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 뮤지컬 '엘리자벳' 출연 이유

기사등록 2013/07/25 18:23:31

최종수정 2016/12/28 07:49:14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전역 이후 컴백을) 음반이 아닌 뮤지컬로 해서 저도 걱정했어요. 두 번째 뮤지컬인데 너무 오래돼 걱정도 들었죠. 와중에 '엘라자벳'을 보자마자 지금 아니면 멋진 작품을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을 미루고 출연하게 됐습니다."

 가수 박효신(32)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엘리자벳' 프레스콜에서 죽음을 의인화한 캐릭터 '토드'를 맡은 소감을 밝혔다.

 박효신의 뮤지컬 출연은 2000년 '락햄릿' 이후 13년 만이다. 뮤지컬 '모차르트!'를 만든 극작가 미하일 쿤체(68),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66) 콤비의 작품인 이 뮤지컬의 넘버가 '매우 아름다워'서 출연하게 됐다. "매력적인 넘버를 멋지게 소화라는 배우들을 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드는 유럽에서 가장 성대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벳'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엘리자벳과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옴파탈이다. 환상과 실재를 오가는 캐릭터다. "누가 해도 이해하기 쉽지가 않은 인물인데 그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안 해본 것을 하고 싶게 만드는 제 안의 호기심도 작용했죠."

 토드를 맡게 된 뒤 꿈을 많이 꿨다. "죽는 꿈을 꾸거나 죽은 사람이 나타나거나 하는 꿈이었다"고 했다. "토드를 연기하는데 꿈이 제일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모니터를 자주 했습니다. 세계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어서 (지난해 초연에서 토드를 맡은) 준수 씨 것도 봤고, 모니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흡수하고 그 안에서 제 것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감미로운 발라드를 주로 부른 박효신은 '토드' 역으로 변신을 꾀한다. 지난해 9월 전역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머리를 노랗게 탈색하고 춤을 추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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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신이 왜 저렇게까지 하냐고 보시는 분이 있어요. 근데 그간 계속 진화되고 있었습니다. 하하하. 워낙에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을 보시니 그러실 수 있는데 콘서트에서는 춤도 추고 화려한 쇼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저는 어색하지 않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어색하지 않게 잘해볼 생각이에요. 연출자가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이날 프레스콜에서 박효신은 마이크가 의상에 걸려 애를 먹었다. "가슴 안이 뜨겁고 흥분도 많이 한 나머지 연습 당시 하나도 걸리지 않던 마이크가 의상에 걸려서 속을 썩였다"면서도 "막이 내릴 때까지 차근차근 열심히 해서 많은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2월 이 작품의 국내 초연 멤버인 한류그룹 'JYJ' 멤버인 뮤지컬스타 김준수(26)와 '두 도시 이야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통해 차세대 뮤지컬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전동석(25)이 박효신과 함께 토드 역에 트리플 캐스팅됐다.

 황실에 갇힌 채 자유분방한 삶과 사랑을 꿈꾸는 비운의 황후가 되는 엘리자벳으로는 청아한 목소리가 매력으로 MBC TV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 멘토로 활약한 뮤지컬배우 김소현(36)이 캐스팅됐다. 초연에서 이 역을 맡아 뮤지컬 상을 휩쓴 뮤지컬스타 옥주현(33)과 나눠 맡는다.

 "배우 출신인 로버트 조 핸슨 연출이 여자의 속마음을 꼼꼼하게 지도해줘서 감사해요. 옥주현 씨도 너무 많이 도와줘서 고마워요. 한 여자의 일생을 연기하다 보니 책이나 영화보다 실제 여자로서 어떻게 살았는지 그 내면을 생각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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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즌에 엘리자벳을 연기한 옥주현과 뮤지컬배우 김선영(39)이 좋은 연기를 해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그러나 여배우로서 실제 살아 있는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생동감이 느껴져 설렌다"면서 "이번에 새롭게 데뷔하는 느낌"이라고 즐거워했다.

 지난해 엘리자벳으로 '한국 뮤지컬 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한 옥주현은 "더 깊어진 엘리자벳으로 돌아오겠다"고 바랐다. 지난해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엘리자벳' 초연 20주년 기념 무대에 한국 대표로 오르기도 했다. "1000회 이상 공연한 오리지널 배우들을 만나니 깊이가 느껴져 많은 것을 배우고 왔다"면서 "이것을 잊지 않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부연했다.

 작곡가 르베이는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배우들이 보여주는 능력은 최고 수준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노래와 연기 춤 등을 세계가 공유해야 한다"면서 배우들을 일일이 칭찬했다.

 초연에 이어 두 번째 시즌에도 연출을 맡게 된 미국 브로드웨이 출신 연출가 로버트 조 핸슨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다이애나 공주와 같은 엘리자벳을 현실의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다"면서 "관객들이 보기에 접근이 편리하도록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을 매만지고 있지만, 수년간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엘리자벳이 죽음을 사랑했다고 주장하며 관객들을 극 속으로 이끄는 해설자 '루케니' 역에는 KBS 2TV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 중인 가수 겸 탤런트 이지훈(34)과 지난해 루케니 역으로 주목받은 뮤지컬스타 박은태(32)가 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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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합스부르크 제국을 지배했던 통치자이자 평생 엘리자벳 만을 사랑한 황제 '프란츠 요제프'는 뮤지컬배우 윤영석(42)과 민영기(40)가 초연에 이어 다시 한 번 연기한다. 뮤지컬배우 이정화(49)도 '소피 대공비' 역으로 돌아온다.

 엘리자벳의 자유로운 사상과 풍부한 감성을 똑 닮은 아들 루돌프 황태자 역에는 뮤지컬배우 김이삭(27)과 '위대한 탄생' 시즌1 출신 가수 노지훈(23)이 더블캐스팅됐다. 노지훈은 이 작품이 뮤지컬 데뷔작이다.

 '엘리자벳'은 26일부터 9월7일까지 볼 수 있다. 3만~14만원, EMK뮤지컬컴퍼니·마스트엔터테인먼트. 02-6391-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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