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초대석]김재수 한국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 사장 "창조경제의 '꽃'은 농수산식품에서 핍니다"

기사등록 2013/05/20 06:00:00

최종수정 2016/12/28 07:28:46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mania@newsis.com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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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대담 김재홍 경제부장 · 정리  이혜원 기자 · 사진  홍찬선 기자  =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농수산식품산업은 이젠 옛날이야기 입니다. 앞으로는 비전이 있는 농수산식품산업을 펼쳐야 합니다. 과학과 융복합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합리적인 유통구조도 새롭게 구축해야 합니다."


 김재수(56)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 못 지 않게 창조농업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는 다양한 관련 산업과 연계한 농수산식품산업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고 합리적인 유통구조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 그리고 유통업자가 윈-윈 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또 "과거에 잘못된 정책은 과감히 개선하고 새로운 시대에 부응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에서 김 사장을 만나 '창조농업'에 대한 그의 견해와 우리 농수산식품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중앙대 경제학 박사인 김 사장은 1977년 행정고시(21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 농림수산부 유통정책과장, 식량정책과장, 기획조정실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을 역임한 농업정책전문가다.  

 - 요즘 '창조경제'가 대세다. 농업도 이처럼 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창조경제의 '꽃'은 농수산식품산업에서 개화한다고 생각한다. 농수산식품산업은 (단순히)먹고 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소득도 얻고 국민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업종이다. 농어촌은 일터이기도 하지만 휴식과 즐거움, 나아가 관광지도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농어촌이 다양한 일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농가에)보조금을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과 접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한 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유통구조도 합리적으로 개선,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정부 부서간 칸막이도 없애야 한다. 다행이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래전부터 조직이 품목 중심으로 돼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쌀·보리의 증산이 필요할 때 생산자중심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품목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 최근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 화두다. 이런 점에서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데.  

"유통구조 혁신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무엇보다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한다. 우선 지금까지 정부는 산지에 시설물과 도매시장 등을 짓는데 많은 투자를 했다. 전국 공용 도매시장 32개를 농업예산으로 지었다. 또 규격화가 중요하다고 해서 포장에 신경을 썼다. 물류의 흐름도 개선 됐다. 문제는 산지의 생산 부족으로 소비지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유통문제로 잘 못 볼 수 있다. 실제로 유통비용에 상당 부분을 구성하는 것이 물류비와 인건비다. 물류비는 해마다 올라간다. 수송비도 올라간다. 사회 전반적인 비용이 올라가면 농수산물 수송도 가격이 올라간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중이다."


 - 새 정부 들어 자유무역협정(FTA)등 시장 개방 확대로 위기에 처한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고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른바 3농(농업,농촌,농업인)정책을 내놓았다.

 "과거 정부에서도 지속적인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농정의 주된 관심사항이었고 그동안 많은 예산과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농산물 유통구조의 특성상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새 정부의 국정 최우선 과제중 하나인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해당 유통단계마다 그 나름대로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유통단계의 인위적인 축소보다는 유통비용 자체를 줄이는 혁신이 우선되어야 한다. 결국 새 정부의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정책은 산지유통조직의 조직화와 규모화, 직거래 시스템 구축 및 강화, 도매시장 제도개선, 온라인 사이버거래 확충 등을 중심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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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mania@newsis.com
 -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 중 하나로 농산물 사이버 거래소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전통 오프라인 실물유통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 개선의 대안이다. 실물유통에서는 유통비용 절감이 불가능하다. 소비자가 100을 지불하면 42는 유통비다. 오프라인 상에서는 줄일 여지가 없다. 점포 임대료, 인건비 등등 다 올라간다. aT의 사이버거래는 여러 단계 (유통구조를)줄이고 사이버상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처음 도입했을 당시  52억원 정도의 규모였는데 작년에는 1조1130억원 규모까지 커졌다. 사이버 거래가 늘면 실물유통 구조적 문제와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 현재 해외시장에서는 한류열풍과 함께 K-POP의 인기가 대단하다. 농수산식품산업분야에서는 큰 기회인 같다.

