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손흥민은 왜 약체 프랑크푸르트에 꽁꽁 묶였을까…빌트 최하 평점 5

기사등록 2013/12/16 19:38:14

최종수정 2016/12/28 08:31:56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손흥민(21)의 경이로운 질주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소속팀 바이엘 04 레버쿠젠은 16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2013~2014시즌 분데스리가 16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손흥민은 이날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리그 4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승 등 최근 5연승의 상승세가 꺾인 동시에 올 시즌 리그 홈경기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손흥민 자신도 3경기 연속 골의 꿈이 무산됐고, 8호골 기록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뿐만 아니다. 손흥민은 독일 일간지 빌트로부터 '5점'이라는 평점을 받아들었다. 앞서 지난 11월30일(한국시간) 뉘른베르크와의 리그 14라운드 홈경기(멀티골)·8일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15라운드 원정경기(선제 결승골) 등에서의 활약을 높게 평가하며 그에게 2경기 연속으로 평점 1점을 매기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매체다. 빌트는 숫자가 작을수록 호평이고, 숫자가 클수록 혹평이다. 1점이 바로 '만점'이다.

 빌트의 평점에는 5점보다 낮은 6점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최악'이 아니라 '차악'이라며 위안을 삼을 수도 없는 일이다. 손흥민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앞서 지난 11월9일 함부르크와의 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해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 중 최초로 만점 평점 시대를 여는 등 빌트로부터 지금까지 모두 3차례나 만점을 받았다

 물론 예전에도 5점을 받은 적이 있다. 10월27일 아우크스부르크와의 10라운드 홈경기에서 골키퍼까지 넘어진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의 한국인 선수인 수비수 홍정호(24)에게 막혀 리그 2호골이 무산된 뒤 후반 25분에 교체됐을 때 양팀을 통틀어 가장 낮은 5점을 받았다. 당시 홍정호는 3점이 책정됐다. 하지만 그때의 손흥민과 지금의 손흥민은 그 위상이 다르다.

 게다가 프랑크푸르트는 11경기 무승이던 리그 16위의 약체 중의 약체였다. '멀티골'을 해도 아쉬울 판에 풀타임을 뛰면서도 슈팅을 한 개 밖에 못했으니 팀이 홈 팬들 앞에서 약체팀에 '영봉패'를 당하는데 뒷짐지고 구경만 한 꼴이다.

 이날 손흥민의 공격이 막힌 것은 역시 프랑크푸르트 아르민 베(52) 감독의 '지피지기(知彼知己) 용병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베 감독은 1990년부터 아우크스부르크·슈투트가르트·볼프스부르크 등의 지휘봉을 차례로 잡았고, 2010~2011시즌 함부르크의 감독을 지낸 베테랑이다. 함부르크 시절 유소년 팀에 있던 손흥민의 잠재력을 눈여겨 봐 1군으로 끌어올린 뒤 손흥민에게 선발 기회를 주며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인물이 바로 그다.

 이때 베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더 줄 것이 없는 소년"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손흥민은 18세 때 이미 30살 프로 선수들도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내고 있다. 젊은 선수를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를 칭찬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면서 "때가 되면 스스로 증명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손흥민에 관해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베 감독이니 손흥민을 가장 효과적으로 봉쇄했을 것이다. 특히 손흥민이 아직 공간 창출 능력이 약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프랑크푸르트의 수비진에게 손흥민에 대한 집중 마크를 주문, 그의 폭발적인 돌파력을 선제적으로 차단해 버렸다.

 물론 정상 컨디션의 손흥민이라면 그런 봉쇄쯤은 무너뜨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누적된 피로가 너무 컸다. 손흥민은 지난 한 달간 11월23일 리그(베를린 원정)·28일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30일 리그(뉘른베르크 홈)·12월5일 DFB 포칼컵 16강(프라이브루크 원정)·8일 리그(도르트문트 원정)·11일 챔피언스리그(레알 소시에다드 원정) 등 6경기를 치렀다. 살인적이 일정 속에서 체력적 한계에 직면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

 베 감독이 전담 마크맨까지 붙여서 손흥민을 꽁꽁 묶어둬야 했고, 이로 인해 칼날이 무뎌진 레버쿠젠은 한 골도 못 챙기고 패하고 말았다는 것은 팀 안팎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위상이 팀 내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팀 내 득점 선두(9골)인 슈테판 키슬링(29) 못지 않다는 얘기다.

 손흥민이 골 가뭄에 한창 시달리던 지난 9월21일 마인츠05와의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을 제치고 주전으로 나서 2골1도움을 기록하며 '경쟁자'로 한껏 부각됐던 로비 크루세(25)는 언제부터인가 손흥민의 조력자로 역할이 축소된 지 오래다. 

 이런 이유로 지난 13일 스페인 스포츠지 마르카가 보도한 '레버쿠젠의 레알 마드리드 측면 공격수 헤세 로드리게스(20) 영입 추진설'이 현실화하더라도 손흥민의 팀 내 입지는 흔들림 없을 전망이다.

 빠른 발과 뛰어난 득점력을 갖춰 '제2의 호날두'로 불리는 로드리게스가 레버쿠젠에 둥지를 튼다고 해도 그 시기는 내년 여름 이적시장이 될 것이다. 손흥민과 포지션을 놓고 경쟁한다고 해도 남은 시간 동안 손흥민이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일정, 2014브라질 월드컵 본선과 이를 준비하기 위한 국가대표팀 평가전 등을 통해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자신의 한계로 지적된 공간 창출 능력과 살인적인 일정 소화를 위한 체력 안배 능력을 배양한다면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화위복(轉禍爲福)'·'예방주사'라는 말은 이날 옛 스승에 의한 뜻하지 않은 패배에 혹시라도 실망하고 자책할지도 모르는 손흥민을 위해 준비됐던 말일 듯하다. 그리고 첫 시험무대는 내년 5월3일로 예정된 프랑크푸르트와의 원정경기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해외축구]손흥민은 왜 약체 프랑크푸르트에 꽁꽁 묶였을까…빌트 최하 평점 5

기사등록 2013/12/16 19:38:14 최초수정 2016/12/28 08:31:56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