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의 미래②]한국 전용터미널 없어 저비용항공사들 국제경쟁력 '한계'

기사등록 2013/12/02 14:09:56

최종수정 2016/12/28 08:27:22

일본 처럼 김포공항에 LCC터미널 갖춰 근거리 시장 개척 나설때

【도쿄 오사카=뉴시스】박성환 기자 = 하늘의 문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합리적 가격의 실속형 항공 이용객들의 빠르게 증가한 탓이다.

 LCC는 수하물이나 기내식 등의 서비스가 없이 제한된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대신 기존 항공사보다 30~50% 할인된 운임료를 받으며 세계를 좀 더 촘촘하게 연결하고 있다.

 국내 역시 대형항공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데 반해 저가항공사들은 고공비행 중이다.

 저가항공사의 약진을 두고 업계는 반기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체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외국 LCC보다 국내 LCC의 운임료가 2배 이상 비싸다. LCC 전용 터미널이 없다보니 비싼 공항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항공 시장 변화에 맞춰 LCC 전용 터미널 건립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국내 LCC 시장 급성장했다지만 경쟁력 여전히 '취약'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LCC 시대가 개막됐다. 이후 8년여 동안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후발주자들이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기존 대형항공사들이 다른 노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3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3% 증가한 124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86.4% 증가한 126억원에 달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을 지난해보다 32.4% 늘어난 3303억원을 기록했다.

 LCC 후발 주자인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올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누적매출액 1257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63억원을 기록했다. 이스타항공도 상반기 매출 1169억원, 영업이익 4억2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세계 시장의 선두와 후발 주자 사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데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외국의 일반적으로 외국 LCC의 항공료는 기존 대형 항공사들에 비해 평균 50~60% 저렴한 반면 국내 LCC의 항공료는 80~90% 수준으로 LCC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비싸다.

 ◇LCC 전용 터미널 도입 시급… 국내 LCC 체질개선 필요

 LCC 전용 터미널은 다른 공항보다 이용료가 저렴하다. LCC가 원가를 절감하는데 도움이 된다. LCC의 비중이 확대되면 항공 운임료가 대폭 내려가기 때문에 소비자도 저렴한 LCC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확대된다.

 하지만 국내 LCC의 항공 운임료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의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LCC 전용 터미널이 도입되면 공항 사용료가 낮아져 자연스럽게 항공 운임료도 낮아진다"며 "LCC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는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업계의 노력만으로 운임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며 "LCC 전용 터미널 도입과 항공자유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한 항공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LCC들은 국제선과 국내선 운영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모두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기 운행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등을 중복 배치·운영하다보니 원가가 높아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국내선 운항 이후 국제선 운항을 위해 승객을 태우지 않고 '빈 비행기(Ferry)'로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지난 2008년 233대였던 페리 운항실적이 2012년에는 918대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7월까지는 510대의 비행기가 승객을 태우지 않고 이동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LCC 전용 터미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뚜렷한 지원 정책은 없는 실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시장의 변화로 LCC 전용 터미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된다"며 "LCC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전용 터미널 도입 등 여러 지원 방안들을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인 피치항공은 기존 대형항공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때문이다.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키위기 위해 국내외 근거리 노선을 LCC에 우선 배분하고, LCC 전용 터미널을 도입해 운임료를 낮출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김포공항을 LCC 거점공항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현재 김포공항은 2000㎞ 이내의 도시만 운행할 수 있어 미래의 수도권 항공수요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힘들다"며 "저비용항공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운항거리 제한을 폐지하고, 국제선 노선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김포공항 국제선 전세편 운영규정'에 따라 운항거리를 2000㎞로 제한하고 있어 LCC 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규정을 2500㎞~3000㎞로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김포공항에서 운영 중인 단거리 국제선은 4개국 6개 노선으로 일 58편이 운항되고 있다.

 박 의원은 "국내 LCC들의 2012년 여객 분담률 국내선 44.5%, 국제선 14.6%에 이를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했다"며 "하지만 급변하고 있는 동북아 항공 시장에서 외국 LCC와 경쟁하기에는 규모·노선·가격 등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CC들은 운영의 효율성과 비용절감이 생명"이라며 "김포공항을 LCC 허브로 지정해 LCC 공용 격납고와 교육센터 등 지원시설을 확충하고, 단거리 국제노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포공항은 오는 2015년 이마트가 임대 중인 터미널을 LCC 전용 터미널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김포공항 내 상업시설을 리모델링 확장을 하고 있는데 청사를 설계할 때  LCC가 아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청사 설계에 반영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국토부와 긴밀하게 협의가 된다면 LCC 전용 터미널을 지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어느 한 쪽을 위해서 다른 한 쪽으로 소홀히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양쪽 공항의 역할을 적절하게 분담한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항공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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