 "이제 우리 농식품은 협소한 국내에서 벗어나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전세계가 우리의 농수산식품의 주요시장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 농수산식품의 세계화와 수출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aT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농식품시장의 트렌드에 촉각을 세우고 수출로 연계시키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 aT가 우리나라 식품산업 육성 전문공기업으로써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수행하나.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약 5조4천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으로 향후 지속적인 인구증가와 신흥개발국 성장에 따라 발전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이다. 현재 세계 주요국들은 식품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부창출과 고용확대, 수출산업화 등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식품산업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세계 식품산업의 성장속도에 비해 느리다. 실제로 국내 식품·외식시장은 50인 미만의 식품제조업체가 80%를 차지하는가 하면 전체 외식업체의 90% 5인미만으로 영세사업체로 국내 식품 산업의 경쟁력은 아직 취약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기 aT는 국내 식품기업을 종합적으로 관리·지원·육성하기 위한 단일창구로 농수산식품기업지원센터(K-FOOD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aT에서는 농식품 연구개발(R&D)확대 및 통계·정보 관리강화 등 식품산업 인프로 구축과 농공상 융합형 식품기업 육성, 우수식재료 소비촉진 및 외식산업 육성을 통한 농어업과의 연계 강화, 한식 세계화 사업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전 세계적인 한류열풍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도 높은 것 같다.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사실이다. 한국식당도 많이 늘어났다. 얼마전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를 방문했을 때 한국식당에 들른 적이 있다. 현지인에게 ‘한국음식을 왜 먹냐’고 물으니 '한류스타처럼 예뻐질 것 같아서'라고 했다. 한류스타의 영향력이 큰 것 같다. 조금 미흡한 점도 없지 않지만 한식이 세계적인 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한류열풍과 우리의 열정을 합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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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mania@newsis.com
 - 직원들 사이에서 '일벌레'라는 소문이 있던데.
 "그래서 직원들이 싫어하는 것 같다. 가능하면 줄이려고 한다. 지금도 아이디어가 10개가 있는데 2가지만 말한다. 7~8가지는 덮어놓기도 한다. 최근에 전 직원들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했더니 지금 많이 들어왔다. 아쉬운 점은 공기업이 열심히 하면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인력은 적고 해야 하는 일은 많아서 공기업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을 잘 못하는 것 같다."

 - 가정의 달 5월이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공직사회에서 일만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0점 가장'이다. 솔직히 일상생활에 필요한 사소한 정보도 부족해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하다. 재테크도 모르고 자동차 운전도 잘 못한다. 막내딸이 올해 대학을 졸업 했는데 아빠하고 찍은 사진이 없다고 불만이다. 딸아이가 초등학생, 중학생일 때는 농림부 과장, 국장이어서 같이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 없다. 그래서 자기는 공무원한테 시집 안 간다고 하더라. 지난 2003년 미국에 주재원으로 있을 때 여름휴가로 플로리다에 간적이 있다. 그런데 광우병이 문제가 됐다. 몇 시간을 운전하고 간 거리를 다음날 혼자 비행기타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 다음해에는 꼭 여름휴가를 가기로 아이들과 약속을 했는데 우리나라와 미국의 쌀 관세화 유예 문제로 수십 차례 협상이 계속됐다. 그래서 결국 못 갔다. 3년째에는 진짜 가자고 했는데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다고 선언해서 연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시위가 있었다. 보완대책 세우느라 휴가를 못 갔다. 바쁘게만 살아왔는데 그게 잘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 aT의 올해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유통분야에 직거래를 정착하는 등 유통분야에 역점을 둘 생각이다. 유통분야가 안정되면 수급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많은 국가들과 FTA를 맺어 우리나라로 많은 농수산식품이 수입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도 수출을 많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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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ele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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