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8년차 주부' 박정은, 여자프로농구 현역생활 연장

기사등록 2012/04/02 16:02:00

최종수정 2016/12/28 00:27:37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2004년에 백년가약을 맺어 올해로 결혼 8년차다. 그런데 아직 2세가 없다. 1년 더 미뤄야 할 것 같다. 우승 트로피, 도전에 대한 열정이 아직 강하다. 여자프로농구 베테랑 포워드 박정은(35·삼성생명) 플레잉코치 이야기다. 당초 2011~2012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던 박정은이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 박정은은 “얼마전 남자농구의 (추)승균이 오빠가 은퇴하는 것을 봤는데 충격을 먹었고 눈물도 났다. 나와 같은 세대에 함께 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은퇴하는 것을 보고 은퇴라는 것이 와 닿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우승이 목표다.

 ▲떠나기 아쉬운 코트

 박정은은 프로농구 출범에 앞서 1995년에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동주여상을 막 졸업하고 모든 것이 낯선 그에게 삼성생명이 자신의 농구인생 한 평생을 책임질 줄은 몰랐다. 박정은에게 팀은 가족 같은 의미다. 삼성생명 관계자도 “삼성생명에서만 17년을 뛴 스타플레이어다”는 말과 함께 모든 것을 박정은에게 일임했다. 샐러리캡, 세대교체, 새롭게 합류하는 신예 선수들 때문에 베테랑 선수들을 내쫓든 아니면 은퇴시키는 스포츠계의 풍토에서 인상적이다.

 농구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었던 안산 신한은행과의 4강 플레이오프 4경기가 현역 연장의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삼성생명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통합우승 6연패를 노리는 최강팀이다. 반해 삼성생명은 주전 포인트가드 이미선(33)이 시즌을 접어 전력에 큰 구멍이 난 상태였다. 하지만 1승3패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특히 박정은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 39분43초로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하며 13점 6.8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미선이 돌아오고 성장세의 어린 후배들이 더욱 커 준다면 다음 시즌에는 사고(?) 한 번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됐다. 박정은은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고 우승을 향한 확실한 도전은 해봐야 후회를 하지 않을 것 같았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 우승 트로피에 대한 의지가 꿈틀댄 계기다.

 줄줄이 대기록도 기대된다. 올 시즌까지 통산 932개의 3점 슛을 기록해 여자 프로농구 최초로 정규리그 3점 슛 통산 1000개 달성을 노리게 됐다. 통산 455경기에 출전한 박정은은 6239점, 2537리바운드, 1678어시스트로 금자탑을 쌓아가고 있다.

 ▲남편은 나의 힘

 박정은의 남편은 잘 알려진 배우 한상진(35)씨다. 2004년에 결혼했으니 올해로 벌써 8년 째다. ‘허니문 베이비’라도 생겼으면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2세가 없다. 박·한 부부는 지난 8년의 결혼생활 동안 함께 지낸 시간이 고작 2년여에 불과하다. 바쁜 훈련과 시즌 일정, 더욱이 비시즌에는 대표팀에 단골로 뽑혀 함께 보낼 시간이 거의 없었다.

 여자 운동선수 부인을 이해해 준 남편과 시댁의 배려심이 대단하다. 박정은은 “남편보다 2세에 대한 걱정은 내가 더 크다”며 “남편과 시댁의 배려가 고맙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들은 장기간의 합숙과 출산 문제 때문에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과거와 많이 달라졌지만 출산은 곧 은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박정은은 남편의 배려 속에 1년을 더 뒤로 미뤘다. 박정은은 “항상 농구만 생각해서 남편과 만든 좋은 추억거리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트로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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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71호(4월9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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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8년차 주부' 박정은, 여자프로농구 현역생활 연장

기사등록 2012/04/02 16:02:00 최초수정 2016/12/28 00: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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