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법조인의 요람 '보은독서실'을 아십니까?

기사등록 2013/04/25 08:56:00

최종수정 2016/12/28 07:21:38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충북 법조인의 요람 '보은독서실'을 만들어 지역 출신 많은 법조인을 길러낸 박인준 변호사와 이 독서실 첫 사법고시 준비생이었던 김병철 변호사가 지난 23일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박 변호사 사무실에서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dotor0110@newsis.com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충북 법조인의 요람 '보은독서실'을 만들어 지역 출신 많은 법조인을 길러낸 박인준 변호사와 이 독서실 첫 사법고시 준비생이었던 김병철 변호사가 지난 23일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박 변호사 사무실에서 옛 추억을 이야기하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25일 50회 법의 날을 맞아 충북 출신 법조인 배출의 산파 역할을 했던 '보은독서실'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갈수록 척박해지면서 돈벌이가 당연시 되는 법률시장 현실에 지역의 정서를 이해하고 지역민의 인권옹호에 앞장서고 있는 충북 법조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런 충북 법조문화의 토대가 된 것이 지역 출신 법조인 양성소이자 요람이며 산실이었던 '충북보은독서실'. 

 '충북보은독서실'의 역사는 1984년 박인준(77) 변호사가 당시 청주시 남문로 자신의 사무실 3층에 무료로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최종학력 중학교 졸업으로 1976년 17전 18기, 당시 마흔 살 최고령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 변호사는 자신이 어렵게 걸은 길을 지역 후배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당시 다른 지역 출신 법조인들이 장악하며 돈벌이가 목적이 된 지역 법률시장의 안타까운 현실도 그가 무료 독서실을 열게 하는 큰 계기가 됐다.

 박 변호사는 "내가 너무 힘들게 공부해서 그런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고향에 내려오니 법을 공부하는 후배들이 마땅히 공부할 곳이 없었다"며 무료 독서실을 열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지역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기란 만만치 않았다.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쉽지 않은 공부였기에 그의 무료 독서실은 지역의 예비 법조인 후배들에게 큰 등불이 됐다.

 낙방을 거듭하던 지역 고시 준비생들이 그의 독서실을 찾았고 그때부터 이곳은 사법시험과 관련한 각종 정보 교류의 장이자 학업의 열의를 키우는 희망의 장소가 됐다.

 서울 고시촌이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독서실이 문을 닫을 때까지 10년 동안 '보은독서실'을 거친 사법고시 합격자만 윤갑근 검사장과 황성주 전 부장판사 등 무려 20명에 달한다.

 행정고시와 공인회계사, 법무사까지 포함하면 30명이 넘을 정도로 그의 독서실은 지역 출신 법조인과 인재 양성의 산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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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충북 법조인의 요람 '보은독서실'을 만들어 지역 출신 많은 법조인을 길러낸 박인준 변호사가 지난 23일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보은독서실을 운영하면서 사법고시 준비생과 동고동락했던 옛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현재 신숭현 회장을 비롯해 김병철, 박충규 변호사 등 충북지방변호사회 역대 회장도 3명이나 배출했다.

 박 변호사와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법조인이 된 이들은 '보은독서실'의 옛 추억을 함께 간직하고 현재도 끈끈한 인맥을 이어가며 지역 사회를 배려하는 충북 법조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출신 학교나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함께 공부했기에 출신 학교 중심으로 돌아가는 다른 지역과 달리 보다 열린 형태의 독특한 법조문화도 형성하고 있다.  

 신숭현 충북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충북 변호사 업계가 규모는 작지만 대내적 결속, 대외적 참여와 봉사로 전국에서 가장 청정하고 모범적인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 사회의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가 아닌 서로 협조하는 법조전통과 서로 신뢰하는 법조문화가 자리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그 토대가 된 '보은독서실'을 강조했다. 

 이런 까닭에 보은독서실의 명맥이 끊기면서 지역 출신 법조인을 배출하는 구심점이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하는 지역 법조인도 많다. 

 보은독서실 첫 고시준비생이었던 김병철 변호사는 "지역 출신 유명 법대생들은 많지만, 법조인이 배출되지 않는 것은 보은독서실과 같은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며 추억이 된 '보은독서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역 법조전통을 잇는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장학재단 등 '제2의 보은독서실'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아쉬움과 함께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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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법조인의 요람 '보은독서실'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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