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로 내몰린 야생동물 '로드킬' 급증

기사등록 2013/07/30 08:36:22

최종수정 2016/12/28 07:50:13

【춘천=뉴시스】박선애 기자 = 올 여름 길어진 장마 등으로 인해 산에서 먹이를 찾지 못한 동물들이 도로로 내려와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Road kill)이 늘고 있다.

 로드킬 사고는 동물의 피해를 넘어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9일 홍천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내륙지역 로드킬 건수는 90건으로 하루 평균 0.25마리의 동물이 도로 위에서 통행 차량에 부딪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와 지방도에서 발생한 사고나 관리기관에 제대로 신고되지 않은 사고까지 포함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로드킬 사고는 동물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2차 사고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지난 5월26일 오후 8시51분께 강원 홍천군 중앙고속도로 원창1터널 4㎞지점에서 홍천방면으로 달리던 투싼 승용차(운전자 박모씨·65)가 고라니와 충돌해 전복된 액티언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 박씨와 동승자 정모(62·여)씨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액티언 승용차는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고라니와 충돌하면서 전복됐으며 하마터면 연속 추돌 사고로까지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또 로드킬로 방치된 동물의 사체 역시 사고를 유발한다.

 앞서 지난 4월 오후 9시40분께 여주군 산북면 백자리 98번 국도에서 "고라니가 도로에 쓰러져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주경찰서 산북파출소 소속 윤태균(52) 경위가 뒤에서 주행 중이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로 성격에 따라 사고를 당한 동물의 처리 기관이 제각각이라 제때 수습되지 않는 것도 2차 사고 우려를 높이는 요소다.

 현재 고속도로는 도로공사, 국도는 국토관리사무소, 지방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관리를 맡고 있지만 로드킬 사고 처리는 대부분 시민 신고에 의존하다 보니 신속한 처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성심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강원지부 간사는 "도로 위로 내몰린 동물들과 운전자 등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도로변의 생태통로 등 로드킬 예방책이 마련돼고 있지만 사실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최소한의 안전책은 야간 주행 중 과속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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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로 내몰린 야생동물 '로드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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