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황석순 논설실장 =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던 '손주 돌보미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당초 손자·손녀를 돌보는 친할머니·외할머니에게 월 40만원의 수당을 주는 '손주 돌보미 사업'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도입키로 했으나 일부 시민단체 등이 부정수급· 형평성 등을 문제 삼으며 반대 목소리를 내자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한발 빼고 있는 상태다.
'손주 돌보미 사업'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 조모· 외조모가 손자·손녀를 돌봐줄 경우 수당을 지원해주는데, 광장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조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진보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는 물론 보수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까지 나서 "당장은 반가운 정책일 수 있으나 세세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단발성 정책"이라며 "국가보육제도의 부실함을 할머니에게 떠넘기는 제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보육수당도 지급하면서 노년층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정책"이라는 등 긍정적인 주장도 많았지만 "할아버지는 왜 안되지, 할머니 없는 사람들은 가짜 할머니라도 만들어야 하나. 요즘은 태어나는 순간 할머니 1인 고용체제로… 정 떨어지게 만드네"등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이 정책은 우선 두자녀 이상인 맞벌이 가구의 12개월 이하 아이를 돌보는 경우만 수당을 지급하고, 친할머니나 외할머니가 번갈아 아이를 돌보더라도 둘 중 한명에게만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손주 돌보미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70살 이하'로 연령이 제한되고 친할머니나 외할머니 중 수당을 받을 사람은 40시간 아이돌보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12개월 이하 영아를 하루종일 돌보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손주 돌보미 수당은 손주를 하루 10시간 돌보는 것을 기준으로 정부가 40만원을 지원해주고 영아 부모가 20만원을 내도록 해 총 60만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할 경우 전국적으로 맞벌이를 하며 두자녀 이상을 둔 1만7000여 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고 예산은 연 397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부의 이런 정책이 알려지자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가정은 역차별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가 부모가 모두 별세했거나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다. 또 할머니에게 육아를 맡기는 것은 직장여성들의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며 자칫 부모세대가 손주를 돌봐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가정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모든 정책이나 사업에는 반대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 사업은 한번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부가 새로 만든 정책이 아니라 서울 서초구가 2011년부터 이미 시행 중인 것으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성부가 이 사업을 들고 나온 것은 어린 자녀를 남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는 맞벌이 가정의 현실을 제대로 짚어낸 것이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손자·손녀를 키우면서도 정당한 몫을 인정받지 못하던 할머니들이 정부로부터 '노동력'을 공식 인정받게 된다. 또 맞벌이 부부들은 20만원이란 비교적 싼값으로 아이들을 안전한 할머니 품에 맡기고 편안한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업이 잘 정착되면 맞벌이 부부는 영아 양육 고민이 해결되고, 할머니는 당당하게 돈을 벌고, 영아는 포근한 할머니 품에서 자라니 정서가 안정돼 1석3조의 효과가 있다. 게다가 정부는 감당하지 못하던 어린이집에 대한 수요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장점을 지닌 제도를 일부 부작용 때문에 시행을 미루면 맞벌이 가정의 영아 양육 문제는 계속 골치거리로 남아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부당수급자가 나올 수 있다든가, 한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과의 형평성 문제 등 많은 걸림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영아 양육이 직장여성의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사업은 국가의 전체 복지정책 구조와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문제점을 보완해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
더 나아가 이 사업을 할머니-부모-손주로 이어지는 '3대(代)행복'사업으로 확대 발전시켜 안정적인 영아 양육정책이 정착되길 바란다.
[email protected]
'손주 돌보미 사업'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 조모· 외조모가 손자·손녀를 돌봐줄 경우 수당을 지원해주는데, 광장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조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진보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는 물론 보수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까지 나서 "당장은 반가운 정책일 수 있으나 세세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단발성 정책"이라며 "국가보육제도의 부실함을 할머니에게 떠넘기는 제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보육수당도 지급하면서 노년층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정책"이라는 등 긍정적인 주장도 많았지만 "할아버지는 왜 안되지, 할머니 없는 사람들은 가짜 할머니라도 만들어야 하나. 요즘은 태어나는 순간 할머니 1인 고용체제로… 정 떨어지게 만드네"등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이 정책은 우선 두자녀 이상인 맞벌이 가구의 12개월 이하 아이를 돌보는 경우만 수당을 지급하고, 친할머니나 외할머니가 번갈아 아이를 돌보더라도 둘 중 한명에게만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손주 돌보미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70살 이하'로 연령이 제한되고 친할머니나 외할머니 중 수당을 받을 사람은 40시간 아이돌보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12개월 이하 영아를 하루종일 돌보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하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손주 돌보미 수당은 손주를 하루 10시간 돌보는 것을 기준으로 정부가 40만원을 지원해주고 영아 부모가 20만원을 내도록 해 총 60만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할 경우 전국적으로 맞벌이를 하며 두자녀 이상을 둔 1만7000여 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고 예산은 연 397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부의 이런 정책이 알려지자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가정은 역차별 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가 부모가 모두 별세했거나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다. 또 할머니에게 육아를 맡기는 것은 직장여성들의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며 자칫 부모세대가 손주를 돌봐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가정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모든 정책이나 사업에는 반대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 사업은 한번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부가 새로 만든 정책이 아니라 서울 서초구가 2011년부터 이미 시행 중인 것으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성부가 이 사업을 들고 나온 것은 어린 자녀를 남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는 맞벌이 가정의 현실을 제대로 짚어낸 것이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손자·손녀를 키우면서도 정당한 몫을 인정받지 못하던 할머니들이 정부로부터 '노동력'을 공식 인정받게 된다. 또 맞벌이 부부들은 20만원이란 비교적 싼값으로 아이들을 안전한 할머니 품에 맡기고 편안한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업이 잘 정착되면 맞벌이 부부는 영아 양육 고민이 해결되고, 할머니는 당당하게 돈을 벌고, 영아는 포근한 할머니 품에서 자라니 정서가 안정돼 1석3조의 효과가 있다. 게다가 정부는 감당하지 못하던 어린이집에 대한 수요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장점을 지닌 제도를 일부 부작용 때문에 시행을 미루면 맞벌이 가정의 영아 양육 문제는 계속 골치거리로 남아 출산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부당수급자가 나올 수 있다든가, 한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과의 형평성 문제 등 많은 걸림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영아 양육이 직장여성의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사업은 국가의 전체 복지정책 구조와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문제점을 보완해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
더 나아가 이 사업을 할머니-부모-손주로 이어지는 '3대(代)행복'사업으로 확대 발전시켜 안정적인 영아 양육정책이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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