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영화 '몽타주'의 배우 정해균이 14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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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지난해 11월8일 개봉해 273만명을 사로잡은 박시후(35) 정재영(43)의 액션 스릴러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진범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이두석’(박시후)이 진범으로 굳어질 때쯤 느닷없이 등장한 의문의 남자 ‘J’가 자신이 진범으로 드러나자 ‘내가 이겼다’고 과시라도 하듯 싸늘하게 웃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토록 섬뜩하고 저주스럽던 ‘악인’이 이번에는 만면에 웃음을 짓게 만드는 좌충우돌, 사고뭉치 허당 ‘최 형사’로 변신해 돌아왔다. 엄정화(44) 김상경(41)의 휴먼 스릴러 ‘몽타주’에서 짧지만 강한 웃음폭탄으로 어둡거나 무거울 수 있는 작품에 숨구멍을 뚫어준 정해균(45)이다.
‘내가 살인범이다’ 당시 한 편으로는 연쇄살인마다운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현시욕 강한 성격을 상징하듯 다소 변태스러운 이미지를 보인 그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정작 그는 머리카락이라도 보일세라 꼭꼭 숨어있어야 했다. 한 동안 포털사이트의 영화 소개 속 등장인물 코너에도 정해균은 없었다. 영화 후반부를 이끈 또 다른 주인공이지만 무대인사도 못했고, 인터뷰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었죠. 제가 등장하는 것 자체가 반전이었으니까요. 마케팅 차원에서 제 존재를 철저히 비밀에 부친 것이죠.”
정해균에게 있어 ‘내가 살인범이다’는 2000년 주연한 ‘공포택시’(감독 허승준) 이후 13년 만의 영화다운 영화다. 서울예대 연극과(88학번)를 나와 연극배우로 쭉 활동하다 이때 스크린을 노크해 주목 받았다. 그러나 이후 주요 배역으로 참여한 영화들이 엎어지고 무너지면서 여러 영화에서 단역에 그쳤다. ‘영화는 내 길이 아닌가 보다’며 돌아섰다. 그러다 우연히 2011년 5월 서울 대학로에서 정해균이 출연한 연극을 관람한 정병길(33) 감독이 그에게 반해버리면서 꺾었던 꿈을 스크린에서 다시 펼 수 있게 됐다.
“정 감독이 제게 전화해 ‘영화 하나 같이 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그만한 배역을 주는가 보다 생각하고 만났는데 그런 큰 배역이었던 거에요. 속으로 나를 뭘 믿고 이 배역을 주는 것이지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죠.”
까무라 칠 일은 또 있었다. “절대 드러나면 안 된다는 거에요.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토록 섬뜩하고 저주스럽던 ‘악인’이 이번에는 만면에 웃음을 짓게 만드는 좌충우돌, 사고뭉치 허당 ‘최 형사’로 변신해 돌아왔다. 엄정화(44) 김상경(41)의 휴먼 스릴러 ‘몽타주’에서 짧지만 강한 웃음폭탄으로 어둡거나 무거울 수 있는 작품에 숨구멍을 뚫어준 정해균(45)이다.
‘내가 살인범이다’ 당시 한 편으로는 연쇄살인마다운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현시욕 강한 성격을 상징하듯 다소 변태스러운 이미지를 보인 그에게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정작 그는 머리카락이라도 보일세라 꼭꼭 숨어있어야 했다. 한 동안 포털사이트의 영화 소개 속 등장인물 코너에도 정해균은 없었다. 영화 후반부를 이끈 또 다른 주인공이지만 무대인사도 못했고, 인터뷰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었죠. 제가 등장하는 것 자체가 반전이었으니까요. 마케팅 차원에서 제 존재를 철저히 비밀에 부친 것이죠.”
정해균에게 있어 ‘내가 살인범이다’는 2000년 주연한 ‘공포택시’(감독 허승준) 이후 13년 만의 영화다운 영화다. 서울예대 연극과(88학번)를 나와 연극배우로 쭉 활동하다 이때 스크린을 노크해 주목 받았다. 그러나 이후 주요 배역으로 참여한 영화들이 엎어지고 무너지면서 여러 영화에서 단역에 그쳤다. ‘영화는 내 길이 아닌가 보다’며 돌아섰다. 그러다 우연히 2011년 5월 서울 대학로에서 정해균이 출연한 연극을 관람한 정병길(33) 감독이 그에게 반해버리면서 꺾었던 꿈을 스크린에서 다시 펼 수 있게 됐다.
“정 감독이 제게 전화해 ‘영화 하나 같이 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그만한 배역을 주는가 보다 생각하고 만났는데 그런 큰 배역이었던 거에요. 속으로 나를 뭘 믿고 이 배역을 주는 것이지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죠.”
