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맛집]이태원에서 만끽하는 스페인…‘봉고’

기사등록 2013/06/02 08:21:00

최종수정 2016/12/28 07:32:58

【서울=뉴시스】김정환의 ‘맛있는 집’

 ‘무적함대’, ‘투우’, ‘플라멩코’ 등이 상식의 전부일 정도로 스페인은 낯선 나라였다. 그랬던 이 나라가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등 유명 축구클럽들이 포진한 프리메라 리가와 산티에고로 향하는 순례길로 언제부터인가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 됐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친숙한 나라도 못 가본 처지에 언강생심 무슨 스페인이냐’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스페인 정통의 맛만큼은 당장에라도 서울 한복판에서 만끽할 수 있다.

 이태원 제일기획에서 한강진역 방향으로 내려가다 우측에 자리한 ‘봉고’(02-797-7159) 덕분이다. 주소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3-134’다.

 빨간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입구를 지나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메뉴가 가득 적힌 칠판과 거꾸로 매달린 와인 컵들이 묘한 대비를 이루는 칵테일 바, 나무 테이블과 나무 의자가 짝을 이룬 자리들이 왠지 모를 정감을 자아낸다. 지구 반대편 스페인의 어느 소도시로 순간이동을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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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패니시 타파스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곳답게 다채로운 ‘타파스(Tapas)’를 맛볼 수 있다. 타파스는 스페인에서 주요리를 먹기 전 작은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소량의 전채요리를 말한다. 타파(tapa)는 ’덮개‘, ’뚜껑‘이라는 뜻인데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먼지나 곤충으로부터 음식을 보호하기 위해 타파를 덮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돼지 다리를 그늘에 말린 ‘하몽’, 그것도 최고급으로 치는 ‘이베리코 하몽’,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인 ‘초리조’, 청어를 절인 ‘엔초비’ 등 현지에서 직송했거나 현지 조리방식 그대로 국내에서 제조한 식재료로 만든 30가지가 넘는 타파스와 ‘빠에야’ 등 다채로운 라이스 메뉴를 내놓는다. 소량의 전채요리라고 해도 남녀 2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가격도 싼 것은 몇 천원이고, 비싼 것도 2만원 미만이라 부담 없이 여러 가지를 시켜 골고루 맛볼 수 있다. 딥 프라이드 포크찹 커틀릿, 햄버거 스테이크, 매콤한 해산물 스튜 등 푸짐하고 다양한 메뉴들도 주문할 수 있다.

 특히, 평일 런치에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10가지 이상의 타파스가 준비되는 애피타이저 바를 이용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애피타이저 바 메뉴에 메인요리 등이 포함된 브런치 바를 이용할 수 있다.
 스페인산 레드 와인을 비롯해 샹그리아 등 칵테일 맥주, 커피 등을 비롯한 다양한 주류와 음료도 구비돼 있다. 기회가 된다면 타파스에 모히토 한 잔을 곁들이면서 모히토가 16세기 스페인의 중남미 첫 식민지였던 카리브해의 쿠바가 고향이라는 사실을 떠올려 봐라. 묘한 기분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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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에서 빠뜨릴 수 없는 메뉴가 바로 세고비아의 전통 음식 ‘코치닐요(Cochinillo)’다. 현지에 가지 않으면 국내에서는 접할 수 없는 메뉴다. 새끼 돼지를 통째로 오븐에 구운 것으로 최소 사흘 전에 예약해야 한다. 국내산 새끼돼지를 사용해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다. 4~6인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적잖은 가격(30만원)인데도 한 달 평균 4팀 가량이 주문할 정도로 숨겨진 인기 메뉴다.

 가게 앞으로 테라스를 갖춰서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날 좋은 날 오후에는 유럽의 노천카페에 와있는 것처럼 운치 있는 식사가 가능하다. 당연히 예약하지 않으면 앉을 수 없다. 혼자 가도 바에서 얼마든지 타파스와 술을 즐길 수 있다.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자정(금·토요일은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문을 연다. 평일 오후 3~5시에는 주문을 받지 않는다. 주차는 발렛파킹을 이용하면 된다.

 문화부 차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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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맛집]이태원에서 만끽하는 스페인…‘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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