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청사 어린이집 폭행 '정서적 학대' 판명
'학대에는 분명히 징후가 있다…관찰 절실'
'0~3세 사이는 자아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
【전국=뉴시스】김태겸 기자 = 지난달 뉴시스가 단독으로 보도<2013. 5. 10일자>한 '세종청사 어린이집 만1세 아동 폭행' 사건은 발생 이후 아동보호기관이 어린이집 내 CCTV 2주간 분량을 확인한 결과 선생들의 원아 학대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아동보호기관인 '굿네이버스'는 해당 피해 학부모들과 세종시청,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에 CCTV 판독 결과 '어린이집 아동에 대해 정서적 학대가 있었다'는 판결을 통보했다.
뉴시스는 사건이 최초 보도된지 1개월 반을 지나고 있는 지난 24일 해당 피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사건 이후의 변화에 대해 취재했다.
다시 방문한 어린이집은 원장과 원감 없이 보건선생이 임시원장직무대행을 맡아 운영하고 있어 한눈에도 아직 정상화가 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당초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발빠르게 대처하겠다'고 했던 안전행정부와 청사관리소 측의 답변은 이행되지 않았다.
한 피해부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그 당시 발생한 부산어린이집 폭행사건처럼 등짝에 피멍이 날 정도로 아이들이 얻어맞질 않아서 폭행사건이 경미하답니다…그래서…"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2달이 다 돼가는 이 사건은 해결은 고사하고 오히려 문제만 크게 불거져 학부모들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또 당초 세종청사로 내려오기 전에 느낄 수 없었던 정부에 대한 실망과 피해의식도 커 해당 지자체에 대한 항의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취재진은 청사 내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정서적 학대'가 과연 어떠한 상태이고 어떤 의미인지 전문가들을 통해 알아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학대는 신체적인 학대와 정서적인 학대로 나뉜다. 신체적인 학대는 말 그대로 꼬집기, 때리기 등을 비롯해 아이의 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체벌을 말하는 것이고 정서적 학대는 폭언, 소리 지르기, 위협하기, 지나친 훈육의 반복 등을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아동 폭행 사건과 관련 먼저 이러한 학대가 있었다면 분명히 아이들에게서 어떤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며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신체적 학대의 징후로 보통 특정 부위의 반복적인 상처 발생, 넘어져서 다칠 수 없는 부위의 상처 발생, 도구로 생긴 상처 발생, 자해행위, 갑작스런 폭력적 행동 증가,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 등의 징후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서적 학대의 경우는 심리적으로 지나친 위축, 야뇨증, 실수에 대한 극단적 두려움, 이전에 쓰지 않던 욕설 사용, 어린이집 거부 등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사회임상심리학저널인 메디컬뉴스투데이는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 대학 연구팀이 어릴적 정서적 학대를 받은 학생들을 상대로 관계의 안정도와 만족도 연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정서학대에는 성, 신체, 감정적 학대와 무시가 포함되며 그 결과 어릴적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자기 비하에 빠져 타인과 관계 형성을 갖는데 나쁜 영향을 받게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한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경향(정서적 학대)이 더욱 뚜렷해 질 것이고 결국 정서적인 학대가 개인 성격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대전가정행복상담소' 이순옥 소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0~3세 사이에 대부분 성격, 감정, 지적인 부분들의 자아가 형성된다. 상담을 해보면 어릴적 정서적인 학대를 받은 것이 커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부모 손에서 떨어져 어린이집 등의 위탁시설에 맡겨져 타인으로부터의 정서적 학대를 받을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유아들에게 우유를 먹일 때도 아이를 안고 눈을 맞춰가며 우유를 먹이며 교감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우유병만 입에 꽂아 놓고 방치할 경우 아이가 후에 자폐증 등의 병에 노출될 확률이 매우 높으며 방치, 방관, 방임, 방조 등의 경우도 매우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영아의 경우에는 무언가 잘못을 해서 꾸중을 들을 때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할 만큼 아주 민감한 시기이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암환자들은 자신들이 가장 아프다고 생각하고 타인들이 봐도 그렇게 인식하는데 정작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겉으로는 멀쩡하다. 그러나 실제 그 아픔은 더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못견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어렸을 때 받은 정서적인 학대 등은 50~60세가 넘어도 그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거나 또는 더 심각한 상태로 악화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부모들은 이를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들과의 상담 등을 통해 즉시 치료해 줘야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행동에서 학대로 인한 징후가 보인다 하더라도 선생님에게 직접적인 항의를 하거나 어린이집을 옮긴다든가 할 경우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심리적인 부담을 주게 되므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서서히 환경을 바꿔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피해 학부모들은 청와대, 총리실, 검찰 등에 각종 민원을 제기하며 경찰이 현장조사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려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있는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 입회 하에 수사기관이 함께 해당 CCTV를 보며 아동보호기관이 판결한 '정서적 학대'부분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세종청사 어린이집 만1세 원아 피해 학부모들 대부분은 현재 위탁 운영 중인 공주대학교와의 위탁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 '시사 할(喝)'은 =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email protected]
'학대에는 분명히 징후가 있다…관찰 절실'
'0~3세 사이는 자아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
【전국=뉴시스】김태겸 기자 = 지난달 뉴시스가 단독으로 보도<2013. 5. 10일자>한 '세종청사 어린이집 만1세 아동 폭행' 사건은 발생 이후 아동보호기관이 어린이집 내 CCTV 2주간 분량을 확인한 결과 선생들의 원아 학대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아동보호기관인 '굿네이버스'는 해당 피해 학부모들과 세종시청,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에 CCTV 판독 결과 '어린이집 아동에 대해 정서적 학대가 있었다'는 판결을 통보했다.
