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올해도 한국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의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마지막 경기를 하루 앞둔 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승리하며 자력으로 하나 남은 매직넘버를 소멸했다. 2011년 선동열 현 KIA 타이거즈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50) 감독은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패권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삼성맨’인 그는 부임 후 내내 우승만을 차지하며 ‘1등’을 지향하는 삼성과의 궁합을 자랑했다. 페넌트레이스 3연패는 프로야구 출범 32년 간 처음 있는 일이다.
▲쉽지 않았던 페넌트레이스 3연패
올 시즌 류 감독의 행보는 여느 때보다 험난했다. 류 감독은 팀의 기량을 한창 점검해야 할 2월말과 3월 초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직 수행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단 태극마크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 류 감독은 사상 첫 예선 탈락의 비난을 온 몸으로 감수해야 했다.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뒤에는 마음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정규 시즌에 돌입했다.
그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상위권을 유지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최하위에 그치면서 잠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4월 한 달간 19경기 중 13승을 수확하며 선두권에 자리했다. 5월에도 8연승을 달리는 등 15승을 쓸어 담았다. 결국 전반기를 6할대 승률로 1위로 통과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2위권과의 격차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LG 트윈스가 턱밑까지 쫓아왔고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도 호시탐탐 그들의 자리를 위협했다. 올해에는 외국인 선수 복도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11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40의 초라한 성적으로 애를 태우더니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시즌 아웃된 권오준과 LG로 이적한 정현욱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 또한 버거워 보였다.
그러나 유경험자 ‘사자군단’은 경쟁자들과 달랐다. 9월 초 LG의 거센 추격에 잠시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던 삼성은 시즌 막판 파죽의 8연승을 질주, 다시 원위치로 복귀했다. 류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경험한 유일한 지도자가 됐다. 이는 1980년대 해태 왕조의 김응용 감독과 2000년대 SK 와이번스 왕조의 김성근 감독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게다가 류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최고를 경험한 뒤 여전히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에는 없는 단어 ‘자만’
우승을 경험한 팀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이다. 정상에 섰던 기억은 그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반대로 스스로도 모르게 자만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연속 우승이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 때문이다. 내리 우승을 차지하다보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방심’과 ‘자만’이라는 단어가 자리매김하게 마련이다. 모두가 1등을 원하는 프로 세계에서 3년이나 자리를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류 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뒤 시즌 전 선수들과의 나눴던 대화를 살짝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2년 연속 우승한 팀이다. 지든 이기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겨서 강팀이 아니고 최선을 다해야 강팀이라고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방심과 자만에 대한 류 감독의 견해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뿐 아니라 류 감독은 숱한 우승으로 자칫 나태해질 수도 있던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많은 노력을 할애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자신감이고 가장 싫어하는 말이 자만”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본인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첫 해는 불안감 속에 우승을 했고 두 번째 해에는 직전 해에 우승한 기(氣)로 이긴 것 같다. 3년째는 스스로 초심을 자주 잃어버린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류 감독은 “올해에는 경기를 치르면서 내가 처음 팀을 맡고 ‘이런 느낌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사라졌다. 잠들기 전에 반성도 많이 했다. 그런 부분들이 나를 성장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 첫 3연패라는 달콤한 결실은 ‘방심’과 ‘자만’이 없었기에 가능했다.
▲목표는 한국시리즈 3연패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살짝 누린 삼성은 일 24일 시작하는 한국시리즈 모드로 돌입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올 시즌 가을 통산 7번째 우승(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 포함)을 노리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높은 것은 과거 사례들에서 잘 나타나 있다. 1989년 단일 시즌 도입(양대 리그 제외) 후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경우는 22번 중 19번이나 된다. 86.4%의 확률이다. 가장 최근에 최종 순위가 뒤집힌 것은 무려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교롭게도 당사자는 삼성이다. 삼성은 2001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고도 3위 두산에 잡혀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마운드다. 선발진에는 다승 1위 배영수(14승4패 평균자책점 4.71)와 윤성환(13승8패 평균자책점 3.27), 장원삼(13승10패 평균자책점 4.38), 차우찬(10승7패 평균자책점 3.26) 등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한 팀에서 토종 10승 투수 4명이 나온 것은 1999년 삼성(노장진 15승·임창용 13승·김상진 12승·김진웅 11승) 이후 14년 만이다. 여기에 후반기에 살아난 릭 밴덴헐크(7승9패 평균자책점 3.95)까지 가세할 경우 남부럽지 않은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다. 이들 5명은 팀의 75승 중 57승을 합작했다. 국내에서의 화려한 피날레 후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오승환의 뒷문은 걱정이 필요 없다.
