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김정은 집권 2년…회오리 치는 북한'-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개성공단 해결돼야 성공"

기사등록 2013/12/09 09:24:23

최종수정 2016/12/28 08:29:24

【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김정은 정권의 후견인이자 권력서열 2인자로 꼽혀온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했다. 최대의 라이벌이었던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와의 권력투쟁에서 밀렸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가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2년 동안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지 못한데 대한 군부의 책임추궁, 개혁개방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데 대한 책임을 씌워 그동안 파워게임에서 밀려나 있던 군부가 반격을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부가 다시 세력을 얻고 선군정치로 회귀한다면 미지근한 개혁이긴 하지만, 그나마 진행되던 시장 확대 추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남북 간 화해나 경제협력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급변하는 북한사회 변화의 의미와 전망을 탈북자 1호 박사(정치학)이자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인 안찬일 중앙대 초빙교수를 통해 알아본다. 안 박사는 “이번에 장성택을 실각시킨 인물로 알려진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과거 김정일의 기쁨조를 관리한 인물로서 변태적 쾌락을 위해 여배우의 이빨을 뽑고 틀니를 끼게 한 엽기적 행각을 자행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주로 경제·사회 측면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조명했다.

 -최근 북한 내부 정치와 경제, 사회 각 부문에서 큰 변화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평양에서 장기거주권이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은 특히 놀라운 것인데 이것은 공산주의 체제와는 모순되는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으로써 근본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장마당의 확대, 핸드폰 보급, 인터넷 개방 등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요즘 북한사회 변화의 상황과 그 의미를 짚어주십시오.

 “평양시에서 30평대 아파트가 3만 달러, 60~70평대 아파트가 10만 달러에 거래되는 등 북한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활황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부분 군부에서 회수된 외화와 화교자본, 신흥 상인들의 자본이 부동산 시장의 자금원입니다. 또 핸드폰 시장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240만대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핸드폰을 외화로 구입하게 함으로써 외화도 회수하고 청년들의 욕구도 충족시키는 2중의 효과를 보고 있어요. ‘손전화가 없으면 연애를 못 한다’, ‘손전화가 없으면 장사도 못 한다’ 이것이 지금 북한 주민들의 사고방식이 됐어요.”

 -이러한 변화가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 체제로 전환한 증거로 봐야 하는지가 관심의 초점입니다. 서구에서의 유학 경험을 갖고 있는 김정은이 집권하면 개혁·개방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것이 과연 2년 만에 현실화 되는 것인지 진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정은은 단연코 개혁 선호적인 지도자이죠. 다만 여건과 일부 군부 강경파에 눌려 아직 개혁의 기발을 드는데 주저주저하고 있을 뿐입니다. 내각총리 박봉주,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로두철(우리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등을 필두로 내각에 힘을 실어주면서 개혁의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집권 2년이 되는 올해를 넘기고 3년 차에 접어드는 2014년에는 김정은의 개혁노선이 두각을 나타내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정은 체제가 개혁개방에 반동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급작스레 개혁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의 압박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기도 합니다. 조-중 동맹, 북 핵을 중심으로 중국의 대 북한 정책의 변화과정과 그 배경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국의 북한 비핵화 의지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지연되는 이유 역시 기본은 비핵화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죠. 내년 춘절을 앞두고 그 전에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을 평양 측이 요구하고 있지만 장성택의 실각 등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과거처럼 마냥 다독거리며 완충지대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사회의 변화 물결과 북한 정권의 유화적 정책이 북한의 대남적화통일정책의 포기라고 보기에는 이른 것 같습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의 강공 태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인지 분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6자회담 개최여부가 중요하지만 북한 군부는 그동안 장성택과 최용해 등에 의해 난도질 당해왔어요. 만약 이번 장성택 실각이 사실이라면 군부는 이 순간 만회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다시 머리를 들게 될 겁니다. 장정남(인민무력부장), 이영길(총참모장) 등은 결코 온건한 군인은 아니에요. 다만 이영호 김격식 등의 실각을 목도하며 자제하고 있을 뿐이죠.” 

 -북한이 개혁·개방을 추진해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있는지, 향후 북한 경제가 중국의 성장을 능가하는 초고속 성장을 이룰 것인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북한 사회 전반에 대한 변화 전망을 해 주시죠.

 “북한이 시장화로 이전할 경우 문제는 꼭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해외 자본의 유치요, 또 다른 하나는 군축을 통해 얼마나 원활하게 노동력 공급을 보장하느냐 하는 것이죠. 굳이 하나 더 꼽자면 그동안 지속돼온 노동당의 관료주의를 얼마나 상쇄시키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만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면 북한은 시장사회주의 정착에 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본격적인 경제성장 드라이브를 걸었을 경우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인지, 요즘같이 국론이 철저하게 분열돼 있는 상태에서 과연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인한 변화를 수용하고 감당해낼 역량이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군사적 경제적 대응과 대북 전략을 중심으로)

 “한국은 남북정상회담 등 북한에 대해 주도권을 장악하는 대북정책을 과감하게 제언할 필요가 있어요. 중국이 북한 시장에 더 깊숙이 개입하기 전에 북한 시장을 장악할 마스터플랜을 세워야 할 겁니다. 북한은 도발은 가능해도 전쟁은 불가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한반도의 생존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중국의 경제대국에 이은 군사대국화, 이를 빌미로 한 일본의 재무장, 미국의 일본중시 외교 등 주변 동북아 국가들의 세력 대결 속에서 한국은 운신이 어려운 처지이며 홀로 소외돼 가는 모습입니다. 내부적으로도 좌우 대결, 정치력 부재, 안보의식 이완 등 혼란스럽습니다. 한국의 외교전략, 내부통합 등에 대해 조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변 강대국들의 압력은 어제나 오늘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은 한국이 중국에 접근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재무장을 부추기고 있어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도 오바마 정권은 방관하는 체 하는데 이는 동북아 질서에서 북한이 여전히 ‘말썽꾸러기’로 남아 있기는 바란다는 증거입니다. 대통령은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사정책을 개선하고 북한을 요리할 인재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타 북한 변화와 동북아 상황, 한반도 통일 등과 관련해 비판적 조언을 바랍니다.
 “앞으로 북한의 변화를 우리 의도대로 유인하지 못할 경우 북한은 일본 등에 파격적인 접근을 단행할 수 있습니다. 통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북한이 침묵하면 우리 스스로 통일을 준비하면 됩니다. ‘통일항아리’ 같은 장난스러운 이벤트는 그만두고, 제도적인 개혁들로 통일역량을 재편하고 강화시키는 실사구시적 일을 벌여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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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56호(12월16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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