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이래, "여군 양말 아시나요"

기사등록 2013/04/18 16:00:06

최종수정 2016/12/28 07:19:41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하이힐, 위생대, 썬크림, 스타킹…'.

 여군이 추가로 지급받는 보급품이다. 하지만 이 목록에 남군 기본 품목인 양말은 없다. 여군 수가 적어 '군용'을 만드는 것보다 '사제(시중 제품)'을 사다 쓰는 게 더 싸서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이다.

 문제는 여군도 군인인 만큼 '전투화'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훈련 때마다 등산양말이나 남성 군용양말을 신지만 '전용'이 아니기 때문에 오는 불편은 여군 개인의 몫이다. 수십년간 불편이 이어졌지만 '옷에 몸을 맞춘다'는 군인정신 탓인지 공론화는 없었다.

 현실과 군인정신 사이를 파고 든 업체가 있다. 유명 개그맨에서 양말 사업가로 변신한 정이래(51)씨가 이끄는 제이세븐(www.jung7.co.kr).

 정 대표는 장병들에게 자살 예방 교육을 하다 여군들의 애환을 듣고 여군양말 개발에 착수했다. 정 대표는 2010년 해외파병 부대인 동명부대에 양말 500켤레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항균과 탈취, 전자파 방지 등 각종 기능성 양말을 군에 납품하고 있다.

 "군용 위생대까지 나온다는 시댄데 양말이 보급 안된다는 거 몰랐죠. 여군은 발이 작은데 큰 남군양말이나 등산양말을 신고 훈련을 받다보니 전투화와 발이 따로 놀아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여군양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여러 사람한테 같은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 이거다 싶었어요."

 정 대표가 내놓은 '여군양말'의 특징은 여군 맞춤형 설계로 훈련시에도 전투화와 발이 따로 노는 일이 없다는 것. 발 냄새와 무좀, 각질 등을 막아주는 음이온 성분도 담겼다. 정 대표의 대표작인 'J7'은 한국원적외선 응용평가연구원에서 항균(99.9%)과 탈취(92%) 효과를 공인 받은 바 있다.

 정 대표는 시제품을 모 군단 여군에게 신겨봤더니 호평이 이어졌다고 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여군양말을 가득 담은 가방 하나를 들고 전국 곳곳을 돌며 여군양말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군장 유통의 80%를 담당하는 '태성사'와 납품계약을 맺는 성과도 올렸다.

 정 대표 꿈은 여군양말을 전군에 보급하는 것이다. 더나가 자신이 개발한 항균, 탈취 기능성 군용양말을 전군에 신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신형 디지털 위장무늬와 같은 디지털 군용양말도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무기만 좋으면 전투력이 강화되나요. 꼭 맞는 양말을 신겨서 안 다치게 해야 전투력이 생기는거 아닐까요. 발이 얼마나 중요한데요. 보이는데만 신경 쓸게 아니라 안 보이는데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어요." 제품 소개 동안 정 대표가 강조하던 말이다.

 한편 정 대표는 1987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했다. 1990년대 인기가도를 달리다 속옷사업에 뛰어들며 연예계를 떠났다. 그러나 1997년 IMF 위기로 모든 것을 잃고 빚더미에 올랐다. 공사판을 전전하는 등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다 2005년 양말사업으로 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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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이래, "여군 양말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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