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장르와 다양성 찾아 남쪽으로 튀다

기사등록 2013/02/01 06:01:00

최종수정 2016/12/28 06:57:04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배우 김윤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배우 김윤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매 순간 재미나게 살아라.'

 배우 김윤석(45)의 가훈이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감독 임순례)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성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선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그를 이끌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최해갑'은 모든 당연시 되는 일들에 물음표를 던지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다. 'TV수신료를 내라고? 안 보면 될 것 아니야'하고 옥상에서 텔레비전을 바닥으로 던지는가 하면, 국민연금을 내라는 말에 '대한민국 국민'임을 포기한다. 월드컵축구 기간에 텔레비전 앞에서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국민들을 "4년 만에 찾아오는 그놈의 애국심"이라고 꼬집는다.

 다른 사람들과 타협을 거부하는 모습이 융통성 없어 보일는지는 몰라도 밉지 않다. 그리고 '최해갑'의 모습을 통해 '진짜 저렇게 살 수 있다면…'이라고 이상향을 그리며 묘한 카타르시스도 느끼게 된다. 자극적인 양념 없이,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적 요소 없이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후반부에는 '찡'하게 와 닿는 지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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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배우 김윤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윤석은 "이 영화를 통해 몸에 깃든 독이 빠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만큼 '힐링 영화'라는 자부심이다. "이런 얘기가 흔하지 않다. 내 나이 때 할 수 있는 역할에 독특하기도 하고 통쾌한 부분도 있다. 애들 교육문제, 세금 문제 등 현대인들이 얽매어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영화가 다 깨버린다. 시원하게 스위트 드림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남쪽'이 주는 따뜻함과 이상향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최해갑'이 가진 캐릭터의 힘 때문이다. 다소 과할 수도 있고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인물을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일본 원작에서는 '최해갑'이라는 인물이 어렵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깝기는 하지만 정서적으로 민족성이 독특하다. 보다 개인적이고 극단적이다. 소설에서는 '최해갑'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힘들 때도 웃을 수 있는 걸 좋아한다. '심청가'같은 마당놀이를 봐도 눈물이 나올 때쯤 광대가 나와서 혼자 넉살을 떨며 웃음을 주지 않느냐. 우리나라 정서를 살리려고 했다. 옥상에서 시위를 할 때 '최해갑'을 보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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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배우 김윤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또 내가 생각하는 '해갑'의 모습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둘 수는 있으나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좀 더 나아갈 가능성을 연다. 그 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고 이해했다.

 실제 삶은 '최해갑'답지 못하다. "최해갑을 보면 '나도 저런 어른이 돼야지' 하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얽매인 채 살아가다 보니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어디 가서 힘들다고 말도 못한다. 요즘 직장인들은 정년퇴직이 점점 빨라진다. 가장 일을 잘할 때 그만둬야 한다.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노후 대책은 안 된다. 나는 직장에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니니 숨 쉬는 구멍이 좀 있다. 휴가 때가 아니어도 여행갈 수 있으니까. 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고 긍정했다.

 김윤석은 지난해 5월부터 진행된 4개월 촬영 중 2개월 하고도 보름 동안 섬에서 생활했다. 대모도와 여서도, 청산도라는 이름도 낯선 섬을 베이스캠프로 삼았다. 현실과 떨어진 그 공간들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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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배우 김윤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부자 섬도 있지만 우리 영화와 맞지 않아 일부러 가난하고 열악한 섬을 찾았다. 우리가 있던 섬에는 젊은 사람이 없다. 청년회장이 70세다. 어떤 곳은 서른 명 정도 사는 것 같다. 섬에 대한 환상은 제작진과 헌팅을 같이 다녀서 일찌감치 없었다. 전화도 안 터졌고 인터넷은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겁을 주고 촬영을 시작했다.

 실상은 더 지옥이었다. "서울에서 섬까지 가는 시간이 9시간이다. 차타고 5시간30분, 배타고 3시간 가야 하는 곳이다. 비행기로는 한 시간 거리지만 비행기가 없다. 여자들이 많이 고생했을 것이다. 물이 귀해서 씻기도 힘들었다. 가게가 없어 돈이 있어도 쓸 곳이 없다. 고립됐다는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가 온다. 물론 처음 며칠은 공기가 너무 맑아서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이 유난히 덥지 않았느냐? 에어컨 없이 살려고 하니 죽을 맛이었다. 술을 먹으면 열이 올라서 마시지도 못했다. 나중에는 인종이 달라졌다"고 고생담을 전했다. 

 고생한 만큼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흥행에 대한 욕심보다는 '다양성'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는 마음이다. 1주 앞서 개봉한 하정우(35)가 출연한 영화 '베를린'과 윈윈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다행히 이 영화가 '베를린'과 장르가 너무 다르다. 한 번도 만져보지 않은 장르다. 지난해 한국영화가 부흥기였다고 하지만 다양성에 대해서는 아쉬웠다"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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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배우 김윤석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액션이 잘되면 우르르 액션만 나온다.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런 장르가 없으면 배우도 괴롭다. '황해' '완득이' '도둑들' 다음에 이 작품에 출연한 것처럼 나는 다행히 다양한 장르에서 찾아주는 편이다. 한 장르에 치중돼 출연하는 건 배우의 잘못이 아니다. 모든 배우들에게는 다양성이 있는데 제작사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 영화가 잘되길 바란다는 것은 영화의 가치를 알아달라는 말이다. 이런 작품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용기다. 또 고수들이 찍은 영화다. 연륜 있는 사람들이 절제시키며 초심이 변색되지 않게 찍었다. 아이들이 나오면 관객들은 외면하기 쉽다. 하지만 이 영화는 독특한 아버지를 통해 코미디로 포장해 갔다.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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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장르와 다양성 찾아 남쪽으로 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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