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제훈, 손 대신 발…이것이 디테일이다

기사등록 2012/04/02 16:22:44

최종수정 2016/12/28 00:27:38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230만명 이상이 본 멜로 스릴러 '화차'(감독 변영주)의 배우 조성하(46)는 "그는 묘한 구석이 있는 배우였다. 표현법이나 카메라 앵글을 대하는 방법이 여타 배우들과는 다른 면모가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저 배우가 주목을 받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역시 1년도 안 돼 두각을 나타냈다. '파수꾼'과 '고지전'으로 신인상 그랜드 슬램을 이루다니 부럽다. 앞으로 더 잘될 배우"라고 어느 신인을 격찬했다.

 조성하가 인정한 그 신인은 독립영화 '파수꾼'(감독 윤성현)에서 조성하의 아들 '기태'로 열연한 이제훈(28)이다. 지난해 '파수꾼'과 '고지전'으로 대종상,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대한민국연예문화대상, 영화기자협회상 등 영화 신인상 6개를 휩쓸며 한국 영화계 최대 월척으로 부상했다.

 이제훈은 개봉 11일만에 160만 관객을 돌파하며 비수기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멜로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에서 첫사랑에 가슴 떨려하는 풋풋한 스무살 대학 건축과 1년생 '승민'으로, SBS TV 월화극 '패션왕'(극본 이선민 김기호·연출 이명우)에서 도도하고 까칠한 재벌2세 '정재혁'으로 상반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코믹 휴먼 '완득이'(감독 이한)로 흥행배우 반열에 오른 유아인(26)과의 불꽃튀는 연기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 '패션왕'이다.

 3월19일 제1회에서 '강영걸'역의 유아인은 기대대로 원맨쇼를 방불케 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반면 이제훈은 상당히 적은 분량 탓에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서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그러나 2회부터 점점 재혁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이제훈은  외모, 재력, 실력을 모두 갖췄기에 잘난 척을 해야 하면서도 아버지에게 인정 받기 위해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재벌 2세'의 모습을 보여주며 진면목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훈이 연기하는 재혁의 눈빛, 표정, 입가의 떨림, 손짓, 몸짓, 말투 등 모든 것은 정밀한 계산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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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권은 3월27일 제4회에 등장했다. 선박 탈취사건으로 수배 중인 영걸을 감싸주고 있는 '이가영'(신세경)에게 영걸을 멀리할 것을 요구하러 가영의 집을 찾은 재혁은 가영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의자에 앉았다. 이 장면에서 재혁은 앉을 공간을 확보하려고 손으로 의자를 움직이는 대신 오른발로 의자를 밀어냈다.

 서민을 은연 중 무시하는 그릇된 습성이 몸에 밴 채 20여년을 살아왔을 '상위 1%'로서의 오만방자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내 고귀한 손을 아무 데나 대기 싫다', '너희들이 앉는 의자 따위는 발이면 족하다' 등의 마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훈은 "대본에는 의자에 앉는다고 써 있었지만 재혁이라면 왠지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그 동안 재벌 2세가 드라마 등에 너무 많이 비춰졌고, 정형화돼 연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내 방식대로 재혁이라는 또 다른 재벌 2세 캐릭터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2일 제5회에서는 재혁과 영걸의 사업 대결이 본격화한다. 재혁과 영걸, 가영, '안나'(유리)의 엇갈린 사각 러브라인이 복잡하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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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제훈, 손 대신 발…이것이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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