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로이터/뉴시스】권성근 기자 = 시아파인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니파의 반정부 시위를 계속 용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들의 요구 조건인 일부 여성 수감자들에 대한 석방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천 명의 수니파 시위대는 말리키 총리가 자신들을 차별하고 있고 시아파가 다수인 이웃국가인 이란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재자를 자임한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신병 치료를 위해 독일로 떠난 가운데 수니파들의 과격한 시위는 이라크의 권력 분점 합의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에서는 수니파 시위자들이 요르단이나 시리아로 향하는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며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말리키 총리는 TV로 중계된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는 헌법에 반하는 행위로 외부 세력이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말리키 총리는 "나는 시위자들에게 봉쇄된 도로를 원위치로 돌리고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게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며 "정부는 그동안 인내심을 발휘했지만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 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2003년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수니파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몰아내기 전까지 수니파가 이라크를 장악했었다. 수니파 시위대는 말리키 총리에게 반테러법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는 또 타레크 알 하셰미 부통령이 테러 방조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사례를 들며 말리키 총리가 정치적인 라이벌들에 대해 뒷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니파 성직자인 할레드 알 물라는 "최근 말리키 총리를 만났다"며 "그는 이라크의 교도소에 수감된 여성 수감자 920명 중에 약 700명을 석방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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