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심화 빙의]귀신도 물리치는 신부적 이야기

기사등록 2012/04/14 07:41:00

최종수정 2016/12/28 00:31:18

【서울=뉴시스】묘심화 스님의 ‘빙의’ <92>

 혼탁한 세파 속에서 신부적의 신비를 체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자의 대전(大篆)처럼 야릇한 글과 그림, 악귀를 쫓고, 재화를 물리친다는 부적의 효험은 무엇일까?

 수행 시절, 은사 스님이 계신 암자에 올라 기도 정진 중에 있었던 일화다.

 기도 시작 후 20일이 지나갈 무렵, 한가한 시간을 틈타 경명주사로 여러 장의 글을 써 본 적이 있다. 그 중에 물 수(水)가 쓰여진 글 한 장을 벽에 붙여 놓고는 그 사실을 잊고 지냈다. 한 달 남짓 됐을까. 촛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자 난데없이 시냇물 소리가 들렸다. 비가 오나 하고 문을 열어 보니 하늘엔 별들만 총총했다. 졸졸졸 물 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암자 주변을 샅샅이 살폈으나 물이 흐를 만한 골짜기조차 없었다. 그후로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물 소리가 들려 왔고 그 소리와 함께 잠드는 날이 계속됐다.

 나는 도저히 의문을 풀 수가 없었다. 그런데 며칠 후 큰스님께 그 동안 겪은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큰스님 말씀이 “저 글에 깃든 혼과 너의 기도의 일념이 상호 작용, 잠재 의식을 현실이 발현한 신통력의 소리이다. 비록 글 한 자이지만 강한 힘과 염원의 혼이 서리면 만물과 통해 능히 귀신도 다스릴 수 있는 법력을 지니는 법이니 이를 통상 신통지묘력이라 하느니라”고 말씀하셨다.

 그 일이 있은 후, 지금까지 한지에 혼과 기도가 하나로 융합된 불경을 자주 쓴다. 그리고 때로는 병고와 재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경을 써 주어 액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신통력도 많이 경험했다.

 한지는 음기, 귀기를 토해내고 양기를 취하여 탁한 기운을 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우주의 정기를 수용한다. 제사를 지낼 때 꼭 지방을 한지에 쓰는 이유를 예로 들면 이해가 빠르다.

 필자가 늘 올리는 천도재 의식에서 초혼에 응해 공중에서 미세한 잔류 전기로 떠돌던 영가들이 느슨하고 포근한 양기를 머금은 한지 속으로 일시에 모여들어 편하게 안주함을 볼 때가 많다.

 부적의 문자는 일반 문자와 달리 문자의 의미를 역으로 응용, 기묘하게 표현한 덕에 악령도 놀라 도망치는 법이다. 또 태양빛은 일정하나 받아들이는 물질과 모양, 색깔에 따라 빛을 흡기하는 작용과 반사 작용이 크다.

 검정색이 가장 강하게 기와 빛을 흡수하는데 그만큼 초혼이 용이하기 때문에 지방을 쓸 때는 반드시 먹물로 쓰는 것이다. 하지만 검은색은 탁한 기운도 받아들이므로 부적으로는 적합치 못하며, 반면 붉은색은 태양 즉 양기를 상징하므로 탁하고 음산한 기운을 토해내고 정화하면서 양기와 정기를 취한다. 특히 특수광 물질인 경명주사는 바이오 세라믹처럼 기를 증폭시킨다.

 혼이 스며들어 힘이 넘치는 글을 불교에서는 ‘선필’, 도가에서는 ‘신필’이라고 한다. 부적이란 어느 만큼 높은 법력을 지닌 인물이 혼을 불어넣어 쓰느냐에 따라 그 효험이 좌우된다. 온 정성을 기울인 부적을 소지한 사람은 체내에서 발생하는 기와 우주의 정기를 융합, 축적해 시간이 흐르면서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필자가 꼭 부적을 써야 할 경우는 3가지 비결을 쓴다. 첫째, 염력으로 혼을 불어넣는다. 둘째, 기도를 통해 염파를 주입한다. 셋째, 일지 필공법으로 문자에 강력한 기 쏘는 법을 구사해 때로는 중음신이 붙은 정신 질환자의 책주귀신을 천도하고 위기에 처한 가정을 구하기도 한다. <계속> 물처럼 출판사

 자비정사 주지 02-39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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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심화 빙의]귀신도 물리치는 신부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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