까무라 칠 일은 또 있었다. “절대 드러나면 안 된다는 거에요.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영화 '몽타주'의 배우 정해균이 14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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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영화 작업인데 투명인간 노릇이라니. “정말 섭섭하고 속상했겠다”는 말에 정해균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니요. 저보다 영화가 잘 되는 것이 먼저니까요. 관객들 앞에는 설 수 없었지만 관객들 옆에는 자주 앉았어요. 관객들이 어떻게 보는지 지켜보고 느껴보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무엇보다 영화가 끝난 뒤 방금 스크린에 나왔던 사람이 옆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관객들이 소스라치게 놀랄 때 정말 즐거웠습니다. 왠지 다들 제 캐릭터와 연기에 만족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진짜 변태 같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하하. (박)시후의 귀공자 같은 이미지나 (정)재영의 수더분한 이미지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제가 변태스러워 보여야 한다는 것에 정 감독과 제가 일치했답니다. 비결요? 제가 원래 속눈썹이 긴데, 거기에 눈썹을 더 길게 붙여서 그런 모습을 만들어냈어요.”
사실상 대중에게 처음으로 비춰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이미지가 괜찮았을까. “속눈썹을 붙였으니 세수할 때 힘들겠다 싶었던 것 외에는 별 걱정을 안 했어요. 영화와 실제를 다들 구분해서 생각해줄 것으로 믿었던 거죠. 그 역할 때문에 앞으로 다른 역할이 안 들어오면 어떡하나 걱정하기보다 그런 역할이라도 무조건 열심히 하면 앞으로 그런 역할이라도 더 들어올 수 있을 거라는 각오였다고나 할까요.”
어린이 연쇄 유괴사건을 그린 ‘몽타주’에서 그는 유일무이한 코믹 캐릭터다. 유괴범의 협박전화를 받을 때 자신의 핸드폰을 떨어뜨려서 잠복 사실을 노출하고, 범인 몰래 잠복 중이던 피해자의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담을 타다가 바닥에 떨어져 발을 접지른 뒤 오만가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절룩리기도 한다.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치밀하고 용이주도한 모습을 보여주고, 달리는 차량들에서 파워풀하고 정교한 액션을 펼친 전력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과거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했던 것이 코믹한 단역이었고, 연극을 할 때도 비극도 했지만 코믹 연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 것들이 이번에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몽타주’와 ‘내가 살인범이다’에서의 정해균의 비중은 천양지차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한 것은 2001년 ‘달마야 놀자’(감독 박철관)의 조감독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데뷔하는 정근섭(43)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진짜 변태 같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하하. (박)시후의 귀공자 같은 이미지나 (정)재영의 수더분한 이미지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제가 변태스러워 보여야 한다는 것에 정 감독과 제가 일치했답니다. 비결요? 제가 원래 속눈썹이 긴데, 거기에 눈썹을 더 길게 붙여서 그런 모습을 만들어냈어요.”
사실상 대중에게 처음으로 비춰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이미지가 괜찮았을까. “속눈썹을 붙였으니 세수할 때 힘들겠다 싶었던 것 외에는 별 걱정을 안 했어요. 영화와 실제를 다들 구분해서 생각해줄 것으로 믿었던 거죠. 그 역할 때문에 앞으로 다른 역할이 안 들어오면 어떡하나 걱정하기보다 그런 역할이라도 무조건 열심히 하면 앞으로 그런 역할이라도 더 들어올 수 있을 거라는 각오였다고나 할까요.”
어린이 연쇄 유괴사건을 그린 ‘몽타주’에서 그는 유일무이한 코믹 캐릭터다. 유괴범의 협박전화를 받을 때 자신의 핸드폰을 떨어뜨려서 잠복 사실을 노출하고, 범인 몰래 잠복 중이던 피해자의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담을 타다가 바닥에 떨어져 발을 접지른 뒤 오만가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절룩리기도 한다.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치밀하고 용이주도한 모습을 보여주고, 달리는 차량들에서 파워풀하고 정교한 액션을 펼친 전력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과거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했던 것이 코믹한 단역이었고, 연극을 할 때도 비극도 했지만 코믹 연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 것들이 이번에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몽타주’와 ‘내가 살인범이다’에서의 정해균의 비중은 천양지차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한 것은 2001년 ‘달마야 놀자’(감독 박철관)의 조감독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데뷔하는 정근섭(43)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영화 '몽타주'의 배우 정해균이 14일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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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이 ‘공포택시’ 연출부를 했거든요. 그때 처음 만나서 10여년을 이어왔어요. 그 동안 준비하던 영화가 엎어지면서 실망하고 좌절하고, 그럼에도 다시 용기를 내서 재도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왔죠. ‘공포택시’ 시절 나중에 꼭 함께 작품을 하자고 약속했던 것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고 좋네요. 그러면서도 제가 좀 더 좋은 위치에 올라 정 감독에게 힘을 보태줬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위안으로 삼는 것은 결혼 8년째인 부인에게 더 이상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아내가 ‘내가 살인범이다’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화장실에 들렀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온 여성 관객들이 제 욕을 거침없이 하더라는 거에요. 물론, 정해균이 아닌 J이기는 했죠. 아내는 남편의 연기가 그만큼 좋았고, 관심도 받았구나 싶어서 흐뭇한 한편으로는 ‘우리 남편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데…’ 싶어서 속도 조금 상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몽타주’는 즐겁고 재미있는 캐릭터니까 아내도 자신있게 화장실에 갈 수 있겠죠?”
