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소재 연극 '순이 삼촌' 30일까지 공연

기사등록 2013/06/10 15:53:39

최종수정 2016/12/28 07:35:19

【서울=뉴시스】강영온 기자 = 역사 속에 묻혀지는 듯 했던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 '순이 삼촌'(서울 충무아트홀 공연)이 연극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연극 '순이 삼촌'은 1978년에 발표된 현기영의 동명 중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금기처럼 여겨지던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문제 삼은 이 작품은 당시 제주도 민중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극은 30여년 전 4·3사건을 겪으며 두 아이를 잃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던 순이 삼촌(제주에서는 촌수를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분 없이 삼촌이라 부른다)이 그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환청증세를 겪는 등 힘겨운 삶을 이어가다 결국 자살하고 마는 사건을 다룬다.

 관객들에게 30여년 전의 참혹한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과거가 없이는 현재도 존재할 수 없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다양한 상징적 코드들이 작품이 표방하는 메시지의 심도를 더욱 심화시키지만, 젊은 세대들 역시 함께 공감할 수 있을만큼 젊은 감각도 엿보인다.

 순이 삼촌 역은 수십 년의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여배우 '양희경'이 맡았다. 드라마 '아이리스2'를 통해 인기를 얻은 '백성현'이 작품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나'로 분하고, 아역출신 배우 오현철과 서지승 등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국민 아버지'로 불리는 탤런트 이순재는 예술감독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기대하게 한다.

 제주출신으로 연기자들에게 제주방언 연기지도를 한 부두완 전 서울시의원은 "나도 할아버지 형제 두 분이 4·3사건으로 인해 돌아가셨다"며 "이 연극이 제주의 아픔과 넋을 보듬고, 제주도가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극 '순이 삼촌'은 오는 30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좌석은 전석 5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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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 소재 연극 '순이 삼촌' 30일까지 공연

기사등록 2013/06/10 15:53:39 최초수정 2016/12/28 07: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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