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기지 않는 아픔” 쌍둥이빌딩 테러참사 12주기 추모식

기사등록 2013/09/12 02:26:24

최종수정 2016/12/28 08:02:59

“오바마, 또다른 전쟁은 제발…” 유족 15세소녀 호소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월드트레이드센터 북쪽 타워가 공격을 받았던 오전 8시 46분 묵념과 함께 백파이프 연주단은 미국 국가 ‘스타 스팽글드 배너’ 연주를 시작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테러참사로 기억되는 9.11테러 12주기를 맞은 11일 추모식이 9.11 메모리얼 플라자에서 엄수됐다. 세월은 흘렀지만 아픔은 가시지 않았다. 참사현장에 모인 수백명의 유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의 사진이나 이름을 적은 종이와 꽃을 가슴에 품었고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쌍둥이 빌딩과 펜타곤, 그리고 공중납치돼 펜실베니아 상공에서 추락한 여객기 등 근 3천명에 달하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서가 이어졌다. 단상엔 유족 두명씩 나와 번갈아 10명의 이름을 불렀고 TV엔 그때마다 희생자의 얼굴이 비쳐졌다. 호명한 이들중엔 엄마 배속에 있어 아빠를 볼 수 없었던 열한살 된 소녀 노엘 마에즈도 있었다.  납치된 두 번째 비행기가 남쪽 타워와 부딛친 오전 9시3분과 납치 여객기가 펜타곤에 떨어진 9시37분, 북쪽 타워가 무너진 9시59분, 펜실베니아에 여객기가 추락한 10시3분, 남쪽 타워가 무너진 10시28분엔 각각 짧은 묵념의 시간이 이어졌다.  두 개의 쌍둥이빌딩이 있던 자리는 12년이 지난 지금 거대한 제단과도 같은 추모의 폭포로 바뀌었고 바로 옆엔 하늘 높이 치솟은 ‘원 WTC타워’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허드슨강 너머 저지시티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건너편 맨해튼을 바라보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당시 29세된 남동생을 잃었다는 캐시 스위프트(54)는 “내 애기같은 막내동생이었다”면서 “해마다 9월 11일을 맞는게 힘들다.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는게 아니라 더 마음이 아파온다”고 지워지지 않는 고통을 털어놓았다.  추모 현장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과 루디 줄리아니 전 시장, 뉴욕시경의 레이몬드 켈리 커미셔너, 뉴욕소방국 샐 카사노 커미셔너,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는 물론, 전날 뉴욕시장 예비선거의 격전에서 승리가 유력한 빌 디블라지오 후보도 함께 했다. 백악관에서도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별도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12년전 남편이 희생된 데니스 마투자(46)는 스태튼아일랜드에서 다른 50명의 유족들과 함께 왔다. 그녀는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 누구도 우리가 겪은 아픔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남편을 잃고 현장을 처음 찾은 대프니 데이비스(49)는 “난 열입곱살에 결혼했다. 그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그립다. 이곳에서 남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나긴 희생자의 이름을 부르는 시간이 지난후 브루클린 청년합창단의 노래와 추모의 트럼펫이 애절하게 이어지며 오후 1시경 추모행사는 끝이 났다.  테러로 삼촌이 희생됐다는 한 소녀(15)는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리아 폭격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소녀는 “삼촌이 돌아가셨을 때 난 겨우 세 살이었지만 너무너무 보고 싶다. 오바마 대통령이 또다른 전쟁을 시작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씻기지 않는 아픔” 쌍둥이빌딩 테러참사 12주기 추모식

기사등록 2013/09/12 02:26:24 최초수정 2016/12/28 08:02:59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