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새내기 女기관사 김미영씨 "시민에 '안전믿음' 주는 게 직장생활 목표"

기사등록 2014/01/06 08:34:36

최종수정 2016/12/28 12:05:48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정차양호!', '소등!' 지난 연말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 지하철 8호선 잠실역. 열차 운전석 안에서 경쾌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제 입사한 지 1년 남짓 된 새내기 여성 기관사 김미영(25·여)씨다. 160cm 가량의 키에 가냘픈 체구를 지녔지만 열차 출발신호와 함께 '지적·확인·환호'를 외치는 모습은 어느 기관사보다도 당찼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모여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막연히 철도 기관사의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철도와 열차를 보면서 흥미를 느꼈고, 철도 관련 대학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부산에 사는 친척집에 가거나 여행을 다닐 때 기차를 자주 이용했다. 새마을호, 무궁화호를 보면서 어떻게 열차를 운전할 수 있는지 궁금증이 싹텄다"면서 그 때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기관사라는 직업이 멋있게 느껴졌고,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한국교통대학 운전과에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 후 김씨는 기관사가 되기 위한 입사 시험을 보는 데에 매진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틈틈이 토익(TOEIC)을 공부했고, 철도 면허를 취득하는 동안에도 철도안전관리자 등의 자격증을 땄다.

 1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김씨는 지난 2012년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기관사로서 당당히 입사했다. 동기 38명 중에 김씨를 포함한 여성 기관사는 단 3명뿐이었다. 현재 전체 철도 기관사 830여명 가운데 여성 기관사는 17명 정도다.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집에서 외동 딸로 자란 김씨가 기관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그를 가장 응원한 것은 부모님이었다. 주변에서는 '남자들도 힘들어 하는 직업 아니냐'며 걱정하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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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씨는 "기관사로 입사하고 나니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셨다"며 "요즘같은 연말에 놀러다니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일하는 것이 재밌고,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열차 운행을 하기 시작한 입사 초반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다소 쑥스러웠다고 김씨는 전했다. "교대하기 위해 제복을 입고 열차 앞에 서 있으면 여성 기관사가 아직 생소해서인지 기관사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운전실 안을 유심히 들여다 보면서 인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은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해 같이 손을 흔든다"며 영락없이 밝은 20대의 모습을 보였다.

 그가 다시 화제를 돌려 열차 고장이 났던 경험을 얘기할 때는 사뭇 표정이 진지해졌다. 김씨가 열차를 운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승객 안전'이었다.

 김씨는 "열차를 몰다가 고장이 난 적이 있었는데 처음이라 당황을 많이 했다"며 "당시 침착하게 관제사에 상황을 보고하고 열차를 운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사는 승객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승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기관사가 되고 싶다"고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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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새내기 女기관사 김미영씨 "시민에 '안전믿음' 주는 게 직장생활 목표"

기사등록 2014/01/06 08:34:36 최초수정 2016/12/28 12: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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