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운 아시죠? 안미나도 지켜봐주세요…엄친딸

기사등록 2012/02/04 06:11:00

최종수정 2016/12/28 00:10:31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배우 안미나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동74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jmc@newsis.com
【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배우 안미나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동74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2005년 MBC TV 히트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김선아)으로부터 베이커리 기술을 배우는 순박한 전라도 처녀 ‘인혜’로 데뷔했다.

 크고 작은 드라마와 영화를 거친 뒤 SBS TV ‘남자이야기’(2009)에서 재벌 2세지만 소시오패스인 오빠 ‘채동우’(김강우)와 정반대로 마음씨 곱고 인정 많은 여동생 ‘은수’, 같은 방송사 단막극 ‘사랑의 기적’(2010)에서 사채 500만원 때문에 술집에 팔리고 급기야 살인까지 저지르는 고아 출신 ‘이순옥’이 돼 청순가련한 이미지로 남성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자리했다.

 이어 ‘황태희’(김남주)의 여동생 ‘연희’로 적당히 속물 근성을 드러낸 MBC TV ‘역전의 여왕’(2011)을 통해 여성들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됐다. 

 그녀의 이름은 ‘한여운’이다. 그런데 그녀는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같은 얼굴, 같은 목소리로 안미나(28)가 있다. 데뷔 이래 6년 넘게 사용하던 예명을 버리고 본명으로 돌아왔다.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일단 자기 주변사람들부터 시작해 멀리있는 사람들까지 개명 사실을 알리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연예인이…. 이미 대중에 익숙해져 안정적인 나침반이 돼줄 수 있는 예명 대신 생소한 본명이라니, 굳이 바꿔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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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배우 안미나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동74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물론 많은 고민을 했죠. 스타가 됐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껏 한여운으로 알려졌는데 바꾼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그보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답니다.”

 건곤일척의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진정성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바꿔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6년 전 성도 바꾸고 이름도 바꾼 채 그저 예쁘게 포장한 상품으로 대중 앞에 나왔다면 이제는 좀 더 진실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물론 원래부터 진실하려 했지만 그 안에 숨어 있었을지도 모르는 허영심을 버리려고 했어요. 연예인, 스타로서의 꿈 대신 배우로서 좀 더 진지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나 할까요.”

 또 다른 이유는 연기 폭의 확대다. “한여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때의 제 이미지는 늘 밝고 동생 같았어요. 순진한 이미지이기도 했구요. 그게 안정적인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한정된 모습 밖에 되지 않았던 거죠. 탈피하고 싶었어요. 동생보다는 좀 더 여성적인, 더욱 연인 같은 이미지…. 그런 부분의 변신을 위해 결정했던 거죠.”

 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안미나도 안다. “힘들겠죠. 새로 시작한다는 것인데요. 예전에는 어떤 작품 미팅을 하기 전 관계자들이 ‘한여운’하면 아, 어떤 이미지라고 나왔겠지만 ‘안미나’하면 ‘누구지?’부터 시작해야 할테니까요. 그만큼 더 긴장해야 하고 노력해야겠죠. 제 이름을 걸고 다시 시작하는 만큼 예전처럼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마는 것이 아니라 진짜 먹고 사는 일로 다가가야겠다는 각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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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종민 기자 = 영화 '원더풀 라디오'의 배우 안미나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동74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하기야 안미나가 누구인가. 미녀들이 득실거리는 연예계에서도 돋보이는 아름다운 얼굴과 165㎝ 46㎏의 늘씬한 몸매는 물론 연세대 철학과(심리학과 복수전공) 출신의 엄친딸이다. 가만히 있어도 1등 신붓감이요, TV에 나오는 것을 원했다면 아나운서의 길도 있었다. 하지만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섰던 무대의 짜릿함을 떠올리며 힘들고 험난한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그녀다. 후회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절대요”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그녀의 눈가에 순간 이슬이 맺혔다.  

 안미나를 온전히 담은 첫 작품은 뮤직 로맨스 ‘원더풀 라디오’(감독 권칠인)다. 여주인공 ‘신진아’(이민정)의 과거 걸그룹 ‘퍼플’ 시절 친구로 요가 강사인 ‘인영’을 연기했다. 우정출연이라 적은 비중이었지만 본명을 걸고 하는 만큼 다시 첫 발을 내딛는 신인처럼 열심히, 주연 못잖게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아쉬운 것은 1월5일 개봉한 영화가 특정 대기업 계열 극장체인의 홀대 탓에 상영관 수가 급감해 2월까지 100만 관객을 들이는데 그쳐 그나마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이다. 그래도 희망차다. 오늘보다 더 큰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 못 보여드린 만큼 다음에는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겠죠. 처음 자기 이름을 불릴 때 울기만 했던 아기가 얼마 뒤에는 옹알이를 하고, 조금 더 지나면 말도 하면서 점점 성장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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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운 아시죠? 안미나도 지켜봐주세요…엄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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