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종로 '주얼리 특구' 거북걸음, 왜?'-또 다른 '한류'…과감하게 투자하라

기사등록 2012/09/10 16:38:07

최종수정 2016/12/28 01:13:52

【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지경부는 제조업의 탈한국 추세에 제동을 거는 상징적인 현상으로 보고 주얼리 기업들의 귀향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U턴 기업들은 내년 6월까지 전북 익산시 제3산업단지에 10만7000㎡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3000명을 새로 고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U턴 기업에 향후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최대 100% 감면해 주고,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본재 수입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2015년까지 2단계로 36개 업체가 1170억 원을 더 투자에 10만9000㎡의 공장을 짓고 1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계획이다. 칭다오에 진출한 400여 개의 한국 업체들은 ‘주얼리 클러스터’를 형성했고, 한국 주얼리 기업에서 일하는 현지 인력이 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주얼리 업체의 컴백을 계기로 알려진 것은 한국의 주얼리 산업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워낙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들에게 보석가공과 디자인이 결합된 주얼리 제조업은 체질에 맞는 업종이다. 단,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나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종로 주얼리 단지는 보석과 귀금속 원자재 조달에서부터 디자인, 가공, 도소매 유통, 연구기관까지 한 곳에 모여 있는 세계 최강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종로가 한국 관광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더욱 좋은 위치임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전 세계가 부러워할 완벽한 조건을 갖췄으면서도 종로 주얼리 단지는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주얼리 상품의 세계 시장 수출에서도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실적(연간 약 2억 달러 수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는 고궁이 지척에 있으면서도 종로가 싸고 고품격 귀금속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는 명소로 알리는데도 실패했다.

 ◇‘시대 뒤떨어진’ 개별소비세 낮춰야

 내수에서는 ‘티파니(Tiffany)’ ‘카르티에(Cartier)’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산 유명 브랜드들에게 오히려 국내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지만 업계 자체의 노력과 힘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국내 유일의 주얼리 연구전문 공익법인인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온현성 실장은 “종로 주얼리 단지는 주얼리 박람회를 열 경우 굳이 KOEX로 가지 않아도 소화해낼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산업 각 분야가 총 집적돼 있는 곳”이라며 정부가 수출 고용 관광 등 3개 분야에서 특화하기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건다면 획기적인 성과를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적 제도적 측면에서 종로 주얼리 단지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요소는 개별소비세와 주얼리 산업에 대한 정부의 낙후된 인식을 꼽고 있다.

 개별소비세는 예전에 특별소비세에서 명칭이 바뀐 것인데, 200만원이 넘는 상품을 구매하면 20~30%의 소비세를 물리는 것이다. 이 세금이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별소비세는 70년대 일부 부유층의 사치풍조로 인한 국민 위화감을 방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설치됐는데 많이 해소됐으나 현재도 주얼리 모피 요트 등 일부 상품거래에 부과하고 있다.

 주얼리 업계에서는 ‘시대착오적인 세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귀금속 보석 거래에 200만원은 사치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부담을 주는 명분이 약한 세금을 부과하다 보니 주얼리 분야 연간 개별소비세 세수총액은 4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다이아몬드 거래 규모만 해도 연간 1조7000억 원대에 달하는데 그 정도 밖에 안 걷혔다는 것은 신고를 회피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주얼리 상품 거래에서 개별소비세를 폐지하고 부가세를 정확히 부과하는 것이 오히려 수백배의 세수 증대(1700억 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주얼리 상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폐지 문제는 조세연구원의 의견을 수용해 18대 국회에서도 논의를 거쳐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일부 야당 의원들이 반대해 무산됐다.

 차제에 귀금속 수입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거나 대폭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2011년 말 현재 54.4톤(한국은행은 지난 7월에 16톤을 매입해 현재 70.4톤이라고 발표함)으로 미국 8133톤, 독일 3401톤, 이탈리아 2451톤, 중국 1054톤, 스위스 1040톤, 러시아 830톤, 일본765톤 등에 비해 턱 없이 낮다. 외환보유고의 0.7%에 불과해 10% 선인 외국에 비해서 너무 적다. 그래도 2010년 14.4톤에 비해선 5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한편 전 세계의 금 재고량은 16만6000여 톤이며, 업계에서는 국내 민간에서 보유한 금은 660톤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이 빈약한 금 보유국으로 위치한 것은 정부의 금 정책에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우리 정부가 1977년 7월1일 부가가치세법을 시행하면서 금 거래에 관해 고율의 세금을 매겨 수입할 때 관세 20%, 방위세 2.5%, 특별소비세 30%, 총 액에 대한 10%의 부가세를 부과함으로써 통관하면 수입원가의 2배가 됐다. 이것이 귀금속 거래를 음성화시킨 요인이고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한 장애물이 됐다는 것이다.

 주얼리 관계자들은 금 수입을 자유화하고 관세를 낮췄다면 귀금속 산업이 꽃을 피웠고, 민간의 금 보유량이 지금보다 몇 배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금모으기 운동에서 모은 금 10톤을 외국에 팔아버린 것도 실수라고 평한다. 미국 연방은행 같은 데 맡기고 달러를 빌려왔으면 경제가 회복된 후 되찾아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함량 속이는’ 업자들 신뢰 회복 우선

 주얼리 업계에서는 또 중앙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없는 것은 고사하고 연간 10조 원대(국산 5조3000억 원대. 2011년 기준)에 달하는 산업을 전담하는 담당 공무원조차도 최근에야 한 두 명 배치했을 정도로 무관심한 자세를 성토한다. 그나마 자주 바뀌어 지속적인 정책 시행도 의심된다. 주얼리 시장규모는 액세서리 시장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2010년에는 값이 5만 원 이상인 주얼리 상품만을 집계했으나, 2011년에 3만 원대 이상으로 확대했다.

 민간 업자들도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정확한 함량 문제이다. 소매에서 금 함량이 99.99%라고 표기하고 판매하지만 실제로는 함량에 미달하는 경우가 상당한 비율이라는 것이다.

 소매업자 입장에서는 “재료가 그렇게 들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한 귀금속 관계자는 “미달된 함량으로 팔았던 금붙이를 소비자들로부터 되사서 다시 가공해 팔 경우에 표기함량을 맞춰주다가는 도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된 데는 워낙 경쟁이 치열해 가공비에서 이익을 낼 수 없게 되면 함량을 속이는 관행이 생겨났다고 한다.

 관계자들은 “어느 지점에선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결국 업계 전체가 무너지는 부메랑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얼리 업계에선 수출 상품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함량을 지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도 KS기준을 99.9%와 99.5% 2가지 표기를 가능하게 하는 등 일관성 없는 기준을 정해 물을 흐려놓았다는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의 발달된 기술로는 얼마든지 99.99%를 맞출 수 있는데 “땜질 부분이 있어 순도가 불가피하게 낮아진다”는 업계의 요구를 들어줘 99.5% 표기도 순금으로 유통되도록 허용한 것이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94호(9월11일~17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뉴시스아이즈]이슈진단 ''종로 '주얼리 특구' 거북걸음, 왜?'-또 다른 '한류'…과감하게 투자하라

기사등록 2012/09/10 16:38:07 최초수정 2016/12/28 01:13:52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