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영화보다 재미있을 수 있다…'댄싱9' 4차 생방송 현장

기사등록 2013/09/22 17:58:40

최종수정 2016/12/28 08:05:20

【서울=뉴시스】블루아이 멤버 이지은. 엠넷 ‘댄싱9’ 4차 생방송에서 패배, 탈락했다.
【서울=뉴시스】블루아이 멤버 이지은. 엠넷 ‘댄싱9’ 4차 생방송에서 패배, 탈락했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역시 용호상박이었다.

 엠넷의 댄스 서바이벌 ‘댄싱9’에서 ‘블루아이’와 ‘레드윙즈’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2승씩을 챙기며 운명의 5차전만을 남기게 됐다.

 21일 밤 11시 서울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서 블루아이와 레드윙즈가 다시 격돌했다. 4번째 생방송 현장이다. 8월31일 첫 생방송에서는 객석에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띄었지만 이날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5전3선승제인 경연에서 블루아이는 2승1패로 이날 한 차례 승리만 따내면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섰고, 레드윙즈는 1승2패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특히 한 번 패할 때마다 팀원 중 한 명씩 탈락하게 돼 블루아이는 8명이었지만, 레드윙즈는 멤버가 7명에 불과해 안무를 짜는데도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레드윙즈는 180도 달라졌다. 자신들의 강점인 멤버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에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던 팀워크와 호흡까지 완벽에 가깝게 이뤄내 후회 없는 무대를 연출해냈다.

 레드윙즈는 영화배우 김수로의 극단 ‘김수로 프로젝트’의 ‘블랙 메리 포핀스’ 공연 무대에서 펼쳐진 사전 평가에서 근소한 차이로 블루윙즈를 누르고 승점 3점을 먼저 획득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어 벌어진 생방송 대결 무대는 레드윙즈가 사실상 장악했다. 미션은 ‘마스터 매치’였다. 각 팀의 마스터들이 직접 선곡, 안무 등 디렉팅한 무대로 대결하는 것이다. 멤버들은 마스터들의 지도 아래 자신의 주종목을 바탕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블루아이 유닛의 K팝(김솔희, 음문석, 이지은)과 레드윙즈 유닛의 K팝(류진욱, 소문정) 대결, 블루아이 유닛의 현대무용(김수로, 이준용)과 레드윙즈 유닛의 재즈댄스(김홍인, 이루다) 대결은 모두 레드아이 유닛의 승리로 끝났다. 

 이미 총점에서 레드윙즈가 블루아이에 8.2점이나 앞서 있는 상황에서 양 팀의 세 번째 대결이 시작됐다. 쫓기는 블루아이에서는 발레리노 김명규, 현대무용수 한선천, B보이 홍성식이 나섰고, 한결 여유로워진 레드윙즈에서는 현대무용수 남진현, 이선태, B보이 하휘동이 맞섰다. 양 팀에서 에이스로 꼽히는 멤버들이 포진한 유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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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블루아이와 레드윙즈. 엠넷 ‘댄싱9’ 4차 생방송 전 포즈를 취했다.
 종목은 댄스 스포츠 중 파소도블레다. 스페인 투우사와 그의 망토(케이프)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춤이다. 양팀 멤버들이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춤인만큼 이들이 새로운 춤을 얼마나 잘 소화해 자신이 오랫동안 연마해온 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가도 관심사였다.

 게다가 블루아이는 박지은, 레드윙즈는 박지우 마스터의 지도를 받았다. 두 사람은 남매 사이다. 가까운만큼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남매의 대리전이기도 했다.

 블루아이의 유닛은 꿈을 위해 각자 춤을 춰 왔던 댄서 3명이 모여 하나의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내용을 무대에서 표현해냈다. 멤버들은 뛰고 날고 구르며 파워풀한 무대를 연출했다.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했다. 객석에서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레드윙즈 유닛도 만만찮았다. 할리우드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을 모티브로 해적의 보물을 둘러싼 세 남자의 대결을 그리며 응수했다.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와 남성미 넘치는 치열하고 짜릿한 무대로 객석을 열광시켰다.

