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참사][스케치]"아버지 대답해봐요" 눈물과 침묵속 끝난 '화장'

기사등록 2013/07/21 15:10:21

최종수정 2016/12/28 07:47:42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외동아들을 끔찍이 아끼던 아버지를 화장로 안으로 들여보낸 아들은 1평 남짓한 관망실을 뜨지 못했다.

 조금은 작은 듯 몸에 꽉 끼는 검은 양복을 입은 고인의 아들은 자신의 앞에 놓인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며 계속 말을 걸었다. 사진 속 고인은 온화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남편의 시신이 화장로에 들어간 뒤 2층 유가족 대기실로 올라갔던 고인의 아내는 올라오지 않는 아들을 찾아 1층 관망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사진 앞에 고개를 숙인 채 말을 건네고 있던 아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들은 관망실에 서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간간이 서로 안으며 위로할 뿐이었다. 타국에서 홀로 가장을 떠나 보낸 고(故) 이승철(54·중국)씨의 가족은 그렇게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21일 오전 고대구로병원에서 합동영결식을 마친 노량진 수몰 사고 희생자 7명의 시신은 낮 12시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시립 승화원에 도착했다.

 승화원 화장장 입구에 멈춰선 운구차에서 시신과 고인의 유품이 차례로 내려졌다. 짧은 추모의 묵념을 마친 유가족들은 황망히 떠나버린 고인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조용히 흐느꼈다.

 고(故) 이명규(60)씨의 시신부터 고(故) 임경섭(44)씨의 시신까지 나이순대로 시신이 하나씩 화장로 안에 들어가자 유가족들은 애써 참았던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열하기 시작했다.

 더는 불러볼 수 없게 된 고인을 목놓아 부르다 힘이 빠져 부축을 받으며 발걸음을 옮기는 유가족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화장장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유가족들의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짧은 대화와 긴 침묵이 2시간 동안 반복됐다.

 사고 소식을 듣고 중국에서 넘어온 한 유가족은 "비 오는 날 그렇게 일을 시키면 어떻게 하느냐"고 원망하면서도 "총영사관에서 잘 도와줘서 무사히 장례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고인이 아들을 유독 아꼈다"며 "갑작스럽게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화장 의식이 끝난 뒤 한 줌의 재로 다시 만난 고인 앞에서 유가족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고인의 영정사진과 유골함을 두 손에 품은 유가족들은 오후 2시30분께 개별 장지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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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참사][스케치]"아버지 대답해봐요" 눈물과 침묵속 끝난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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