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시승기-르노삼성 '100% 전기차' SM3 Z.E.

기사등록 2013/11/25 14:51:19

최종수정 2016/12/28 08:25:11

【제주=뉴시스】정옥주 기자 = “이거 시동 걸린 거 맞아?”

 시동버튼을 누르면 아마 대부분은 당황할 것이다. 정말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만약 계기판 왼쪽에 위치한 시동표시등에 ‘GO’라는 표시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마 시동버튼을 ‘무한’ 반복해서 눌렀을 것이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으면 또 한 번 당황할 것이다. 정말 밟으면 밟는 대로 차가 즉각 반응하기 때문에 흡사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직접 타보기 전까지 전기차에 대해 일종의 편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겠지만, 일상적으로 타고 다니기엔 아직은 불편한, 불완전한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직접 몰아본 후 생각이 달라졌다.

 지난 11월12일 제주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의 100% 전기차 ‘SM3 Z.E’ 시승행사. 이날 시승코스는 서귀포시 씨에스 호텔에서 제주서부보건소, 싱계물, 제주시 도두동 퀵드롭 스테이션으로 이어지는 총 75㎞ 구간으로 시내주행과 고속주행, 급커브 등을 두루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차량 외관은 일반 S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뒷부분의 콤비네이션 램프 모양이 역삼각형 모양으로 변경됐을 뿐 전기차라고 쓰여 있지 않았다면 몰라볼 듯 싶다.

 가장 중요한 주행성능은 어떨까. 가속페달을 밟자 나지막하게 울리는 정체 모를 소리가 들린다. 이는 저속 주행(1~30㎞/h) 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아 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소리다. 소리는 3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주행성능은 일반 가솔린차에 뒤지지 않았다. 엔진속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야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일반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강력한 초기 가속 성능을 뿜어낸다.

 시내구간을 빠져나와 고속구간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최고속도(135㎞/h)에 근접한 128㎞/h까지 지체 없이 빠르게 올라갔다. 하지만 엔진음이나 진동이 없기 때문에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거의 받을 수가 없다. 또 고속구간에서도 풍절음과 아주 작은 엔진 소리를 제외하고는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감속하거나 내리막길을 주행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회생 제동 시스템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오르막길이나 가속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주행가능거리가 떨어지지만, 내리막길이나 감속을 할 때는 배터리가 충전되기 때문에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난다.

associate_pic2
 실제로 이날 약 75㎞ 구간을 달렸는데 회생제동기능으로 인해 63㎞ 정도의 전기를 소모하는데 그쳤다. 남아있는 전력량은 계기판에서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 불안감을 덜어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코너링 성능이다. 고속구간을 빠져나와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려 보니 노면에 달라붙는 접지력과 안정감이 놀라웠다. 50~60㎞/h의 속도를 유지한 채 급커브를 연이어 돌아도 흔들림 없는 주행이 가능했다. 이는 200㎏에 달하는 배터리가 차 뒷부분에 장착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금호타이어가 개발한 전용 타이어가 장착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쉬운 점은 역시 최대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다. 현재 제주에는 SM3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380여개로 비교적 잘 깔려있는 편이지만, 서울에는 아직 200여개에 불과하다. 최대 주행거리가 아직 135㎞에 불과하고 충전 시설이 보급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한 점은 감안해야 할 듯하다.

 그러나 약 2200원의 1회 충전비용(1㎾당 110원으로 계산할 경우)과 가솔린차 못지않은 주행성능을 감안하면 전기차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M3 Z.E.는 최대 모터파워 70㎾, 최대 토크 226Nm를 만들어 내며, 최대 주행거리는 135㎞, 최고속도는 135㎞/h를 낸다.

 완속충전 방식의 경우 교류 7㎾급 충전기(가정이나 사무실용)를 사용해 3~4시간 이내 완충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방식의 경우 교류 43㎾급 충전기(공공 인프라용)로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향후 택시 사업 등에 활용 가능토록 배터리 급속교환 기능이 국내 최초로 개발, 적용돼 있다. 르노삼성차는 또 국내 처음으로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에 대한 75% 용량보증(5년 또는 10만㎞)을 실시하고 있다.

 판매가격은 기본사양인 SE 플러스가 4200만원대, 고급사양인 RE가 4300만원대이며, 환경부 및 지자체 보조금(10대 전기차 선도도시의 경우)을 받을 경우 가격은 대폭 내려간다. 제주의 경우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에 지자체 보조금 800만원이 더해지면 동급 가솔린 차량과 동일한 19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54호(12월2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뉴시스아이즈]시승기-르노삼성 '100% 전기차' SM3 Z.E.

기사등록 2013/11/25 14:51:19 최초수정 2016/12/28 08:25:11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