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중산층 70% 복원, 어떤 방법이 있을까'-송원근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의 '해법'

기사등록 2013/01/21 15:41:51

최종수정 2016/12/28 06:53:49

【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중산층 육성·복원은 우리나라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이 허물어지는 현상은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 경제정책 뿐 아니라 세계 경제상황과도 연관돼 있고 사회제도 등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산층을 두텁게 만드는 일은 정치 지도자의 철학과 결단이 가장 중요한 동력이지만, 정치인뿐만이 아니라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지혜를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소 송원근 공공정책연구실장(경제학 박사)을 만나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실과 복원방안을 들어봤다. 송 박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에서 석사, 일리노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조정실장을 거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을 역임했고,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국제무역론 정치경제학 응용미시경제학 강의를 하고 있다. 진보경제학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2010년 말에 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논리적 맹점을 지적하고 주장을 뒤집은 책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를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산층의 개념을 다시 정리해 달라.

 “중산층의 개념은 여러 가지 있는데 먼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사용하는 정의로 중위소득(median income)의 50%~150% 사이에 포함되는 가구를 중산층이라고 한다. ‘중산층의 소득점유율’로 정의되는 기준은 전체 가구를 소득수준에 따라 20%씩 균등한 수로 5등분하였을 때 중간인 2·3·4분위에 속하는 가구를 중산층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전체 가구에서 중간 60%의 가구를 중산층으로 정의하는 절대적 기준으로 중산층의 비율은 변하지 않는다. 전자의 경우는 상대적 기준으로 소득불평등도에 따라 중산층의 비율은 변한다. 예를 들어 중위소득 50% 미만인 빈곤층 가구와 150% 이상인 상류층 가구의 비중이 높다면 중산층의 비중은 하락한다. 그러나 이런 정의 외에도 언론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기는가 여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중산층이 아닌 빈곤층으로 생각하는 경우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다고 보도되곤 한다.”

 -우리나라 중산층의 역사와 변화는.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기였던 1960년대부터 1990년 이전까지는 중산층이 형성되고 중산층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중산층의 비중이 증가했다. 조사기관 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 20년간 중산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중산층의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990년 75.4%에서 2010년에는 크게 감소해 67.5%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중산층 비중도 55%~65%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중산층 증감의 추세전환 여부는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 감소가 신자유주의 및 세계화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

 “지난 30년 간 선진국에서 나타난 현상을 중산층의 붕괴현상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선진국, 특히 영미권에서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의 실행과 더불어 소득격차의 확대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나 안정적인 성장, 낮은 인플레이션, 실업의 감소라는 긍정적 측면이 강하게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세계화의 진전과 더불어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개발도상국으로의 이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선진국의 미숙련 노동력의 실업 증가, 임금 정체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높은 나라에서 더 심하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중산층의 감소가 세계화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1990년대 이후 중국과의 교역이 확대되면서 노동집약적 경공업 분야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이 분야의 많은 중소제조업체 종사자들의 소득 정체가 중산층 감소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중산층 정치·사회적 역할은.

 “중산층은 절제 있는 소비와 합리적 생활양식으로 민주사회 형성에 기여한다는 분석이 있다. 또한 중산층의 확대는 계층구조를 다원화함으로써 사회갈등을 완화하고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산층은 구매력을 가진 소비계층이면서 정부의 소득지원에서 대부분 배제되기 때문에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성향을 갖는다.

 따라서 중산층 중심의 사회에서는 정치권과 특수이익집단 간의 유착관계가 억제된다.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산층의 비중이 높을수록 이익집단의 영향력이 약화되어 부정부패가 감소한다. 따라서 중산층의 감소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이익집단의 발호를 통해 정치사회적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정치사회적 안정은 갈등비용의 감소를 통해 경제성장에 기여하므로 안정적인 중산층의 존재는 경제성장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산층 복원은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말과 같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저성장과 더불어 부가가치가 낮은 부문의 구조조정 부재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제약에 그 원인이 있다. 낮은 경제성장률은 투자와 고용의 증대를 제약해 소득의 정체를 가져오고 중산층의 빈곤층으로의 전락을 촉진시킨다. 외환위기 이후 나타난 현상은 생산성이 낮은 저부가가치의 자영업자 증대, 중소제조업체의 생산성 및 수익성 정체, 노동시장의 경직성 심화 및 과도한 정규직 보호에 따른 비정규직 증가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제약 등이다. 이런 현상들은 모두 중산층 비중 감소, 빈곤층 증가의 원인이 됐다. 따라서 성장의 촉진을 통해 전반적인 투자와 고용을 증대시키고 규제완화와 경쟁의 촉진으로 혁신기업, 고부가가치 서비스기업을 증대시켜 양질의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산층 복원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중산층 복원을 위한 일자리 늘리기를 위해서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가.

 “사회서비스 부문이나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공공부문의 비대화를 초래하고 이는 국가재정에도 부담이 되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런 방안은 지속가능한 방안이 아니다. 일자리 늘리기를 위한 정책은 궁극적으로 고부가가치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중소제조업체의 경쟁력 약화, 자영업자 급증,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이전의 중산층이 빈곤화하는 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계기업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혁신기업, 중견기업이 많이 창업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업 분야의 규제완화와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통해 과도한 정규직 보호에 따른 대기업 일자리 창출의 제약도 제거돼야 한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은 이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 살리기(손톱 밑의 가시 제거)도 중산층 복원 정책의 하나로 볼 수 있는가.

 “고용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중소기업 살리기가 중산층 복원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박 당선인이 공약한 중소기업의 R&D 지원, 세계화 지원 등은 중소기업 경쟁력 및 성장의 제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중소기업 살리기에 적합하고 중산층 복원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와 대기업을 규제하는 경제민주화 정책들은 중소기업 살리기와 중산층 복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를 통해 특정 분야에 진입장벽을 만들게 되면 경쟁의 부재로 중소기업이 혁신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으며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국내 대기업의 진입을 막는다면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의 규제대상이 아닌 외국기업의 진입만 촉진시킬 것이다. 경제민주화 정책들도 대기업의 투자를 제약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는 오히려 중산층 복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를 낸 이유는.

 “장하준 교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경제성장과 후생 증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시장의 역할을 폄하했다. 그의 주장은 시장의 효율성을 무시하고 정부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경쟁을 통해서 우수한 경제주체가 선별되고 이들에게 재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하며 강력한 동기부여를 통해 혁신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시장의 장점을 무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장하준은 계획경제가 지속되면 시장의 성장이 지체돼 정부의 비효율적 자원배분이 고착돼 버리는 위험은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경제학 이론에 대한 잘못된 해석, 역사적 사실의 자의적 해석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잘못된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기록적인 판매 부수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잘못된 지식의 전달은 우리 사회에서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라는 책을 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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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12호(1월22일~2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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