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喝(할)] 항공사 성수기 횡포 '고가 일반석' 논란

기사등록 2013/07/18 05:00:00

최종수정 2016/12/28 07:46:48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가능한 일반석 가격이 2배가 넘는다 항의'

【전국=뉴시스】김태겸 기자 =
'일반석 차별화로 편법 돈벌이 의혹까지'
'A항공, 가격만 비싼 '명품 일반석' 논란'

▪승객 : "그럼 비즈니스석 뿐만이 아니라 전 좌석이 모두 매진이 된겁니까?"

▪항공사 : "일반석이 여러가지 단계로 나뉘어 있어서요 (비즈니스 좌석으로)업그레이드가 가능·불가능한 식으로 되서요. (일반석 중에)저렴한 좌석이 판매가 되고 좌석이 얼마 안남은 상태라서...'

▪승객 : "이코노미(일반석) 좌석인데도 저렴하고 (2배나)비싼게 있나요?"

▪항공사 : "그렇죠! 마일리지가 업그레이드 안 되는 항공권이 조금 더 저렴하고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가)가능한 항공권이 조금(?) 더 비싸죠."

▪승객 : "(만석이라서)업그레이드가 안 된다면서요. 지금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것이, 좌석이 다 만석이고 대기도 만석이여서 사실상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가 불가한데 편도 일반석이 왕복 티켓 값인 2배를 더 지불하라구요...이게 말이 됩니까?"

해외여행이나 업무차 잦은 출국을 경험하는 경우에 이런 경우를 종종 겪는다. 언제부터인가 일반석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천차만별의 가격은 명품 일반석이라 불릴 만큼 그 가격이 고액에 달한다.

일반석(이코노미)은 좌석의 폭이나 앞뒤 넓이가 모두 좁아 편안함 보다는 실용성 있는 가격을 선택한 승객들의 좌석이다. 그런 일반석을 항공사가 여러가지 종류의 가격으로 나누면서 일반석이 고가의 '명품 가격'으로 둔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위 대화 내용은 국내 유명 항공사인 A항공 예약 부서와의 티켓을 예매하려는 승객과의 통화 내용으로 이미 국내 메이저 항공사들의 무분별한 항공가격 책정은 부당이득 의혹이 제기될 만큼 그 불신이 커져있다.   

승객들은 왜 일반석인 이코노미의 가격을 두 배가 넘게 지불하며 구입을 해야 하는지, 일반석(이코노미)이 비즈니스석 가격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명품 가격으로 어떻게 둔갑했는지에 대해 국내 메이저 항공사와 이를 관리하는 기관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뉴시스는 취재 과정에서 항공사 측에 일반석을 부당하게 고가의 티켓으로 둔갑시켜 판매한다는 제보를 받고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자 항공사 측은 "출발지와 목적지에 따라 운임에 종류가 여러 가지구요...그 운임종류마다 룰이라는 게 있습니다..."라며 얼렁뚱땅 취재진의 답변을 넘어가려 했다.  

취재진은 직접 항공사에서 부르는 가격과 인터넷 구입 시 일반석 가격을 비교해 봤다. 동일한 노선인 이 항공권의 왕복 항공요금은 일반석 690100원으로 편도는 345500원이다.

그러나 문제의 해당 A항공사가 제시한 가격은 왕복요금의 두 배가 넘는 160만원대의 일반석 가격을 요구하며 “고객님께서 많이 타보셔서 아시겠지만, 마일리지가 업그레이드 안 되는 항공권이 조금 더 저렴하고 가능한 항공권이 조금 더 비싸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해당 일반석의 가격은 비즈니스 좌석을 구입하는 요금만큼이나 고가에 거래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A항공 측은 70~80만원의 평소 가격을 16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높여서 제시한 꼴이다. 이는 해당 항공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가격과는 무려 2배가 훌쩍 넘는 가격이다.

