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쩐의 전쟁' 유럽프로축구 여름 이적시장 뜨거웠다

기사등록 2013/09/09 16:08:28

최종수정 2016/12/28 08:02:05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약 2개월여간 유럽 프로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2013년 여름 이적시장이 4일 막을 내렸다. 유럽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의 클럽들이 대어급 선수 영입을 통해 2013~2014시즌 전력 보강을 마쳤다.

 여름 이적시장은 성공적인 시즌을 위해 경기장 밖에서 펼쳐지는 돈의 전쟁이다. 구단의 재정적 안정을 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파이낸셜 페어플레이(FFP)’ 정책에도 불구하고 각 구단들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특급 선수 영입에 열을 올렸다. 유난히 대형 공격수들의 이동이 많았다. 돈 많은 부자 구단들의 행보는 이번 이적시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왼발의 호날두’ 가레스 베일(24·웨일스)이 1억 유로(약 1447억원)라는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며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브라질 신성’ 네이마르(21)도 FC바르셀로나로 둥지를 옮겨 유럽 축구에 발을 들여놨다. ‘인간계 최강' 라다멜 팔카오(27·콜롬비아)는 프랑스 AS 모나코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또한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 시즌 유럽 무대를 누볐던 태극전사들의 이적도 활발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을 비롯해 박주호(26·마인츠) 등이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또한 ‘제2의 홍명보’라고 불리는 홍정호(24)는 K리그 클래식 제주유나이티드를 떠나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로 둥지를 옮겼다.

 ▲베일, 레알 마드리드로 둥지 옮겨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산맥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는 이번 이적시장에서도 명문 구단의 면모를 과시했다. 당대 최고의 선수를 영입한 양 구단은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상품성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네이마르를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빼앗기면서 토트넘 핫스퍼(잉글랜드)의 에이스인 베일 영입에 더욱 공을 들였다. 결국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막대한 자금을 풀어 계약기간 6년의 조건으로 베일의 영입을 확정했다. 베일은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44경기에 출전해 26골을 기록하는 등 프리미어리그 MVP로 선정된 바 있다. 183㎝ 74㎏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체력과 빠른 돌파 능력을 지녔다. 또한 측면 수비 뿐 아니라 미드필더와 공격수까지 모든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멀티자원이다. 정확한 이적료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베일의 몸값은 1억 유로(약 144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의 역대 최고 이적료(9400만 유로)를 경신한 것이다. 베일의 가세로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와 함께 세계 최강의 측면 자원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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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를 영입해 리오넬 메시(25·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 최고의 골잡이를 보유하게 됐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이마르의 이적료는 5000만 유로에 달한다. 네이마르는 2009년 브라질의 산투스에서 데뷔해 4시즌 동안 102경기에 출전해 54골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는 브라질대표팀에 승선해 32경기에 나서 20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 잡지 ‘스포츠프로’가 선정한 ‘2013년 가장 시장성 있는 선수 50위’ 중 당당히 1위에 오른 주인공이다. 당초 네이마르는 산투스와 계약이 끝나는 내년 여름,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바르셀로나의 끊임없는 구애에 마음을 바꿨다.

