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맨션, 신나게 놀면서도 감성적일수있다…펑크 'Do You Understand?'

기사등록 2013/05/16 07:01:00

최종수정 2016/12/28 07:28:03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9년만에 컴백한 4인조 밴드 불독맨션(이한철, 서창석, 조정범, 이한주)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9년만에 컴백한 4인조 밴드 불독맨션(이한철, 서창석, 조정범, 이한주)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리빌딩(rebuilding),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거하고 그 대지에 종전과 같은 규모의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일컫는다.

 4인 밴드 '불독 맨션'이 9년 만에 발표한 정규 EP 앨범 타이틀로는 제격이다. 더 세련되게 다듬었음에도 한 번 들으면 불독맨션의 그것임을 알 수 있는 곡들이 수록됐기 때문이다.

 '불독'과 '맨션', 아무 연관이 없는 단어를 엮어 의미 없이 정한 건축물적 팀명에도 '리빌딩'이라는 어감이 맞물리며 새로움을 안긴다. '데스티니(destiny)' '좋아요' '스타걸 내 사랑을 받아다오!' 등을 통해 한국형 펑키 사운드를 제시한 밴드의 특성이 오롯이 묻어남에도 그렇다. 어깨와 엉덩이를 들썩이고 결국 춤추게 만드는 멜로디와 리듬의 힘이 여전하다. 

 "9년 전에 멈췄던 부분에서 더 나아갔다기보다는 해왔던 것을 떠올렸어요. 우리 1집 '펑크'(2002)를 개인적으로 많이 듣고 리마인드했습니다. 단절된 것을 떠올리고자 했어요. 그런 분위기를 리빌딩했죠."(이한철)

 '인디계의 대부' 이한철(41·보컬)을 비롯해 조정범(41·드럼) 서창석(38·기타) 이한주(38·베이스) 등 원년 멤버 그대로다. 앞서 2004년 2집 '살롱 드 뮤지카(Salon De Musica)'를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그 때는 멤버들이 각자 새로운 것을 원하면서 자연스럽게 흩어졌던 것 같아요."(조정범)

 2009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이벤트성으로 모인 뒤 지난해 같은 페스티벌을 기점으로 재결합이 본격화됐다. 그동안 멤버들은 대중음악계에서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아왔다. 이한철은 솔로 앨범과 라디오 DJ를 맡았으며 다른 멤버들은 세션, 강사 등으로 활동했다.

 "신기한 것이 어느덧 9년이나 지났는데 2, 3년 밖에 안 된 느낌이이라는 거에요. 예전에 합주하던 감각이 그대로 살아있더라고요. 기존 작업 결과물이 몸 속에 배어있다고 할까. 멤버들끼리 말하지 않아도 그 시절 그 느낌이 살아났어요. 불독맨션 유전자가 남아 있다고 할까요. 하하하"(이한철), "다른 사람들의 곡을 연주하다 보니 '우리 것'을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어요. 오랜만에 우리 것을 하다보니 참 설레요."(이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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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9년만에 컴백한 4인조 밴드 불독맨션(이한철, 서창석, 조정범, 이한주)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타이틀곡은 불독맨션의 인장이 돼버린, 브라스의 질주감으로 시작하는 '두 유 언더스탠드(Do You Understand)?'다. "가장 1집스런 곡이에요. '데스티니' 같은 느낌이 들죠. 브라스 라인이 들어있지만 간결하고 깔끔함을 살리려고 했습니다."(이한철)

 앨범에는 이밖에 블독맨션의 그루브한 펑키 리듬과 록의 에너지,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리드미컬하게 섞여 들어간 '더 웨이(The Way)', 미디엄 템포의 서정적인 '침대', 외로움을 주제로 만든 노랫말과 유쾌한 멜로디의 조화가 아이러니한 '혼자 사는 남자', 일본 아쿠타가와상 최연소 수상자인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제목에서 타이틀을 따온 곡으로 기타로 '자동차 배기음'을 흉내내는 등 질주감과 긴장감이 돋보이는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등 총 5곡이 담겼다.

 2집 '살롱 드 뮤지카' 수록곡 '사랑은 구라파'와 '명탐정 차차차'처럼 스토리 라인이 있는 노랫말의 재미 역시 여전하다. 이한철은 "가사를 만드는 패턴은 두 가지예요. 시간적 흐름에 따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하나고, 실제로 눈 앞에 보이는 것처럼 그려가는 것이 또 다른 하나죠. 이번에도 그런 요소를 담아내려 했어요"라고 귀띔했다.

 예전도 그랬지만 요즘도 불독맨션 같이 '신나게 즐기면서도 감성적일 수 있는 펑크'를 하는 밴드는 드물다. 이한철은 "밴드의 생명력은 대체 불가한 부분 같아요. 그런 부분들은 2명만 있거나, 3명만 있다고 해서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죠. 4명이 같이 해애 그런 부분이 나와요"라고 말했다. 

 이한주는 "9년이 지나면서 베이스를 연주하는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런데 같은 공간에서 다 같이 연주하다보니 10년 전의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라며 즐거워했다.

 홍대앞 후배 인디 밴드들의 활약상이 마음에 든다. "우리 때는 모던록 계열의 밴드가 많았죠. 지금은 장르적으로 느낌적으로 개성 강한 밴드들이 많이 생겼어요. 오히려 신(scene) 자체는 분명해진 것 같아요. 우리 때는 인디에서 잘 되면 메이저로 옮기는 흐름이 있었는데 지금은 굳이 메이저로 옮기지 않아도 홍대 안에 각자의 지도를 그리면서 사는 시스템이 보기 좋아요."(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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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9년만에 컴백한 4인조 밴드 불독맨션(이한철, 서창석, 조정범, 이한주)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우리 때는 음악한다는 핑계로 다른 것을 거의 하지 않고 살았죠.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허허허.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음악 활동을 하면서 비지니스 활동도 잘하더라고요."(조정범)

 오랜만에 앨범을 냈음에도 큰 욕심은 없다. 음반 작업을 하면서 즐거웠고, 앞으로도 즐거웠으면 한다. 조정범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잊었어요. 본래 게으른 성격인데 멤버들 덕분에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고 바랐다.

 이한철 역시 "작년과 올해가 참 신나는 해"라며 기뻐했다. "매출을 더 내고 더 유명해지는 것도 당연히 좋죠. 그런데 이렇게 우리에게 음반이 주어졌다는 것이 참 좋아요. 이번 앨범을 원동력으로 긴 호흡을 가져가고 싶어요. '이번에는 이렇게 했으니까 다음번에는 저렇게 해야지'라는 즐거운 고민이죠. 앞으로도 재미있고 신나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불독맨션의 여전히 신나고 즐거운 음악은  6월16일 오후 6시 서울 홍대앞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여는 콘서트와 7월 26~28일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펼쳐지는 2013 안산 밸리 록페스티벌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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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독맨션, 신나게 놀면서도 감성적일수있다…펑크 'Do You Unders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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