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열 공부법]학교 선생님이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 이유

기사등록 2013/04/15 10:26:02

최종수정 2016/12/28 07:18:18

<2>학교 선생님이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 이유

【서울=뉴시스】= 학교가 아픕니다. 학생들이 아프고, 이들을 돌볼 선생님들이 아픕니다. 열심히 노력해 보지만 모두들 힘이 듭니다. 공문에 치이고 학사행정에 치여도 수업을 제대로 해보자는 굳은 다짐을 꺾지 않는 선생님, 없을까요? 있습니다. 참 다행이지요. 하지만 애써 노력하던 선생님들도 곧 지쳐서 현실에 적응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수업은 선생님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니까요. 무슨 말이냐구요?

 교실에 들어가는 선생님은 분명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수업에서 무엇을 가르칠지, 어떻게 가르칠지는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거든요. 위에서 내려오는 지침이 있고, 학교에서도 회의를 거쳐서 결정됩니다. 그래도 창의적인 발상으로 재미있는 수업을 해보겠다고 애쓰는 선생님은 어떻게 될까요? 주위에서 곱게 보지 않습니다. 없는 일을 만들어서 하니까요. 그리고 자기들에게도 그 일이 떨어지거든요. 군대를 생각해 보세요. 군에서는 제대할 때까지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있다가 나오는 게 최고입니다. 뭐 좀 해보겠다고 일을 벌이면 사방에서 욕만 먹습니다. 학교도 마찬가지인 거지요.

 선생님이 아무리 노력해도 힘이 드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내신과 수능이 별개인 상황이 바로 그것입니다. 수능 응시과목은 계속 축소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워도 수능은 치지 않는 과목이 생깁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사회, 과학 과목에서 두드러집니다.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을 과목이니까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히 수업 태도가 나빠집니다. 그나마 내신에 신경 쓰는 학생들은 수업을 듣겠지요. 하지만 더 많은 학생들은 아예 수업에 관심이 없습니다.

 단순히 수업을 듣지 않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선생님이 이 학생들을 뭐라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이유가 뭐지요? 대학에 가는 겁니다. 그렇다면 수능도 치지 않을 과목은 당연히 공부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에게 아무 말 할 수 없는 것이 지금 학교의 현실입니다.

 ◇사례–중학교 교사
 "제일 심각한 것이 중학생이다. 고등학교는 입시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 좀 다른데, 대포자(대학 포기자)인가 아닌가에 따라 확 나뉜다. 그러나 중학생은 아니다. 예전에는 고입 연합고사가 있었기 때문에 중학생들도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중학생은 무소불위다. 한마디로 터치가 불가능하다. 특목고를 갈 만한 특별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공부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다.
 부모들은 이 시기의 중요성을 아니까 마음이 급하지만 애들은 스트레스가 없다. 내신이 나빠도 최악이 아니면 학교는 가니까. 그리고 사춘기니까 할 수 있는 모든 반항을 다 한다. 그래서 중2병이라는 말도 생기는 거 아니겠는가. 중학생 엄마들은 정말 힘들다. 엄마들 말로는 ‘드디어 그분이 오셨다.’고 한다. 그러다가 중2가 되면 엄마들이 포기를 하느냐 계속 가느냐가 갈린다. 정말 심한 경우에는 가출을 하거나 게임중독으로 인해 전혀 다른 길로 가는 것이 거기서 갈린다."

 예전에 비해 학생 수는 크게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반 학생 수는 대략 30명 정도입니다. 초등학교와 달리 하루 종일 학생과 함께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이 학생들을 하나하나 파악할 수 있을까요? 일대일로 학생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쉬는 시간과 상담시간뿐입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학생의 문제와 고민을 파악하겠습니까. 그렇다고 학교 밖에서 학생을 만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철저하게 일 대 다수, 개인 대 단체로밖에 학생을 대할 수 없지요.

 성적 문제든 인성 문제든, 문제가 있는 학생 뒤에는 문제 가정이 있고 문제 부모가 있습니다. 당연히 학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정사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데, 이게 학교가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나설 여력도 사실 없지만요. 게다가 가정사에 학교가 개입하는 것을 부모님들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학생들도 싫어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자존심이 상해서라면 그러려니 할 텐데, 선생이 뭔데 남의 가정 문제를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나오면 대책이 없지요.

 그리고 누구나 생각은 그렇게 하지만 입 밖에 내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교직에 몸담게 된 이유도 아마 그중 하나일 겁니다. 분명 아이들이 좋고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 선생님이 된 분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이고 편한 것을 교직의 장점으로 칩니다. 퇴근이 빠르고 방학도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지요. 자기 생활을 충분히 즐기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있군요. 대기업처럼 월화수목금금금 일하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이런 이유로 교사가 된 분들이 원하는 것은 편안함입니다. 앞서 말했던 문제의식 같은 건 이분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집단 속에서는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튑니다. 아무도 하지 않는 걸 하니까요. 이런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수업을 해볼까 고민하면서 자료도 만들고 동영상도 찍어 봅니다. 이런 선생님한테 배우면 참 좋을 것 같지요? 하지만 이런 노력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사람은 본디 집단에 속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소수는 눈에 띄고 불안정하고 그렇습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 따라 하려면 일이 많아지고, 안 하자니 비교되고. 알게 모르게 압력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일부 노력하던 선생님들도 결국에 가서는 집단에 매몰되게 됩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한다면 해결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송재열(시험지존 공부법연구소장)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송재열 공부법]학교 선생님이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 이유

기사등록 2013/04/15 10:26:02 최초수정 2016/12/28 07:18:18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