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민숙영 기자 =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세계 12위권입니다. 짧은 역사에도 이렇게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기술개발과 소비자들의 요구 충족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국산)화장품이 안전성과 유효성만 검증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명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김주덕 한국화장품미용학회장(54·숙명여대 원격대학원 향장미용학과 교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에 대한 평가다.
물론 지금의 한국 화장품 산업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그동안 양적팽창을 이뤘지만 다른 산업보다 무역 역조가 심한 편"이라며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류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편중이 크다"며 "세계인들로부터 고르게 사랑받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1988년 LG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소에 입사해 화장품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5년여 정도 기업에서 일한 그는 1993년 국내 대학에서 화장품학과를 최초로 개설했다. 2000년에는 숙명여대 대학원에 화장품학과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언론에서는 ‘피부 좋은 남자 교수가 화장품을 가르친다’며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언제 태풍이 왔나 싶을 정도로 햇볕이 내리쬐던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숙명여대 교수 연구실에서 김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우리나라 화장품이 한류영향도 있겠지만 최근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다. 물론 몇 년 전만 해도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 같은데. 초창기가 궁금하다.
"물론이다. 초창기에는 화장품 산업이 많이 발전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화장품이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정부 지원이 많지 않은 데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낮았다. 이런 분위기가 화장품 산업발전에 걸림돌이었다. 나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화장품산업 발전협의회 활동을 하며 한국 화장품에 대해 (중요성을) 많이 알렸다. 그 결과 2008년 화장품 산업이 국가 미래 유망사업으로 지정됐다. 그때부터 정부에서 관심을 많이 가졌고 화장품 산업에 대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물론 최근 한류영향 등으로 한국 화장품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을 평가한다면.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세계 12위권에 든다. 지난해 기준으로 생산액만 8조원 규모며, 소비자 가격으로 보면 12조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 화장품 산업은 이처럼 크게 성장했지만 다른 산업보다 무역 역조가 심한 편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다는 뜻이다. 백화점만 봐도 수입 화장품이 다수를 차지한다. 양극화가 심하다.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은 잘 팔리지만 중간 제품의 경우 관련 업체가 도산하는 등 화장품 시장이 양극화돼 있다.”
- 한국 화장품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인기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인기를 끌지는 못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없나.
"맞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나라 화장품이 수출이 잘되는 곳은 중국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권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경우 한류 현상으로 한국 화장품도 인기가 높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설화수’나 ‘후’ 등의 제품은 한국과 동아시아 국가에서 인기가 많고 품질도 좋지만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이런 제품을 잘 알지 못한다. 이는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그 시장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한류바람이 유럽과 미국, 중남미에서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런 인기를 계기로 국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 화장품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우리 화장품이 외국 시장에서도 품질과 가격 면에서 인정받으며 인기가 높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국 화장품의 품질은 상당히 괜찮다. 그러나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들이 외국 브랜드나 고가의 제품을 찾는다고 생각한다. 비싸니까 좋은 제품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심리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 제품의 경우 이미 역사가 100년 이상이 된 것이 많다. 한국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이 겨우 30~40년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브랜드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제품이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품질에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피부에 영양 물질을 전달하는 기술도 외국을 많이 따라잡은 상태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수입제품이라 해서 절대 좋은 제품이라 할 수 없다. 자기 피부에 맞는 제품이 가장 좋은 화장품이다."
- 한국 화장품 산업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화장품 산업에 대한 규제를 현실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 실제로 화장품 광고의 경우 특히 규제가 많다. 올해부터 광고실증제가 도입돼 화장품 광고가 많이 축소됐다.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기 때문에 광고에 규제가 많으면 화장품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 물론 허위과대 광고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화장품의 소재(원료)개발 및 연구에도 힘써야 한다. 화장품 원료의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1997년 이전에는 90% 이상이었다. 소재산업이 발전하면 화장품 산업은 자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 국내 화장품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과 고령화 인구를 위한 화장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줄기세포를 이용한 화장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검증만 되면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명품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성 화장품 시장과 미샤나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숍 화장품 시장도 계속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국 화장품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1995년부터 한국 화장품을 알리기 위한 심포지엄이나 연구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1996년에는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때는 직접 미국에 가서 문화행사 차원에서 한국의 한방 화장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회 마지막 날 참가자들에게 화장품을 무료로 나눠줬다. 그랬더니 한 달 정도 뒤에 미국 남부 교민회장이 제품이 좋다는 사람이 많다며 판권을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접 써보니 에스티로더나 랑콤 등 현지 제품보다 더 좋더라는 것이다."
-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한국화장품미용학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한국에 화장품학회와 피부미용학회는 많지만 화장품과 피부 미용, 의학 등을 접목한 학회는 없었다. 이에 대학교수와 화장품 연구원, 피부과 의사 등 다양한 회원들과 함께 피부미용 분야와 화장품 산업 분야, 메디칼 분야를 아울러 피부 미용 분야의 공동의 소망을 이루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학회 활동 외에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역에 대해 연구하고 있나.
"최근 화장품과 심리학을 접목한 분야를 연구하고 책도 펴낼 계획이다. 요즘은 힐링(치료)과 감성공학적인 면에서 화장품에 많이 접근한다. 화장하면서 기본전환과 심리 치료가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화장을 테라피로 부르기도 하고 관련 연구 자료나 책도 많이 나와 있다."
