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관객과의 대화’ 중계사고 눈총, 아내 공개는 눈길

기사등록 2013/12/07 14:31:55

최종수정 2016/12/28 08:29:07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3~6일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2008) 홍보차 온 왕자웨이(55·왕가위) 감독이 부인을 대동했다.

 5일 서울 소공동의 영화관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 인터넷 중계 도중 객석에 앉은 부인 찬예청(영어이름 에스더)이 카메라에 잡혔다. 홍콩여배우 분위기의 부인은 쑥스러워하며 들고 있던 음료통의 빨대를 빨았다. 기분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금 (남편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기분 좋다”고 짧게 답했다. 찬씨는 왕 감독의 일부 영화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화제나 기자회견 등 공개석상에서는 항상 선글라스를 착용할 정도로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사생활을 비밀에 붙이고 있는 왕자웨이 감독은 나이가 들면서 동부인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칸, 베를린 같은 국제영화제에서도 아내와 함께 레드카펫을 걸었다. 왕자웨이는 에스더와 사이에 외아들 칭(18)을 두고 있다. 이들 모자는 에스더의 친척들이 거주하고 있는 뉴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자웨이 감독은 이날 “도시가 아닌 중국대륙의 사막에서, 현대가 아닌 고대를 배경으로 찍은 대작 영화는 ‘동사서독’이 처음이다. ‘사막에서 찍고 죽자’는 각오로 2년간 사막에서 지내며 결국 완성했고, 내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완성하고 나서는 어떤 영화도 찍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고 차기작 ‘중경삼림’을 2개월 만에 만들었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2008년 제작된 ‘동사서독 리덕스’는 그동안 몇 차례 국내 영화제에서 공개됐다. 하지만 개봉 영화관에 걸린 것은 처음이다. 1994년 작 ‘동사서독’을 재편집한 것으로 리마스터링을 통해 화질을 복원하고 자막, 내레이션, 음악까지 새롭게 가공했다. 당초 ‘왕가위, 3색 로맨스’라는 기획전으로 ‘화양연화’(2000), ‘중경삼림’(1994)과 함께 11월28일 동시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왕자웨이 감독의 갑작스러운 내한 결정으로 ‘동사서독 리덕스’만 5일로 개봉이 미뤄졌다.

 왕자웨이 감독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까다로운 계약조건을 내세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왕 감독의 국내 에이전시인 모인그룹, 수입사 미디어캐슬 등은 “재개봉작으로 잘못 보도될 경우 계약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동사서독 리덕스’는 꼭 국내 최초개봉으로 언급돼야 한다”는 경고문구를 보도자료마다 삽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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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에 따르면, 이날 ‘관객과의 대화’도 왕자웨이 감독의 요구로 국내 미디어의 참석을 불허했다. ‘구글플레이’로 생중계됐으나 원활한 중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스마트폰으로는 접속이 안되는 곳이 많았으며, PC 영상도 끊어졌다가 이어지길 반복했다. 무엇보다 마이크가 내는 기계음이 너무 심해 대화를 알아듣기 힘들었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가한 블로거는 ‘당황스러웠던 왕가위 감독 GV 행사’라는 글을 올렸다. “GV 시작 10분 후부터 마이크가 지지직거리고 소리가 퍼져 중간에 한 차례 마이크를 교체했지만 소음이 지속됐다. 도저히 이런 행사에서 있을 수 없는 초보적인 실수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사전에 질문을 받아 적절한 질문자를 선정하는 등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꼬집는 의견도 많다. “질문자가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할 때 내가 민망해서 숨고 싶을 정도였다”, “정말 모시기 힘든 게스트 모셔놓고 관객들 질문은 하나도 귀담아 들을 것이 없었다”는 개탄들이다. 어렵게 잡은 질문 기회에서 “감독님 얼굴이 정말 작네요”라고 말해 왕 감독이 어이없어 하더라는 목격담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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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관객과의 대화’ 중계사고 눈총, 아내 공개는 눈길

기사등록 2013/12/07 14:31:55 최초수정 2016/12/28 08: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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