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유쾌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인기 없는 에세이'

기사등록 2013/09/08 09:01:00

최종수정 2016/12/28 08:01:34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나는 정부가 행동에 나서서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믿게 할 수 있는 헛소리의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고 확신한다. 만약 적절한 규모의 군대와 이들에게 평균보다 나은 급여 및 식사를 제공할 권한이 있다면, 단언컨대 나는 30년 안에 대다수 사람들로 하여금 어떠한 허튼소리도 믿게 할 수 있다. 2 더하기 2는 3이라거나, 물은 뜨거워지면 얼어붙고 차가워지면 끓는다거나, 그 외에도 국가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처럼 보이는 헛소리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195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20세기 최고의 지성 중 한 명인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은 '인기 없는 에세이'에서 독단론의 위험과 어리석음을 파헤친다.

 철학자들이 지켜야 할 강령을 과감히 무시하는 등 자신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간단하고 명쾌하며 위트가 넘친다. 인류에게 도움을 줬거나 해를 끼친 사상을 나열하는가 하면 브라우닝, 글래드스턴, 윌리엄 제임스, 아인슈타인, 레닌 등 그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에 대한 사담을 적기도 한다.

 책의 끝에는 1962년 6월1일 '타임스'에 발표될 자신의 부고 기사를 직접 작성해 수록했다. "러셀은 한평생을 천방지축으로 살았지만 그 삶은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으로 일관성이 있었고, 이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19세기 초의 귀족 출신 반역자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자평했다.

 "아직 살아 있는 친구들에게 그는 비상하게 오래 산 사람치고 몹시 재미난 인물로 여겨졌는데 여기에는 의심할 것도 없이 그의 변치 않는 건강이 큰 공헌을 했다"면서 "이는 또한 정치적으로 만년의 그가 왕정복고 이후의 밀턴만큼이나 고립돼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미 숨을 거둔 시대의 마지막 생존자였다"고 쓰기도 했다.  

 러셀은 서문에서 반어적인 책 제목에 대해 "멍청한 열 살배기 아이라면 좀 어렵게 느낄 만한 문장이 몇 군데 들어 있다"면서 "이러한 까닭에 다음의 에세이들이 인기를 끌 만한 글이라고 하기는 힘들 듯싶다. 그렇다면 '인기 없는'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밖에"라고 설명한다.  

 앞서 발표한 '인간의 지식'의 서문에 "내가 전문 철학자들만을 위해 글을 쓰지 않으며, 철학은 본래 지식층 일반의 관심사를 다룬다"라고 밝힌 것을 빌미로 서평가들이 "어려운 내용이 일부 들어 있는데 저런 말로 독자들을 속여 책을 사게 했다"고 비난한 것에 대한 유쾌한 반발이다. 장성주 옮김, 1만7000원, 함께읽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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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유쾌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인기 없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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