영화계에서는 연극배우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송강호(45) 오달수(45) 박희순(44) 황정민(43) 류승룡(43) 정재영(43) 윤제문(43) 장영남(40) 박해일(36) 등 셀 수 없을만큼 많다. 이 중 박휘순, 황정민, 류승룡, 정재영, 장영남은 서울예대 연극과 동문이기도 하다. 정해균 스스로는 “그 동안 연극계의 훌륭한 선배들, 출중한 후배들이 피땀 흘려 갈고 닦아 놓은 길에 감히 제가 올라설 자격이 있을까요”라고 한없이 자신을 낮추지만 영화계는 이미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기대감을 높여 가고 있다.
정해균은 스크린에서는 아직 신인이나 다름 없지만 대학로, 아니 해외 연극계에서는 이미 베테랑이자 스타다. 그가 속한 극단 ‘여행자’는 그 이름처럼 유럽, 아시아, 중남미까지 각국에서 열리는 유명 연극제에 단골 초청되고, 적잖은 개런티를 받고 순회 공연도 자주 펼치며 연극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영화를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풀어놓고 싶네요. 이상하게도 공소시효를 소재로 한 영화에 거푸 출연하게 됐지만 제 연기에는 시효라는 것이 없었으면 합니다. 몇 년, 아니 몇 십년이 흐른 뒤에 다시 제 영화를 틀어도 바로 눈 앞 무대에서 해보이는 것처럼 생명력이 느껴지고 혼이 전해지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면, 신인으로서 지나친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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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으로 삼는 것은 결혼 8년째인 부인에게 더 이상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아내가 ‘내가 살인범이다’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화장실에 들렀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온 여성 관객들이 제 욕을 거침없이 하더라는 거에요. 물론, 정해균이 아닌 J이기는 했죠. 아내는 남편의 연기가 그만큼 좋았고, 관심도 받았구나 싶어서 흐뭇한 한편으로는 ‘우리 남편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데…’ 싶어서 속도 조금 상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몽타주’는 즐겁고 재미있는 캐릭터니까 아내도 자신있게 화장실에 갈 수 있겠죠?”
영화계에서는 연극배우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송강호(45) 오달수(45) 박희순(44) 황정민(43) 류승룡(43) 정재영(43) 윤제문(43) 장영남(40) 박해일(36) 등 셀 수 없을만큼 많다. 이 중 박휘순, 황정민, 류승룡, 정재영, 장영남은 서울예대 연극과 동문이기도 하다. 정해균 스스로는 “그 동안 연극계의 훌륭한 선배들, 출중한 후배들이 피땀 흘려 갈고 닦아 놓은 길에 감히 제가 올라설 자격이 있을까요”라고 한없이 자신을 낮추지만 영화계는 이미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기대감을 높여 가고 있다.
정해균은 스크린에서는 아직 신인이나 다름 없지만 대학로, 아니 해외 연극계에서는 이미 베테랑이자 스타다. 그가 속한 극단 ‘여행자’는 그 이름처럼 유럽, 아시아, 중남미까지 각국에서 열리는 유명 연극제에 단골 초청되고, 적잖은 개런티를 받고 순회 공연도 자주 펼치며 연극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영화를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풀어놓고 싶네요. 이상하게도 공소시효를 소재로 한 영화에 거푸 출연하게 됐지만 제 연기에는 시효라는 것이 없었으면 합니다. 몇 년, 아니 몇 십년이 흐른 뒤에 다시 제 영화를 틀어도 바로 눈 앞 무대에서 해보이는 것처럼 생명력이 느껴지고 혼이 전해지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면, 신인으로서 지나친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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