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드라마로 배우 김새론과 류현경, 문소리가 김금화를 연기했다. 내달 6일 개봉. 2014.02.18.  [email protected]
 김새론은 "대사가 많지 않았지만 보통 아이들과 남다른 아이라는 걸 표현하고자 했다"며 "굿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이나 어려움이 쉽게 와 닿았다"고 전했다.

 류현경(31)은 열일곱의 '금화'로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모습을 표현했다. 6·25동란이 발발하자 남과 북의 스파이로 오인당해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산 자와 죽은 자의 아픔을 위로했다.

 "체력적으로 소모를 많이 했다. 집중해서 온 힘을 다해 연기했다"며 웃었다. "선생님의 힘겨운 역경과 삶, 우리가 재현한 선생님의 예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사람들의 마음의 고통, 몸의 고통을 씻겨줄 수 있는 사람이 무당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고통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

associate_pic2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배우 김새론이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만신' 시사회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만신'은 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드라마로 배우 김새론과 류현경, 문소리가 김금화를 연기했다. 내달 6일 개봉. 2014.02.18.  [email protected]
 1970년대 중년의 '금화'는 문소리(40)이다. 만신으로서 이름을 알리지만 새마을운동의 미신타파 움직임으로 탄압과 멸시를 받는다. 여인으로서, 무당으로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위엄과 자존감을 잃지 않고 최고의 나라만신으로 거듭난다.

 문소리는 "단기간 연습해서 굿하는 걸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사람들의 아픔과 사회적으로 겪는 어려움 등에 감정적으로 느끼고 이해하려고 했다. 그 사람들을 달래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한 사람의 전기를 연기한 데 대해서는 "'무당은 뭇사람들이 참지 못하는 고통을 숱하게 참아내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배우에게도 해당하는 말 같다. 큰무당이 되겠다는 말이 나오는데 나도 더 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고통과 아픔을 대신 받아들이는 무당의 과정과 배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associate_pic2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배우 문소리가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만신' 시사회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만신'은 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드라마로 배우 김새론과 류현경, 문소리가 김금화를 연기했다. 내달 6일 개봉. 2014.02.18.  [email protected]
 박 감독은 "김금화 선생님이 인간문화재가 된 지 오래다. 무속을 종교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 땅에 가장 오래된 종교문화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여전히 음지의 문화다. TV나 영화, 다큐멘터리에서도 신비함에 초점을 맞춘다. 무속은 오랫동안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무속을 양지의 문화로 끌어내 당당하고 떳떳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김금화는 1982년 한·미 수교 100주년 기념 문화사절단으로 첫 해외 공연을 한 후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철물이굿, 만수대탁굿, 배연신굿, 진오귀굿 등 모든 굿에 재능을 보유한 종합예술가로 인정받으며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김금화는 "옛날 김금화 역할을 해준 배우들에게 고맙다. 너무 잘해줘서 깜짝 놀랐다"며 즐거워했다. "굿은 토속신앙이면서 종교다. 세상이 바뀌다 보니 미신타파, 새마을운동 등으로 시련과 곡절이 많았다. 이렇게 영화화되니 꿈만 같다. 고맙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associate_pic2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배우 류현경이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만신' 시사회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만신'은 무녀 김금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드라마로 배우 김새론과 류현경, 문소리가 김금화를 연기했다. 내달 6일 개봉. 2014.02.18.  [email protected]
 "굿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공연이나 굿도 하나의 옛날 전통문화로 생각하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3월6일 개봉한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굿, 과연 종교일까…큰무당 김금화 전기영화 '만신'

기사등록 2014/02/18 18:18:13 최초수정 2016/12/28 12:18:55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