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최강전]고려대 이종현 활약의 착시효과

기사등록 2013/08/22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07:56:31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남자농구 프로-아마최강전 4강전 울산 모비스와 고려대의 경기에서 모비스 함지훈이 고려대 이종현의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3.08.2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남자농구 프로-아마최강전 4강전 울산 모비스와 고려대의 경기에서 모비스 함지훈이 고려대 이종현의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3.08.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27점 21리바운드. 괴물같은 기록이다. 2013 KB국민카드 농구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대학교 1학년 이종현(19·고려대)이 프로농구 챔피언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 올린 기록이다.

 이종현은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대회 준결승에서 27점 21리바운드라는 놀라운 기록을 올리며 고려대의 73-72 승리를 이끌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활약이다.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프로 선배들은 이종현의 어깨 너머만 바라봐야 했다.

 모두가 이종현을 향해 찬사를 보냈지만 대표팀에서 이종현을 지도했던 유재학(50·모비스) 감독은 달랐다.

 유 감독은 "이종현은 국내 무대에서 평가할 수가 없다. 프로에 와서 용병들과 겨뤄봐야 한다. 일대일로 넣은 점수는 거의 없다. 스텝으로 제치거나 중거리슛을 던지지 못했다"며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종현의 매치업 상대는 함지훈(29)으로 신장이 198cm다. 이종현(206cm)의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223cm)까지 고려하면 이종현은 자신보다 최소 10~15cm가량 작은 상대와 경기를 펼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높이의 우위는 예상대로였다. 21리바운드에서 알 수 있듯 림에 맞고 나오는 공은 거의 잡았다. 그런데 키 큰 사람이 많이 잡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다.

 함지훈을 상대로 포스트업 공격을 하지 못했다. 힘에서 밀렸고 대학리그에서는 자주 선보이는 발놀림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에는 체력적인 부담을 겪었다.

 수비도 여의치 않았다. 함지훈 특유의 리듬 있는 포스트업에 힘을 못 썼다. 함지훈은 18점(6어시스트)을 올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열아홉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에게 프로에서 최우수선수(MVP)상까지 수상한 선수를 상대로 한 직접 비교가 가혹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이종현은 국가대표, 함지훈은 국가대표가 아니다.

 또 이종현이 프로팀에 있었다면 함지훈의 높이로 매치업할 이유도 없다. 외국인선수가 상대하면 된다.

 이종현은 "저보다 10cm가량 작은 상대에게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함)지훈이 형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확실히 일대일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했다.

 유 감독의 평가에 대해선 "저의 부족함 점을 바로 지적해 주신 것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항상 느끼는 부분이고 지적도 많이 받는 부분이다"고 했다.

 양동근(모비스)은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대학생 동생들 모두 국제대회에서 무엇이 부족한 지 잘 느끼고 왔다. 나를 포함해 모두 더 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이종현은 개인기 연마와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일례로 이종현은 국내대회에서 훅슛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간간이 활용하지만 몸에 익지 않았다. 몸싸움도 좋아하지 않는다.

 신기성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어린 선수가 정말 놀라운 모습이다"면서도 "함지훈같은 개인기와 리듬까지 익힌다면 국내에서는 누구도 당할 수 없는 최강자가 될 것이다"고 했다.

 대학 무대에서 유일한 경쟁자로 꼽히는 김종규(경희대)가 내년에 졸업하면 이종현의 경쟁자는 대학무대에서 사실상 없다.

 현실에 안주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부에서 이종현과 국제경쟁력의 동반 발전을 위해선 조기 프로 진출이 절실하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이종현을 아끼는 유 감독이 '이종현 착시효과'를 딱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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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최강전]고려대 이종현 활약의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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