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라디오헤드와 지산밸리, 록에 미친 3만5천명

기사등록 2012/07/28 15:45:04

최종수정 2016/12/28 01:01:48

【이천=뉴시스】이재훈 기자 = 20년 만에 풀린 한이었다. '크립'이 없어도 그들의 존재감은 묵직했다.

 27일 밤 경기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펼쳐진 '2012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데뷔 20년 만에 처음 내한한 영국의 세계적인 얼터너티브 록밴드 '라디오 헤드'는 이름값을 했다.

 1992년 첫 번째 싱글 앨범 '크립'으로 데뷔한 라디오헤드는 1993년 이 싱글이 수록된 정규 1집 '파블로 허니'를 내놨다. 1997년 발표한 세번째 스튜디오 앨범 'OK 컴퓨터'로 세계적인 밴드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정규 앨범 8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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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감을 광대한 사운드로 표현한 아이러니가 돋보이는 밴드다. 이날 공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15 스텝' '누드' '피라미드 송' '이디오테크' 등 실험적이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지는 곡들이 이열치열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로터스 플라워' '카르마 폴리스'를 3만명의 록 팬들이 별이 빛나는 야외에서 '떼창'하는 진풍경도 빚어졌다. 흑백과 분할 화면을 오가는 화려한 영상은 공연과 밤을 밝히는 또 다른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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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차례 앙코르가 곁들여지며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량 공연하며 총 27곡을 들려준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 등은 열광하는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는 무대를 떠났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이들은 최대 히트곡 '크립'은 들려주지 않았다. 2009년 8월 영국의 음악 축제인 레딩 페스티벌에서 이 곡을 부른 것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크립'이 없어도 라디오헤드는 과연 라디오헤드였다. '크립'이 주는 중압감으로 이 곡을 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라디오헤드 멤버들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지글거리는 사운드로 '크립'을 듣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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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주최사 CJ E&M 음악사업부문은 "뮤지션들은 보통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음식부터 물품까지 깐깐하게 요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라디오헤드의 요구사항은 오로지 '친환경'만으로 구성됐다"고 알렸다. "브랜드를 전혀 지칭하지 않고 대기실 주변과 공연장 전반에 재활용 분리쓰레기통을 마련해 줄 것과 자신들의 식기를는 절대 일회용이 아닌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구비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CJ E&M 관계자는 "라디오헤드는 음식도 해외 브랜드 대신 공연장 인근에서 조달할 수 있는 품목이면 가능케 했다"며 "대기실 전구도 전력 소비가 낮은 형광 전구를 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덕분에 공연장 모든 스태프들이 물통을 사용하도록 지침이 내려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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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라디오헤드 외에 미국 록밴드 '스매싱 펌프킨스' 출신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를 비롯해 미국 인디 싱어송라이터 엠워드, 영화 '노팅힐' OST '쉬'로 유명한 엘리비스 코스텔로 등 유명 해외 뮤지션과 김창완밴드, 검정치마 등 국내 뮤지션들이 공연했다.  

 특히 16년 만에 재결성한 록밴드 '들국화'의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1985년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이 수록된 들국화 1집은 대중음악사 최고 명반으로 손꼽힌다. 활동 중인 밴드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만큼 이들의 복귀는 관심사였다. 한 때 몸이 쇠약해졌던 전인권은 특유의 탁한 고음을 마음껏 내지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의 개막 첫날인 이날 3만5000명이 운집했다. 지난해 첫날 2만1000명보다 1만4000명이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 청중이다. 전날부터 5000명 규모의 캠핑촌은 이미 꽉 찼다. 주최측은 추세대로라면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페스티벌의 연인원이 11만명이 넘을 것으로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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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라디오헤드와 지산밸리, 록에 미친 3만5천명

기사등록 2012/07/28 15:45:04 최초수정 2016/12/28 01: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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