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득(得)'과 '실(失)'…수출 격감 우려속, 물가안정 효과는 호재

기사등록 2013/01/27 10:27:34

최종수정 2016/12/28 06:55:24

【서울=뉴시스】최성욱 기자 = 선진국들의 양적 완화 정책에 원화 강세(환율하락)가 겹치면서 우리나라 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은 1054.7원을 기록했다. 원화가치가 1060원선을 넘어 선 것은 지난 2011년 8월2일(1050.8원) 이후 17개월 만이다. 여기에 원엔 환율이 100엔당 1186.15원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이어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환율에 민감한 IT, 자동차 등 전통적인 수출 업종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p 떨어지면 대기업은 0.094%p, 중소기업은 0.139%p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율하락이 기업의 수출 경쟁력만 악화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원화 가치 상승이 체감경기 개선과 물가안정 등을 가져오는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 강세는 물가 안정으로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가 안정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도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IT와 자동차, 화학은 원화 강세에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조선, 철강, 정유 등은 수혜업종으로 꼽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IT·자동차 '비상', 조선·철강 '호재'  글로벌 경기침체에 원화 강세, 이번엔 엔저 현상까지 겹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일부 업계는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자동차 업계는 원화강세, 엔화약세의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4일 현대차는 작년 4분기에 1조83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에 비해 7.3% 떨어졌다. 7분기 연속 10%가 넘던 영업이익률도 4분기에는 8.1%로 떨어졌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2770억원, 영업이익 4042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4개 분기 가운데 가장 적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1%나 감소했다.  현대차의 이러한 실적부진의 원인은 원화 강세와 더불어 연말부터 엔화 약세까지 더해진 환율 변동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현대차는 2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율에 민감한 전자업계도 전망이 좋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1조1000억원, 영업이익 29조500억원의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원화 강세로 인해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은 올해 기대 이익이 3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환율 하락으로 고민에 빠진 수출기업들과는 달리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철강업체들은 원화강세가 반갑다. 수입산 원재료 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철강 업체들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손익이 좋아지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포스코는 원화 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5000여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를 보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각각 3600억원과 2000억원 상당의 이익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조선업의 경우, 수출이 평균 2년 전에 수주한 잔량이 남아 단기 환율변동에 의한 영향은 거의 없다. 오히려 수입되는 일분 핵심 기자재의 단가 하락으로 채상성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기계업은 가격보다 품질과 기술력이 수출을 좌우하기 때문에 환율에 따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가운데서도 완제품이 아닌 조립업체는 일본산 부품의 가격인하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소비자 물가가 안정적인 목표치지만 식품물가는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커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환율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안정이 생산자물가 안정으로 연결돼 완충작용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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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강세, '득(得)'과 '실(失)'…수출 격감 우려속, 물가안정 효과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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