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일본의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72)은 2004년 한국의 문학계간 '문학동네'에 발표한 '근대문학의 종언'이란 글에서 근대문학은 끝났다고 말했다.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근대소설이 1990년대 들어 제 역할을 돌보지 않으면서 영향력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가라타니의 주장에 문학 대신 가요를 대입하면, 16일 새벽 박재정(19)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엠넷 '슈퍼스타K 5'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가요계의 문제를 상상력으로 떠맡고 있던 '슈스케'는 이번 시즌에 자신의 구실을 못했다. 팬덤을 업은 아이돌 위주의 가요 생태계에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이들을 발굴, 부풀려온 상상력이 시즌5 들어서 현저히 떨어졌다. 시즌 내내 오히려 팬덤 위주의 인기투표로 진출자가 결정되는, 아이돌이 난무하는 지상파·케이블 가요 프로그램의 패턴이 반복됐다. 이로 인해 실력자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이승철(47) 윤종신(44) 이하늘(42) 등 출연자들의 실력을 파악할 줄 아는 심사위원들의 호평에도 준결승에서 송희진(18)이 떨어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4개 시즌 내내 호평이 주를 이룬 결승에서 이례적으로 혹평이 쏟아졌다. 이승철은 박시환(26)이 록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에 대해 "내가 본 결승전 중 최악"이라고 평했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30)가 작곡한 '내 사람'의 신곡 무대에서도 그는 박시환을 향해 "기본적인 자질에 한계가 있다"고 평했다.
박재정은 우승자였으나 역시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가사를 틀리고, 억지로 짜내는 고음은 불안했다. 오죽하면 "많이 부족하다. 더 배워서 돌아오겠다"고 했을까.
이하늘은 이날 사실상 심사를 거부했다. "심사위원 점수, 중요하지 않잖아요. 의미도 없고"라면서 "심사가 아닌 (가수생활하는데 보태는) 노잣돈이라 생각하세요"라면서 후한 점수를 동냥했다.
대중의 외면은 당연했다. 드라마틱한 사연을 지닌 박시환과 해외파 박재정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허각(28)과 존박(25)이 맞붙은 '슈스케'시즌2는 시청률이 18%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슈스케' 시즌5는 결승을 앞두고 2%대까지 주저 앉았다.
인기의 척도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출연자들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수차례 회자됐던 지난 시즌 로이킴(20)과 정준영(24)의 '먼지가 되어' 합동무대처럼 시청자의 뇌리에 남은 장면도 없다.
화제성이 없었던만큼 욕은 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 문자투표 참여자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출연자의 상황이나 심정을 왜곡하는 '악마의 편집'을 일부러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마녀사냥'의 급부상은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가라타니의 주장에 문학 대신 가요를 대입하면, 16일 새벽 박재정(19)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엠넷 '슈퍼스타K 5'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가요계의 문제를 상상력으로 떠맡고 있던 '슈스케'는 이번 시즌에 자신의 구실을 못했다. 팬덤을 업은 아이돌 위주의 가요 생태계에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이들을 발굴, 부풀려온 상상력이 시즌5 들어서 현저히 떨어졌다. 시즌 내내 오히려 팬덤 위주의 인기투표로 진출자가 결정되는, 아이돌이 난무하는 지상파·케이블 가요 프로그램의 패턴이 반복됐다. 이로 인해 실력자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이승철(47) 윤종신(44) 이하늘(42) 등 출연자들의 실력을 파악할 줄 아는 심사위원들의 호평에도 준결승에서 송희진(18)이 떨어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4개 시즌 내내 호평이 주를 이룬 결승에서 이례적으로 혹평이 쏟아졌다. 이승철은 박시환(26)이 록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에 대해 "내가 본 결승전 중 최악"이라고 평했다. 작곡가 신사동호랭이(30)가 작곡한 '내 사람'의 신곡 무대에서도 그는 박시환을 향해 "기본적인 자질에 한계가 있다"고 평했다.
박재정은 우승자였으나 역시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가사를 틀리고, 억지로 짜내는 고음은 불안했다. 오죽하면 "많이 부족하다. 더 배워서 돌아오겠다"고 했을까.
이하늘은 이날 사실상 심사를 거부했다. "심사위원 점수, 중요하지 않잖아요. 의미도 없고"라면서 "심사가 아닌 (가수생활하는데 보태는) 노잣돈이라 생각하세요"라면서 후한 점수를 동냥했다.
대중의 외면은 당연했다. 드라마틱한 사연을 지닌 박시환과 해외파 박재정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허각(28)과 존박(25)이 맞붙은 '슈스케'시즌2는 시청률이 18%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슈스케' 시즌5는 결승을 앞두고 2%대까지 주저 앉았다.
인기의 척도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출연자들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수차례 회자됐던 지난 시즌 로이킴(20)과 정준영(24)의 '먼지가 되어' 합동무대처럼 시청자의 뇌리에 남은 장면도 없다.
화제성이 없었던만큼 욕은 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 문자투표 참여자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출연자의 상황이나 심정을 왜곡하는 '악마의 편집'을 일부러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마녀사냥'의 급부상은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시즌3 준우승팀인 밴드 '버스커 버스커'의 브래드(29)가 시즌 기간 미국 음악사이트 '노이지'와 인터뷰에서 '슈퍼스타 K'에 대해 폭로성 발언을 한 부분이 가장 화제가 됐다.
'슈스케'에는 '대국민'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국민들이 '슈퍼스타'를 직접 뽑는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시즌1 1위 서인국(26)을 비롯해 허각, 그룹 '울랄라세션', 로이킴 등 그간 우승자들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을지라도 전반적으로는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가라타니는 '근대문학의 종언'을 외치면서 소설이 지적·정치적 능력을 상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는 점을 가장 문제 삼았다. 이 문학적 논리에 동의하느냐 여부와 별개로 이번 '슈스케' 시즌5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설명될 수 있다. 실력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허점을 지적·정치적인 감각 부족으로 스스로 노출하면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
한 번 실수에 너무 가혹한 비난이라는 안타까움도 있다. '슈스케'는 그동안 실력이 출중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살리면서 얘깃거리를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구자에게 당연히 따를 수밖에 없는 일말의 책임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피로감을 '슈스케'가 풀어주리라는 기대는 컸다.
'슈스케5'는 이러한 바람에 부응하지 못했다. 1기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렇게 종언을 고하게 됐다. 이제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문화부 [email protected]
'슈스케'에는 '대국민'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국민들이 '슈퍼스타'를 직접 뽑는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시즌1 1위 서인국(26)을 비롯해 허각, 그룹 '울랄라세션', 로이킴 등 그간 우승자들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을지라도 전반적으로는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가라타니는 '근대문학의 종언'을 외치면서 소설이 지적·정치적 능력을 상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는 점을 가장 문제 삼았다. 이 문학적 논리에 동의하느냐 여부와 별개로 이번 '슈스케' 시즌5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설명될 수 있다. 실력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허점을 지적·정치적인 감각 부족으로 스스로 노출하면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
한 번 실수에 너무 가혹한 비난이라는 안타까움도 있다. '슈스케'는 그동안 실력이 출중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살리면서 얘깃거리를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구자에게 당연히 따를 수밖에 없는 일말의 책임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피로감을 '슈스케'가 풀어주리라는 기대는 컸다.
'슈스케5'는 이러한 바람에 부응하지 못했다. 1기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렇게 종언을 고하게 됐다. 이제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문화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