이런 일반석들의 큰 가격차이를 항공사 관계자에게 묻자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좌석과 불가능한 좌석의 가격이 다릅니다. 고객님~"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이에 부당한 거래라고 항의하자 "뿐만이 아니라 그 운임에 항공권은 그 조건 외에도 유효기간이 다른 저렴한 항공권보다는 길거나 아니면 환불수수료나 재발행 수수료에 대해서는 다른 제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추가적인 설명을 늘어놓았다.

항공사에 추가로 던진 질문들은 "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데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던 일반석이라는 이유로 고가에 판매를 하는가?" "그 비싼 이유가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좌석이어서라는데 지금 가능한 좌석이 만석이여서 불가능한 좌석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하나?" 등의 질문이였지만 이렇다 할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항공사 측의 관리자라며 연결된 전화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일반석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론 이미 만석이 되어 비즈니스석으로 승급이 불가했으며 가격은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에 두배가 넘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취재진은 항공사가 주장하는 항공 운임 규정에 대한 세부 증빙을 요구하자 그 운임종류마다 룰이라는 것이 있다고 설명하지만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 해당 규정에 대해서는 더욱이 자세히 알지 못하였고 심지어 "우리는 회사의 규정대로 할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메이저 항공사인 B항공사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으나 가격은 A항공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었지만 그 차이는 미미했다. 이미 좌석은 만석이고 대기 명단조차 더 이상 받지 못하는 상태였고 남은 좌석은 일반석 중에 비싼 좌석(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가능)들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것이 A항공과 같은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좌석이기 때문이지만 역시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는 할 수 없는 티켓이었다.

이제 항공기는 대중교통으로서 없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국내외 업무나 여행을 위해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항공기는 필수 조건이 된지 오래다. 이런 항공 운임은 다른 교통편에 비해 고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과 서비스 측면 등을 모두 고려할 때 그 고가의 비용을 감수하고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항공사들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정당한 마케팅 보다는 성수기에 한탕 올려보겠다는 의도로 일반석까지 여러 가격형태로 분류하여 고가 판매를 유도하여 가격을 올려 받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항공기의 좌석은 가격에 따라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 이렇게 3개의 좌석으로 분류된다. 또 각 항공사들은 항공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며, 해당 항공사를 이용할 때나 항공사와 제휴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항공사 마일리지를 적립 받게 하고 있다. 이런 마일리지는 곧 해외 출장이나 여행 시 무료항공권과 일반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등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사용한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저희(국토해양부)가 인가를 하는 것은 항공운임의 상한가를 정해주는 것이지 항공사 운임의 높고 낮음의 세부사항까지를 관여하지는 않고 오히려 각 항공사의 영업 재량에 맡기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난 2009년 당시 각 항공사의 마일리지에 대해서 대대적인 조사를 거쳐 일부 제도개선을 가진 바 있다. 이런 경우 공정거래법상 소비자와 사업자간의 거래상 지위남용으로 불이익 제공의 여지는 있어 불공정 거래 행위로서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검토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해외 출국을 위해 인천 국제공항을 방문한 여행객 50여 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실시했으나 대체적으로 시민들은 일반석인 이코노미석이 이렇듯 고가의 명품 가격으로 둔갑하여 판매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반응했다.

시민들은 주로 "정말 급하지 않는다면 구입할리 없겠죠?" "편도라면서요 말도 안됩니다“ ”누가 그런 티켓을 구입합니까?" “정말 급하다면 모르겠지만 전 아니라고 봅니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삼성동에 거주하는 박 모(41)씨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성수기 때는 마일리지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항공사가)주로 마일리지를 비수기 때로 돌리려 한다는 뜬소문이 사실인가 보다. 그렇게 유도하는 것이 그들(항공사)의 정책인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 국민들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이 된 항공사들의 이런 모습에서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며 불신을 보였다. 

■ '시사 할(喝)'은 =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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