 영화배우 김수로, 발레리나 김주원, 뮤지컬배우 남경읍 등 춤과 공연 전문가들로 이뤄진 9인의 심판관은 블루윙즈 93.7점, 레드윙즈 87.5점으로 채점하며 블루윙즈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이들 9인이 매기는 점수 중 최고점과 최하점을 빼는 방식에 따라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블루윙즈의 최고점에는 그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100점이 찍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한 블루윙즈의 한선천은 그 동안 4차례 생방송 중 3차례나 소속 유닛을 최고점을 차지하게 이끌며 에이스 중의 에이스로 부각됐다.

 그러나 아직 총점에서 레드윙즈가 2점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남은 것은 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단체전이다. 레드윙즈나 블루윙즈나 승패를 떠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였다.

 블루아이는 현대무용가이기도 한 탤런트 이용우 마스터의 지도를 받아 티페인의 ‘턴 올 더 라이츠 온(Turn All the Lights On)을 배경음악으로 삼아 동물들의 약육강식 각축장을 펼쳐보였다. 신선하고 역동적이었지만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쉽게 전달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 89.6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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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왼쪽부터 블루아이 유닛 한선천 김명규 홍성식. 엠넷 ‘댄싱9’ 4차 생방송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레드윙즈는 이용우의 스승이기도 한 현대무용가 우현영 마스터의 지도 아래 스피드 로드의 ‘고스트 오브 스카이’(Ghost of Sky)를 배경음악으로 중세 유럽에서 소녀를 제물로 바치는 흑마술사들의 의식을 재현해냈다. 안무와 스토리 모든 면에서 스펙터클한 무대로 볼 때는 손에 땀을 쥐게하고, 보고난 뒤에은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게 할 정도로 압도적인 무대였다. 91점을 챙겼다.

 누가 봐도 레드윙즈의 완벽한 승리였던 이 무대에 9인의 심판관이 준 평균점이 기대보다 너무 낮아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기는 했으나 레드윙즈는 2점차 리드에 1.4점을 더해 3.4점차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레드윙즈의 캡틴 하휘동은 “끝까지 레드윙즈를 응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한다”면서 “비록 우리가 블루아이와 레드윙즈로 두 팀으로 나눠져 있지만 댄싱9을 통해 함께 꿈을 꾸고 있는 동료들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겠다. 기대해 달라”고 감격을 전했다. 

 패한 팀으로서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순서가 남았다. 마스터들이 멤버 중 한 사람을 골라 집에 돌려보내야 하는 시간이다. 블루아이로서는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것도 모자라 한 명을 탈락시켜야 하는 것이 더욱 큰 상처로 받아들여졌다. 팀내 최하점을 기록한 유닛의 김솔희, 음문석, 이지은이 마지막 춤 대결을 펼쳐 시청자 문자투표에서도 최하점에 그친 이지은이 결국 짐을 싸게 됐다.

 블루아이는 물론 레드윙즈 멤버들까지 눈물 범벅이 됐다. 그러나 이지은은 오히려 밝은 모습으로 “3주 연속 생방송 무대에서 같은 장르의 무대만 보여준 것 같아 시청자들에게 죄송했다”며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오늘 다른 장르로 색다른 무대를 보여준 듯해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고 담담히 말했다. 더불어 “블루아이가 꼭 우승해 블루스퀘어 무대에 나도 함께 설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우승팀의 특전인 11월 1, 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공연에는 탈락한 멤버도 설 수 있다. 댄서들에게 꿈의 무대인만큼 이지은으로서는 그 무엇보다 간절한 소망인 셈이다. 

 블루아이와 레드윙즈는 이제 28일과 10월5일 양일에 걸쳐 마지막 5차 생방송 대결을 펼치게 된다. 양일의 대결 점수를 합산해 더 높은 점수를 얻은 팀이 최종우승, 총상금 5억원(MVP 1억, 공연제작비 3억원)의 주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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