 ▲“우리도 데려온다” 아스날, 외질 영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들도 돈 보따리를 풀었다. 델로잇 스포츠 비즈니스 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사상 최고액인 6억3000만 파운드(약 1조741억원)를 썼다. 특히 아스날은 이적시장 마지막 날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4240만 파운드를 들여 레알 마드리드에서 메수트 외질(25·독일)을 데려왔다. 8년 무관의 설움을 씻기 위한 공격적인 영입이었다. 외질은 아스날이 지난 2009년 1500만 파운드를 들여 영입했던 안드레이 아르샤빈(32·러시아)의 몸값을 넘어 뛰었다. 외질은 지난 2006년 고향 팀인 샬케04에서 프로에 데뷔해 베르더 브레멘과 레알 마드리드 등을 거치며 명성을 떨쳤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에서 3시즌 동안 뛰면서 159경기를 소화하며 정규리그와 코파 델레이(국왕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독일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A매치 47경기에 출전해 17골을 기록 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티 시티도 각각 미드필더인 마루앙 펠라이니(26벨기에)와 페르난지뉴(28브라질)를 영입해 스쿼드를 강화했다. 맨유는 이적료 3240만 유로를 들여 펠라이니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펠라이니는 맨유의 새로운 사령탑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 함께 에버턴(잉글랜드)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그는 옛 스승의 품에 다시 안겼다. 벨기에 국가대표인 펠라이니는 194cm의 큰 키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력이 탁월하다. 2008년부터 에버턴에서 활약하며 141경기에 출전해 25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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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시티는 페르난지뉴 영입을 위해 4000만 유로를 썼다. 페르난지뉴는 수비형 미드필더이지만 공격력도 겸비했다. 야야 투레(30·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중원을 책임지며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맨시티는 페르난지뉴 외에도 공격진 보강을 위해 스테판 요베티치(24·유고슬라비아)와 알바로 네그레도(28·스페인)를 각각 2600만 유로와 2500만 유로에, 그리고 헤수스 나바스(28·스페인)를 2000만 유로를 들여 영입했다.

 ▲ ‘큰 손’ 파리생제르맹· AS모나코

 프랑스 리그앙도 명문 리그 못지않은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번 이적시장의 최대어였던 에딘손 카바니(26·우루과이)와 라다멜 팔카오가 유럽 리그 양대 산맥인 스페인과 잉글랜드를 제치고 프랑스 무대를 택했다. 파리 생제르맹이 5450만 파운드로 카바니를 영입했고, AS모나코가 6000만 유로를 들여 팔카오를 안았다. 카바니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43경기에 출전해 38골을 폭발시켜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한 특급 골잡이다. 팔레르모와 나폴리를 거치며 현 소속팀 동료인 하비에르 파스토레(24), 에세키엘 라베치(28·이상 아르헨티나)와 호흡을 맞춘 바 있어 공격진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2·스웨덴) 등을 영입해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던 파리 생제르맹은 카바니의 가세로 더욱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했다.  

 팔카오는 프랑스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기록은 파리 생제르맹이 티아고 실바(29·브라질)를 영입할 때 지불한 5000만 유로다. 팔카오의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연봉은 1000만 유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카오는 지난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38경기를 뛰면서 28골을 넣었다. 메시와 호날두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골을 넣으며 ‘인간계 최강’이라고 불렸다. 모나코는 팔카오에 앞서 FC포르투(포르투갈)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제임스 로드리게스(22·콜롬비아)와 중앙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27·포르투갈)를 영입하며 7000만 유로를 썼다. 파리 생제르맹과 함께 프랑스 신흥 거부 구단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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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 폭등’ 태극전사들도 이동

 태극전사들도 이번 이적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데 한몫을 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 선발 기본 방침으로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을 내세우면서 태극전사들의 연쇄 이동이 예상됐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함부르크SV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독일 명문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둥지를 옮긴 것을 비롯해 박주호와 홍정호 등이 소속팀을 옮겼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 중 최고 이적료인 1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현지 언론들의 호평을 받으며 당당히 레버쿠젠의 일원이 됐다. 박주호는 FC바젤(스위스)을 떠나 독일의 마인츠로 이적했고, ‘제2의 홍명보’라고 불리는 홍정호는 K리그 클래식의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에 입단했다. 전 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진 기성용(24)과 박지성(32)은 각각 선더랜드(잉글랜드)와 PSV 에인트호벤으로 임대를 떠났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돼 한솥밥을 먹었던 구자철(24)과 지동원(22)은 각각 원소속팀인 볼프스부르크(독일)와 선더랜드(잉글랜드)로 복귀했다. 반면 아스날(잉글랜드)에서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박주영(28)은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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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44호(9월10일~23일 추석합본)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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