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쫑긋, 질척질척 유혹이여…불륜영화 '짓'

기사등록 2013/09/12 06:32:00

최종수정 2016/12/28 08:03:00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빤한 소재 '불륜'을 다룬 영화 '짓'이 출현했다. 한종운 감독은 "전형적인 상업영화에서 탈피해 색다른 불륜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짓'은 교수 '주희'(김희정)와 그녀의 어린 제자 '연미'(서은아), 연미와 바람난 주희의 남편 '동혁'(서태화)을 둘러싼 멜로물이다. 남편이 자신의 학생과 바람을 피우는 사실을 알게 된 주희는 그 제자를 집으로 끌어들여 함께 살게 된다. 세 남녀의 감정이 서로 얽히며 극은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한 감독은 "불륜이 소재이지만, 불륜을 정말 싫어한다"며 "주희가 동혁의 핸드폰에서 연미의 사진과 문자를 보고 불륜을 알아차리는 장면이 있는데,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내 여자친구 핸드폰에서 다른 남자와 누워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 영화 속 장면은 실제 경험담"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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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미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오빠로 인해 밤에는 술집여자, 낮에는 대학생의 삶을 산다. 오빠에게 돈을 빼앗기는 장면, 매를 맞는 장면은 연민을 자아낸다. 한 감독은 이런 식으로 불륜을 미화했다는 지적에 "연미의 오빠를 등장시키며 연미의 불쌍한 면을 부각시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륜을 정당화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단지 현실적으로 불륜 얘기를 그렸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를 현실적으로 다루고 싶었다. 마지막에 사이렌 소리를 삽입한 것도 연미의 죗값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불륜을 다룰 때 피의자인 동혁과 연미가 죽거나 깊은 나락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반대로 피해자가 큰 화를 입는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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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화와 신예 서은아의 베드신도 충격적이다. 동혁은 한 집에서 살게 된 연미를 향한 감정을 밀어내다 유리잔을 깨뜨린다. 피로 범벅된 손으로 다시 연미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한 감독은 "컵을 깨서 손에 피가 묻은 채로 베드신을 하는 것이 관객에게 충격적으로 다가가리라고 예상했다. 또 그렇게 비쳐지길 바랐다. 엔딩에 대한 복선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장면이다. 피가 묻은 손을 연미가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다 댔을 때 동혁이 연미를 와락 껴안는다.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상처 입은 손을 치유하는 모성애 같은 의미를 넣고자 했다. 몸에 피를 묻혀가며 이뤄지는 정사 장면은 그로테스크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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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꾸준히 고민했던 것이 어떻게 하면 관객의 눈과 귀와 마음을 두 시간 가까이 붙잡아 둘 수 있을까였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가 담겨있고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하더라도 재미가 없으면 관객에게 외면당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핵심으로 잡았던 것이 긴장감이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서스펜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영화의 큰 축은 서은아가 담당한다. 200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됐다. "데뷔작부터 노출이 많아서 부담은 있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다"며 첫 영화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베드신 외적으로도 미묘한 변화가 있는 캐릭터라 감정을 분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왜 동혁에게 집착하는지, 이 여자의 결핍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자 했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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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감독은 "외모, 발성, 감정전달, 시선처리 등 모든 게 내가 생각했던 연미의 모습이었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순간적인 집중력이 신인답지 않게 노련하다"고 칭찬했다.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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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쫑긋, 질척질척 유혹이여…불륜영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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