타선에서는 최형우와 박석민, 채태인 등 중심 타선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형우는 3~4번 타자로 나서면서 29개의 홈런을 몰아치고 98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고 박석민은 타율 0.318, 18홈런 7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중심타선을 떠받쳤다. 만년 유망주 채태인은 드디어 꽃을 피웠다. 부상 탓에 94경기에 나서는데 그치면서도 타율 0.381 11홈런 53타점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톱타자 배영섭은 투구에 머리를 맞아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타율 0.295 도루 23개 66득점의 활약으로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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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48호(10월21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쉽지 않았던 페넌트레이스 3연패
올 시즌 류 감독의 행보는 여느 때보다 험난했다. 류 감독은 팀의 기량을 한창 점검해야 할 2월말과 3월 초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직 수행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단 태극마크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 류 감독은 사상 첫 예선 탈락의 비난을 온 몸으로 감수해야 했다.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뒤에는 마음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정규 시즌에 돌입했다.
그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상위권을 유지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최하위에 그치면서 잠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4월 한 달간 19경기 중 13승을 수확하며 선두권에 자리했다. 5월에도 8연승을 달리는 등 15승을 쓸어 담았다. 결국 전반기를 6할대 승률로 1위로 통과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2위권과의 격차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LG 트윈스가 턱밑까지 쫓아왔고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도 호시탐탐 그들의 자리를 위협했다. 올해에는 외국인 선수 복도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11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40의 초라한 성적으로 애를 태우더니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시즌 아웃된 권오준과 LG로 이적한 정현욱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 또한 버거워 보였다.
그러나 유경험자 ‘사자군단’은 경쟁자들과 달랐다. 9월 초 LG의 거센 추격에 잠시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던 삼성은 시즌 막판 파죽의 8연승을 질주, 다시 원위치로 복귀했다. 류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경험한 유일한 지도자가 됐다. 이는 1980년대 해태 왕조의 김응용 감독과 2000년대 SK 와이번스 왕조의 김성근 감독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게다가 류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최고를 경험한 뒤 여전히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에는 없는 단어 ‘자만’
우승을 경험한 팀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이다. 정상에 섰던 기억은 그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반대로 스스로도 모르게 자만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연속 우승이 쉽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 때문이다. 내리 우승을 차지하다보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방심’과 ‘자만’이라는 단어가 자리매김하게 마련이다. 모두가 1등을 원하는 프로 세계에서 3년이나 자리를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류 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뒤 시즌 전 선수들과의 나눴던 대화를 살짝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2년 연속 우승한 팀이다. 지든 이기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겨서 강팀이 아니고 최선을 다해야 강팀이라고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방심과 자만에 대한 류 감독의 견해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뿐 아니라 류 감독은 숱한 우승으로 자칫 나태해질 수도 있던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많은 노력을 할애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자신감이고 가장 싫어하는 말이 자만”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본인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첫 해는 불안감 속에 우승을 했고 두 번째 해에는 직전 해에 우승한 기(氣)로 이긴 것 같다. 3년째는 스스로 초심을 자주 잃어버린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류 감독은 “올해에는 경기를 치르면서 내가 처음 팀을 맡고 ‘이런 느낌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점점 사라졌다. 잠들기 전에 반성도 많이 했다. 그런 부분들이 나를 성장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 첫 3연패라는 달콤한 결실은 ‘방심’과 ‘자만’이 없었기에 가능했다.
▲목표는 한국시리즈 3연패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살짝 누린 삼성은 일 24일 시작하는 한국시리즈 모드로 돌입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올 시즌 가을 통산 7번째 우승(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 포함)을 노리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높은 것은 과거 사례들에서 잘 나타나 있다. 1989년 단일 시즌 도입(양대 리그 제외) 후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경우는 22번 중 19번이나 된다. 86.4%의 확률이다. 가장 최근에 최종 순위가 뒤집힌 것은 무려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교롭게도 당사자는 삼성이다. 삼성은 2001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고도 3위 두산에 잡혀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마운드다. 선발진에는 다승 1위 배영수(14승4패 평균자책점 4.71)와 윤성환(13승8패 평균자책점 3.27), 장원삼(13승10패 평균자책점 4.38), 차우찬(10승7패 평균자책점 3.26) 등 4명의 두 자릿수 승리 투수들이 버티고 있다. 한 팀에서 토종 10승 투수 4명이 나온 것은 1999년 삼성(노장진 15승·임창용 13승·김상진 12승·김진웅 11승) 이후 14년 만이다. 여기에 후반기에 살아난 릭 밴덴헐크(7승9패 평균자책점 3.95)까지 가세할 경우 남부럽지 않은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다. 이들 5명은 팀의 75승 중 57승을 합작했다. 국내에서의 화려한 피날레 후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오승환의 뒷문은 걱정이 필요 없다.
타선에서는 최형우와 박석민, 채태인 등 중심 타선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형우는 3~4번 타자로 나서면서 29개의 홈런을 몰아치고 98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고 박석민은 타율 0.318, 18홈런 7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중심타선을 떠받쳤다. 만년 유망주 채태인은 드디어 꽃을 피웠다. 부상 탓에 94경기에 나서는데 그치면서도 타율 0.381 11홈런 53타점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톱타자 배영섭은 투구에 머리를 맞아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타율 0.295 도루 23개 66득점의 활약으로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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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48호(10월21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