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부실 아닌 '정상'채권 매각한 사연은?

기사등록 2012/07/16 09:35:56

최종수정 2016/12/28 00:58:06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확산되면서 최근 한 저축은행이 정상채권을 매각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와 신흥국의 성장 침체로 인한 국내 경기 하강 위험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 부동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팀을 축소하는 등 조직 개편도 병행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A저축은행은 최근 신용대출 관련 정상채권 500억원 가량을 업계 다른 저축은행에 매각했다. 통상 저축은행은 자산 건전성에 따라 대출채권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 손실로 분류해 회수가 불확실하거나 불가능한 고정이하 여신을 매각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등급 채권은 안정적인 고객군을 토대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고 할 정도다.  해당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신용대출 비중을 자산규모 대비 상당폭 늘렸지만 최근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신용 위험 문제가 대두되면서 확대 정책을 줄여나갈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매입하는 쪽에서는 부동산 관련 포트폴리오에 비해 신용대출 비용이 적어 특별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도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그동안 팔고 싶어도 사겠다는 저축은행이 없었고, 거래조건이 맞지 않았다"며 "정상 채권 거래는 회계법인이 실사를 거쳐 현재가치를 산정한 뒤 미래가치를 현금흐름으로 돌려 양쪽이 수용할 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상채권 거래는 평상시보다는 경기 변동기에 포트폴리오를 조정 차원에서 이뤄진다. 부동산 불황기 주택관련 대출채권 매각이 대표적이다.  그는 "그동안 주택이나 아파트, 빌라 쪽에 집중적으로 영업을 많이 해서 비중이 늘렸는데 갑자기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부동산 침체기가 도래하면 단기간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방법이 없다"며 "반면 그동안 부동산 영업을 보수적으로 하느라 진입하지 않았던 저축은행이 침체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수익이 커질 수 있다는 역발상을 하면 거래가 성사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도 60~70%씩 할인해 매각하면서 자구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채권을 매각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최근 저축은행들이 하반기 경기가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사전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장기화되고, 신흥국도 경기 부진이 심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저축은행들도 자산 건전성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결산을 마치고 이달부터는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작업도 착수했다. 예컨대 경기 활황기에 부동산 1,2팀, PF 1,2팀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한 팀으로 합하고 몸집을 줄이는 방식이다.    B은행 관계자는 "향후 가계의 신용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계에서는 관련 대출을 줄이고 싶어 한다"며 "최근 들어서는 주택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영업보다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C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최근 금융당국에서 서민금융에 치중하라고 하지만 향후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영업을 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연체 관리를 하면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자산을 감축하면서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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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부실 아닌 '정상'채권 매각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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