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AP/뉴시스】김재영 기자 = 태국 방콕 거리를 날뛰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나 이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호소하는 정부나 모두 민주주의를 위해서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점점 위험해져가는 태국 투쟁은 '그것' 때문이 아니다.
권력에 대한 싸움으로 누가 권력을 잡느냐의 다툼인 것이다.
이번 주 수도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간 태국의 소요 사태는 국민 대다수인 농촌 빈곤층과 도시 기반의 엘리트 기득권층을 맞붙게 만들고 있는 사회 균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 격차와 분리 때문에 최근 수년 동안 여러 차례 큰 격변이 터졌으며 대규모 사망 사태이 이르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충돌의 중심에 있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역설적이게도, 2008년 이후 태국 땅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처지다.
탁신 전 총리는 수백만 명에게 경멸되고 있는데, 이들은 탁신을 자신들의 전통적 기득권에 대한 사악하고 부패한 위협 요소로 보고 있다. 반면 이들보다 더 많은 다른 수백만 명은 못 산 자신들에게 혜택을 준 이 대중취향의, 대중영합의 정치가와 그 정책을 환영했다.
탁신의 누이동생인 잉락 친나왓 현 총리는 이번의 시위 사태가 일어나는 빌미를 제공했다. 오빠 탁신이 망명지에서 궐석 재판 언도의 2년형 복역 염려 없이 귀국할 수 있는 정치인 사면 법안을 지지했던 것이다.
탁신의 오랜 정적은 기회는 이때다 하면서 이 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을 권력 쟁탈의 호기로 삼았다.
이번 시위를 주도하기 위해 의원직을 내던진 수텝 턱수반은 권력이 "국민들의 손"에 쥐어질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언명하는 계획은 전혀 민주적이지 않다.
그는 선거를 치르지 않고 구성되는 "국민위원회"가, 2년 전 선거 압승을 통해 정권을 잡은 현 정부를 대신해야만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그의 지지자들이 벌이고 있는 시위의 형식과 전술은 전혀 평화적이지 않다. 이들은 정부 관공서 건물을 탈취해 점거한 가운데 잉락 총리의 하야와 정부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주 목요일 육군 본부 정문 안으로 난입해 군부에게 "편을 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주말부터 이들은 새총과 화염병을 사용하며서 총리실을 수중에 넣으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다.
또 자신들의 메시지를 방송하지 않는 텔레비젼 방송국을 강제로 침입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태국은 1930년대 이후 18 차례에 걸쳐 성공적인 혹은 시도에 그친 군부 쿠데타를 겪어야 했으나, 지금까지는 군부가 중립을 지키고 있다.
잉락 총리는 2일 "태국 국민에게 평화가 되돌아온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말했으나, 이어 헌법 아래서 정부가 시위 지도자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시위 지도자 수텝은 잉락의 사임과 새 총선 실시만으론 충분치 않다고 거듭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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