[email protected]
김주덕 한국화장품미용학회장(54·숙명여대 원격대학원 향장미용학과 교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에 대한 평가다.
물론 지금의 한국 화장품 산업에 대한 아쉬움도 많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그동안 양적팽창을 이뤘지만 다른 산업보다 무역 역조가 심한 편"이라며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류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편중이 크다"며 "세계인들로부터 고르게 사랑받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1988년 LG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소에 입사해 화장품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5년여 정도 기업에서 일한 그는 1993년 국내 대학에서 화장품학과를 최초로 개설했다. 2000년에는 숙명여대 대학원에 화장품학과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언론에서는 ‘피부 좋은 남자 교수가 화장품을 가르친다’며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언제 태풍이 왔나 싶을 정도로 햇볕이 내리쬐던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숙명여대 교수 연구실에서 김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우리나라 화장품이 한류영향도 있겠지만 최근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다. 물론 몇 년 전만 해도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 같은데. 초창기가 궁금하다.
"물론이다. 초창기에는 화장품 산업이 많이 발전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화장품이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정부 지원이 많지 않은 데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낮았다. 이런 분위기가 화장품 산업발전에 걸림돌이었다. 나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화장품산업 발전협의회 활동을 하며 한국 화장품에 대해 (중요성을) 많이 알렸다. 그 결과 2008년 화장품 산업이 국가 미래 유망사업으로 지정됐다. 그때부터 정부에서 관심을 많이 가졌고 화장품 산업에 대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물론 최근 한류영향 등으로 한국 화장품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을 평가한다면.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세계 12위권에 든다. 지난해 기준으로 생산액만 8조원 규모며, 소비자 가격으로 보면 12조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 화장품 산업은 이처럼 크게 성장했지만 다른 산업보다 무역 역조가 심한 편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다는 뜻이다. 백화점만 봐도 수입 화장품이 다수를 차지한다. 양극화가 심하다.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은 잘 팔리지만 중간 제품의 경우 관련 업체가 도산하는 등 화장품 시장이 양극화돼 있다.”
- 한국 화장품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인기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인기를 끌지는 못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없나.
"맞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나라 화장품이 수출이 잘되는 곳은 중국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권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경우 한류 현상으로 한국 화장품도 인기가 높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설화수’나 ‘후’ 등의 제품은 한국과 동아시아 국가에서 인기가 많고 품질도 좋지만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이런 제품을 잘 알지 못한다. 이는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그 시장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한류바람이 유럽과 미국, 중남미에서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런 인기를 계기로 국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 화장품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우리 화장품이 외국 시장에서도 품질과 가격 면에서 인정받으며 인기가 높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국 화장품의 품질은 상당히 괜찮다. 그러나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들이 외국 브랜드나 고가의 제품을 찾는다고 생각한다. 비싸니까 좋은 제품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심리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 제품의 경우 이미 역사가 100년 이상이 된 것이 많다. 한국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이 겨우 30~40년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브랜드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제품이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품질에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피부에 영양 물질을 전달하는 기술도 외국을 많이 따라잡은 상태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수입제품이라 해서 절대 좋은 제품이라 할 수 없다. 자기 피부에 맞는 제품이 가장 좋은 화장품이다."
- 한국 화장품 산업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화장품 산업에 대한 규제를 현실에 맞게 완화해야 한다. 실제로 화장품 광고의 경우 특히 규제가 많다. 올해부터 광고실증제가 도입돼 화장품 광고가 많이 축소됐다.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기 때문에 광고에 규제가 많으면 화장품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 물론 허위과대 광고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화장품의 소재(원료)개발 및 연구에도 힘써야 한다. 화장품 원료의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1997년 이전에는 90% 이상이었다. 소재산업이 발전하면 화장품 산업은 자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 국내 화장품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과 고령화 인구를 위한 화장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줄기세포를 이용한 화장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검증만 되면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명품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성 화장품 시장과 미샤나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숍 화장품 시장도 계속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국 화장품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1995년부터 한국 화장품을 알리기 위한 심포지엄이나 연구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1996년에는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때는 직접 미국에 가서 문화행사 차원에서 한국의 한방 화장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회 마지막 날 참가자들에게 화장품을 무료로 나눠줬다. 그랬더니 한 달 정도 뒤에 미국 남부 교민회장이 제품이 좋다는 사람이 많다며 판권을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접 써보니 에스티로더나 랑콤 등 현지 제품보다 더 좋더라는 것이다."
-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한국화장품미용학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한국에 화장품학회와 피부미용학회는 많지만 화장품과 피부 미용, 의학 등을 접목한 학회는 없었다. 이에 대학교수와 화장품 연구원, 피부과 의사 등 다양한 회원들과 함께 피부미용 분야와 화장품 산업 분야, 메디칼 분야를 아울러 피부 미용 분야의 공동의 소망을 이루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학회 활동 외에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역에 대해 연구하고 있나.
"최근 화장품과 심리학을 접목한 분야를 연구하고 책도 펴낼 계획이다. 요즘은 힐링(치료)과 감성공학적인 면에서 화장품에 많이 접근한다. 화장하면서 기본전환과 심리 치료가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화장을 테라피로 부르기도 하고 관련 연구 자료나 책도 많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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