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최성원 주찬권…아, 다시 피었다 '들국화'

기사등록 2012/05/21 20:35:37

최종수정 2016/12/28 00:42:11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보컬 전인권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카라스홀에서 열린 그룹 들국화 재결성 기자회견에서 보컬 전인권, 베이시스트 최성원, 드러머 주찬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보컬 전인권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카라스홀에서 열린 그룹 들국화 재결성 기자회견에서 보컬 전인권, 베이시스트 최성원, 드러머 주찬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레전드? 카리스마? 그런 거 원치 않아요."

 17년 만에 재결성한 1980년대 록그룹 '들국화'의 베이시스트 최성원(57)은 21일 "음악 앞에 진짜 소년처럼 서고 싶었다"며 눈을 빛냈다.

 1985년 대중음악사 명반으로 손꼽히는 '행진'으로 데뷔한 들국화는 '그것만이 내 세상' '세계로 가는 기차' 등의 히트곡을 양산했다. 1995년 3집 '우리'를 발표한 뒤 활동이 뜸했다.

 드러머 주찬권(57)이 재결합을 제안했다. 최성원은 "가수는 팔자가 노래 따라 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제주도의 푸른밤'을 만들어서 그런지 작년부터 제주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어느날 찬권이와 인권이가 제주도에 왔다"고 회상했다. "인권이 상태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가슴이 아팠는데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노래를 들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우리나라 요양시스템이 작동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전인권(58)은 "들국화는 머리가 비상한 팀"이라며 "머리가 좋다는 게 아니라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을 하지 않기에는 안타깝고 기대하는 부분도 많았다"고 들국화 재결성 배경을 밝혔다. "무엇보다 우리 팀은 우정과 의리가 있는 팀이라 재결성이 됐어요."

 최성원은 팀은 어쩔 수 없이 깨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 여겼다. 그럼에도 "롤링스톤스는 멤버들끼리 친한 것도 아닌데 세계에 공연하고 다닌다. 흥행이 잘 된다"면서 "우리나라의 음악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나라 음악이 잘못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로만 듣던 우리의 공연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다"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결정했어요."

 지난해 솔로 앨범을 발표한 창단 멤버 조덕환(59·가타리스트)은 가세하지 않았다. "조덕환은 원래 같이 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이번에는 합류 못했다. 차츰 유도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원년 멤버였으나 1997년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키보디스트 허성욱(1962~1997)이 함께하지 못한 것 역시 아쉽다. 전인권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1985년 해체한 것은 음악적인 의견 차이나 돈 때문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전인권은 "성격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들국화 컴백에 가장 큰 걸림돌은 몸이 쇠해져 요양 중인 보컬 전인권의 회복 여부였다. 전인권은 "뼈와 이빨 상태 등 몸이 많이 좋아졌다"며 "이제는 아주 건강해졌다"고 웃었다. 과거 잦은 마약으로 몸은 물론 목 상태까지 좋지 못했던 전인권은 "마약을 30년 했는데 이제 마약을 절대 먹지 않고 연습을 많이 한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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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카라스홀에서 (왼쪽부터)보컬 전인권, 베이시스트 최성원, 드러머 주찬권이 그룹 들국화 재결성을 선언하며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현재의 부인과 이혼했다가 재혼했다는 전인권은 "아내가 신앙이 됐다. 정말 절망보다 더한 지옥을 봤다"며 "내가 이길 수 있었던 건 아내를 비롯한 가족 때문이다. 지금은 기자회견에 나설 정도로 아주 건강해졌다"고 자신했다. "비빔밥 먹는 기분으로 사랑을 먹고 노래를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더 웅숭해진 노래를 들려줬다. 영국의 팝 록그룹 '더 홀리스'의 '히 에인트 헤비, 히스 마이 브라더(He Ain't Heavy, He's My Brother)'를 부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성원은 전인권의 보컬에 대해 "옛말에는 부챗살 같이 또는 레이저 빔처럼 뻗었고 마약 때문에 힘들었을 때는 뿌연 안개 같았다"며 "지금은 부챗살이 두꺼워지고 (음이) 정확하게 됐다"고 짚었다.

 새 음반에 거는 기대도 크다. 최성원은 "왜 이렇게 신곡을 기다리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는 활동 당시에 방송에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음악으로만 승부했다. 팬들의 입소문으로만 우리 음악을 알렸다"며 "신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국곡이든, 클래식이든 감동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믿음이다.

 "신곡이든 뭐든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곡을 노래할 겁니다. 우리는 방송 출연을 안 한 팀이라 우리 공연을 본 사람이 전국에 10만명이나 될까요. 지금 사람들에게 예전 우리 노래 들려주기에도 바빠요."

 최성원은 "맛있는 비지찌개를 다시 해주겠다는, 빨리 새 음식을 내놓으라는 것은 와닿지 않는다"며 "물론 새 음식도 준비는 하고 있다"고 알렸다. "우리 음악을 통해 감동을 받는 게 최고의 목표예요. 50대 팬들도 우리와 함께 다 같이 소년이 됐으면 좋겠어요."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시즌2에 출연한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던 전인권은 '나는 가수다'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후배들에게 독립적인 정신을 가지라고 했다. 여기에 휘둘리고 저기에 휘둘리고 방송에 휘둘리고. '나는 가수다'는 존경의 요소가 없다"며 "지성이랑 야성을 없애버린다. 우리는 세상에 희망을 주는 폼나는 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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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카라스홀에서 (왼쪽부터)보컬 전인권, 베이시스트 최성원, 드러머 주찬권의 그룹 들국화 재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래도 '나는 가수다' 시즌1은 나았어요. 임재범의 야성도 살려주고. 시즌2는 도살장도 아니고 가수를 너무 그렇게 만들어요. 밥 딜런, 비틀스 등 존경 받는 뮤지션들은 지성과 야성을 갖고 있는데, '나는 가수다'는 그렇지 못해요." 다만 밴드들이 참여하는 KBS 2TV '톱밴드'는 "스타가 되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옹호했다.

 활동 당시 공연에만 의존한 이들은 예순에 가까운 지금 유튜브,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할 의사도 내비쳤다. 최성원은 "인터뷰 안 할 거예요. 그러려고 간담회한 것이고. 모든 소식은 SNS를 통해서 전할 겁니다"고 알렸다. 전인권은 "유튜브의 위력은 대단하다. 세계 진출 역시 우리가 잘 하면 유튜브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류그룹 '빅뱅'과 합동 공연을 하고 싶다. 최성원은 "솔직히 음악은 들어보지 못했다. 제일 유명하다니까 함께 공연하고 싶은 거다. 누가 더 섹시할 수 있을지 겨루고 싶다. 이러면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걸리지 않나"며 웃었다.

 자유분방한 전인권은 이날 과거 영화배우 이은주(1980~2005)와 자신이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한 것을 의식한 듯 "내가 여러 사람을 참 황당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잘못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들국화는 콘서트를 통해 활동을 본격화한다. 7월7일 대구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13~14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21일 부산 KBS홀 등을 돈다. 울산과 여수 엑스포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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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 최성원 주찬권…아, 다시 피었다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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