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액션, 재규어같은 액션이란 무엇인가…영화 '용의자'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이제까지 없었던 액션 장면을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좋은 액션 장면을 화면에 담기 위해 동시에 15대의 카메라로 촬영을 하기도 했어요. 기존에 했던 액션이 아닌 진화된 액션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재규어 같은 액션을 원했어요."

 영화 '용의자'를 연출한 원신연(44) 감독은 "관객이 스크린 속으로 빠져들어 갈 것 같은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초스피드 리얼 액션'을 표방한 영화답게 '용의자'는 시종일관 강렬한 액션이 인상적이다.

 9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영화 '용의자' 시사회와 간담회가 열렸다. 출연배우 공유(34)와 박희순(43), 유다인(29), 조재윤(39)가 원 감독과 함께 자리했다.

 '용의자'는 아내와 딸을 살해한 사람을 찾기 위해 귀순한 북괴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이 평소 가깝게 지내던 '박 회장'(송재호)의 살인 용의자로 몰리면서 벌이지는 이야기다.

 2013년 영화계 화두는 '북한'이다. '베를린'(감독 류승완)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 '동창생'(감독 박홍수) 등 남북 관계와 그 속에 위치한 북의 특수요원을 다룬 영화가 많았다. 크게 성공한 영화도 있었고 기대에 못 미친 작품도 있었다.

 같은 소재가 반복돼 관객들에게 식상감을 줄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원 감독과 배우 공유에게 '북한'이라는 소재는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

 원 감독은 "'용의자'는 북한 특수요원의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결국 '동철'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순간까지의 여정을 다룬 영화"라며 "소재가 같다 해도 접근 방식이나 영화적 표현이 달라 비슷한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공유도 같은 의견이다.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이 영화는 한 사내의 기구한 인생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에 같은 소재로 만들었다 해도 같은 영화가 아니다"고 봤다.

 '용의자'는 액션 영화다. 보통 액션 영화가 아니다. 기존의 액션 영화들이 선보인 다양한 액션 장면에 모두 들어있다. 주먹, 칼, 총, 자동차 등 여러 소품이 등장하고 도로, 강, 건물, 골목 등 다양한 장소에서 액션을 펼쳐 보인다.

 공유는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카 체이싱에는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그래서인지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이런 걸 언제 해보겠나 하는 대리만족과 스릴을 느꼈다"는 것이다.

 워낙 강렬한 액션 신이 많은 영화답게 공유는 잔부상에 시달렸다. "상대역인 박희순씨는 무릎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 나는 손으로 하는 액션이 많아 양쪽 엄지를 두 번씩 다쳤다"고 전했다. "위험에 노출된 장면이 많았지만 스태프들이 준비를 잘 해줘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사람은 없었다"며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유는 액션의 기본 설정에 대해 "감독이 재규어같이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살아있는 재규어를 동물원에 가서 본 것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액션만 있는 영화는 아니다. 액션에 집중하면서도 드라마적 요소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원 감독은 "액션이 좋아도 드라마가 나쁘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영화론을 강조했다. 이어 "탈북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만큼 드라마적 요소를 풍부하게 하려고 탈북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모두 찾아봤다"면서 "'용의자'는 큰틀에서 보면 누구나 반드시 지키고 싶어하는 어떤 본질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본질이라는 것은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가족 같은 것이 된다."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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