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천정인 기자 = 헌정 사상 최초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는 적막하면서도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진행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를 수사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12일 오후 2시5분께 사상 초유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진행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도착했다.
특검팀이 탄 차량이 압수수색 장소에 도착하자 취재진 수십명은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며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특검팀은 청와대 경호처를 직접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대신 '제3의 장소'인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관련 자료를 가져오도록 하고 필요한 자료를 임의 제출받는 방식을 택했다.
특검팀이 들어간 연수원에는 경찰 기동대의 경비가 삼엄하게 이뤄졌다. 가끔씩 길을 지나는 시민들이 관심을 보일 뿐 건물 내부를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적막한 분위기 속에 긴장감이 흐르는 듯 했다.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모습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모든 출입문은 검정색 철문으로 굳게 닫혔고, 건물 외관에서 보이는 유리창 대부분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
'몇층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지는지', '현장 상황이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직원들은 "모른다"는 대답만 반복하면서 입을 굳게 닫았다.
그러나 압수수색이 시작된지 1시간30여분만인 오후 3시35분께 특검팀의 수사차량은 돌연 연수원 건물을 떠나버렸다.
서형석 변호사는 이곳을 떠나기 직전 굳은 얼굴로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충분치 않아 강제집행을 통보했지만 청와대 측의 거부로 강제집행을 할 수 없었다"고 짤막하게 상황을 전달했다.
앞서 특검팀은 청와대 측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내곡동 사저·경호동 매입 계약 및 예산집행 관련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제출받았지만, 청와대의 비협조로 일부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이에 특검팀은 지난 9일 법원에서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영장을 발부받고 청와대 측과 압수수색 시기와 방법 등을 조율, 이날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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