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고래사냥꾼·사막 원시인, MBC 극한 '생존'

기사등록 2012/12/24 07:01:00

최종수정 2016/12/28 01:44:32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영하 50도의 동토, 열사의 땅, 문명이 파고들 수 없었던 극지와 오지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 온 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MBC TV 창사특집 '생존'이다.

 26일 프롤로그 '인간, 자연과 숨 쉬다'를 시작으로 다음달 16일과 23일 '북극해의 고래 사냥꾼, 이누피아트'와 30일과 2월6일 '사막 최후의 원시인-나미비아 힘바족과 산족'을 내보낸다.

 알래스카 최북단 해안의 '칵토빅'이라는 시골마을에는 이누피아트 후손 200여명이 극한의 추위를 견디며 살고 있다. 이들은 '살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를 '이크랄리크'라고 부른다. 영하 40도의 '이크랄리크'가 연중 아홉달이나 지속되고 한겨울에는 종일 해가 뜨지 않는다.

 이누피아트의 주식은 몸길이 20m, 몸무게 50여t이 넘는 거대한 북극고래다. 고래사냥꾼들은 조각배 하나에 몸을 싣고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손목이 잘리고 파도에 휩쓸리는 위험은 이투피아트들에게 숙명이다.

 이들이 고래를 잡을 수 있는 시기는 9월 뿐이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바다가 얼어서 배를 띄울 수 없다. 쌀 한 톨, 배추 한 포기 나지 않는 알래스카에서 고래는 젖과 꿀이다.

 제작진은 고래 해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마을 청년 10여명은 고래에 올라타서 고래를 해체하고 아낙들을 물을 끓여 고래 고기를 삶는다. '마딱'은 이투피아트들의 전통음식으로 마치 김치와 같다. 고래 해체 작업은 밤을 새우며 2박3일동안 계속된다.

 고기 냄새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 뿐 아니다. 고래를 잡는 날은 북극곰들도 포식할 수 있는 기회다. 고기 냄새를 맡고 육지로 올라오는 곰을 향해 사람들은 공포탄을 쏘며 겁을 주지만 배고픈 곰들은 고래 고기를 향해 다가오며 사람들을 위협한다. 10년 전만 해도 칵토빅 사람들은 북극곰을 흔히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곰들이 점점 해안가로 몰려 수 십 마리의 북극곰들이 마을로 왔다.

 알래스카와는 정반대 환경인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이 또 하나의 무대다. 수분은 항상 0%에 가깝고 초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먹을 물도 귀하니 평생 목욕을 하지 않는 힘바족은 붉은 진흙돌인 오크라에 동물의 지방을 섞어 수시로 온몸에 바른다. 건조한 사막 기후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려는 지혜다.

associate_pic2
 붉은 피부만큼 사랑도 열정적이다. 여러 명의 아내가 있는 남편이 집을 비우면 아내는 주저 없이 다른 남자와의 사랑을 즐긴다. 그렇게 해서 아이가 생기면 남편과 함께 키운다. 일부다처제와 묘한 힘의 균형을 이루며 힘바 종족을 유지시키는 삶의 방식이다.

 힘바족은 어린 아이들이 제대로 걷기 시작하면 새끼 염소나 양을 돌보는 일을 가르친다. 소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우유를 발효시켜 옥수수죽과 섞어 먹고 가축을 얻어 스커트를 만들어 입는다. 소를 잡은 후 추장은 소의 내장을 자세히 살피며 점을 친다. 소는 이들에게 부의 상징이자 생존의 필수 요소다.

 건기의 막바지에 들어서면 대이동이 시작된다. 소에게 먹일 풀을 찾아 마을에서 30㎞ 떨어진 농장을 향해 험한 산길을 오른다. 소가 먹을 물을 위해 40도가 넘는 사막을 헤매며 물을 찾기도 한다. 물 부족만큼 심각한 시련은 바로 맹수들의 위협이다. 사막화가 심각해 천적이 사라진 자칼과 하이에나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힘바족의 가축들을 노린다.  

 '부시먼'으로 알려진 산족도 조명한다. 독화살 하나만으로 사냥을 하는 이들은 나미비아 정부가 사냥을 할 만한 대부분의 지역을 사냥금지구역으로 정하면서 사냥을 할 수 없는 슬픈 사냥꾼이 됐다. 금지구역에서 사냥을 하면 처벌을 받아 감옥에 간다.

 사냥을 못하게 되자 생존에 위협을 느낀 산족들은 배우가 됐다. 민속촌에서 전통복장을 입고 관광객을 맞아 춤을 추고 불을 지핀다. 마을 사람들이 총동원돼 배우가 되지만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한편 가수 임재범(50)이 알래스카 편, 탤런트 김재원(31)이 아프리카 편을 내레이션한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북극해 고래사냥꾼·사막 원시인, MBC 극한 '생존'

기사등록 2012/12/24 07:01:00 최초수정 2016/12/28 01:44:32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