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야간에 잘 보이는 LED 행선판 교체
예산문제로 신규 저상버스만 적용 "확대를"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광주 시내버스가 밝아지고 있다. 시내버스의 노선번호와 주요 노선을 알려주는 이른바 행선판이 교통약자들을 위해 LED 조명으로 차례로 바뀌고 있는 것.
하지만 시민들의 좋은 반응에도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전체 시내버스 행선판이 LED 조명으로 바뀌는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973대의 시내버스 중 장애인들을 위해 도입한 저상버스 8대에 LED 행선판을 설치했다.
LED 행선판은 흐린 날이나 야간에도 일반 행선판보다 훨씬 눈에 잘 띄여 노선 번호를 알아보기가 편리하다.
시민들도 "편리하다"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순례(64·여)씨는 "나이를 먹으면 눈이 잘 안 보이는 것은 다 똑 같다. 비가 와서 날이 컴컴해지면 더 그렇다"며 "우리 같은 사람을 위해서 하루 빨리 모든 버스가 (LED 행선판이 설치돼)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저상버스를 오는 2016년까지 372대(전체 40%)로 확대하고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이 주·야간에 저상버스와 버스 노선 번호, 주요 노선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LED 행선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저상버스 이외의 다른 시내버스에도 LED 행선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LED 행선판을 교체하는데 시내버스 1대 당 들어가는 비용은 200여 만원. 전체 시내버스에 LED 행선판을 설치하는 데는 18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 해 300억원이 넘는 준공영제 시내버스의 보조금 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LED 행선판 교체 예산은 항상 우선사업의 뒤로 밀리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여서 시급하거나 반드시 올해 해야만 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예산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는 현재 90여 대의 저상버스에 LED 행선판을 모두 설치하지 못하고 신규 도입되는 저상버스 전면과 측면에만 LED 행선판을 설치하고 있다.
일반 버스도 내구연한을 초과해 폐차된 뒤 보급되는 새 차에 한 해 LED 행선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다"며 "눈이 어두운 노인들의 경우 기존 행선판이 쉽게 눈에 띄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낮에도 버스 노선 번호를 알아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마철이나 겨울에 눈이 올 경우 이 같은 불편은 더욱 심각하다"며 "교통 약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LED 행선판을 순차적으로 교체해 나갈 방침이지만 예산 문제 때문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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