뉴시스는 사건이 최초 보도된지 1개월 반을 지나고 있는 지난 24일 해당 피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사건 이후의 변화에 대해 취재했다.
다시 방문한 어린이집은 원장과 원감 없이 보건선생이 임시원장직무대행을 맡아 운영하고 있어 한눈에도 아직 정상화가 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당초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발빠르게 대처하겠다'고 했던 안전행정부와 청사관리소 측의 답변은 이행되지 않았다.
한 피해부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그 당시 발생한 부산어린이집 폭행사건처럼 등짝에 피멍이 날 정도로 아이들이 얻어맞질 않아서 폭행사건이 경미하답니다…그래서…"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2달이 다 돼가는 이 사건은 해결은 고사하고 오히려 문제만 크게 불거져 학부모들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또 당초 세종청사로 내려오기 전에 느낄 수 없었던 정부에 대한 실망과 피해의식도 커 해당 지자체에 대한 항의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취재진은 청사 내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정서적 학대'가 과연 어떠한 상태이고 어떤 의미인지 전문가들을 통해 알아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학대는 신체적인 학대와 정서적인 학대로 나뉜다. 신체적인 학대는 말 그대로 꼬집기, 때리기 등을 비롯해 아이의 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체벌을 말하는 것이고 정서적 학대는 폭언, 소리 지르기, 위협하기, 지나친 훈육의 반복 등을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아동 폭행 사건과 관련 먼저 이러한 학대가 있었다면 분명히 아이들에게서 어떤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며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신체적 학대의 징후로 보통 특정 부위의 반복적인 상처 발생, 넘어져서 다칠 수 없는 부위의 상처 발생, 도구로 생긴 상처 발생, 자해행위, 갑작스런 폭력적 행동 증가,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 등의 징후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서적 학대의 경우는 심리적으로 지나친 위축, 야뇨증, 실수에 대한 극단적 두려움, 이전에 쓰지 않던 욕설 사용, 어린이집 거부 등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사회임상심리학저널인 메디컬뉴스투데이는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 대학 연구팀이 어릴적 정서적 학대를 받은 학생들을 상대로 관계의 안정도와 만족도 연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정서학대에는 성, 신체, 감정적 학대와 무시가 포함되며 그 결과 어릴적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자기 비하에 빠져 타인과 관계 형성을 갖는데 나쁜 영향을 받게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한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경향(정서적 학대)이 더욱 뚜렷해 질 것이고 결국 정서적인 학대가 개인 성격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대전가정행복상담소' 이순옥 소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0~3세 사이에 대부분 성격, 감정, 지적인 부분들의 자아가 형성된다. 상담을 해보면 어릴적 정서적인 학대를 받은 것이 커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부모 손에서 떨어져 어린이집 등의 위탁시설에 맡겨져 타인으로부터의 정서적 학대를 받을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유아들에게 우유를 먹일 때도 아이를 안고 눈을 맞춰가며 우유를 먹이며 교감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우유병만 입에 꽂아 놓고 방치할 경우 아이가 후에 자폐증 등의 병에 노출될 확률이 매우 높으며 방치, 방관, 방임, 방조 등의 경우도 매우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영아의 경우에는 무언가 잘못을 해서 꾸중을 들을 때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충분한 설명이 필요할 만큼 아주 민감한 시기이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암환자들은 자신들이 가장 아프다고 생각하고 타인들이 봐도 그렇게 인식하는데 정작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겉으로는 멀쩡하다. 그러나 실제 그 아픔은 더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못견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어렸을 때 받은 정서적인 학대 등은 50~60세가 넘어도 그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거나 또는 더 심각한 상태로 악화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학대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부모들은 이를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들과의 상담 등을 통해 즉시 치료해 줘야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행동에서 학대로 인한 징후가 보인다 하더라도 선생님에게 직접적인 항의를 하거나 어린이집을 옮긴다든가 할 경우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심리적인 부담을 주게 되므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서서히 환경을 바꿔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피해 학부모들은 청와대, 총리실, 검찰 등에 각종 민원을 제기하며 경찰이 현장조사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려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있는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 입회 하에 수사기관이 함께 해당 CCTV를 보며 아동보호기관이 판결한 '정서적 학대'부분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세종청사 어린이집 만1세 원아 피해 학부모들 대부분은 현재 위탁 운영 중인 공주대학교와의 위탁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 '시사 할(喝)'은 =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